(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 정부가 현대차그룹의 중국 합작 법인 한 곳에 100% 지분 매입을 허용했다고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현대차그룹의 중국 내 합작 법인인 쓰촨(四川) 현대가 중국 측 합작 파트너로부터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완전한 소유권을 획득할 생각이라는 것이다.
지난달 중국매체 관찰자망 등도 현대차그룹이 2020년 초 쓰촨 현대 지분을 100% 확보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 측은 "(합작사로부터의) 지분 매입을 포함해 다양한 선택지를 고려 중"이라면서도 "현재 구체적인 것은 없다. 최종 결정은 향후 시장 상황에 달려있다"고 말했다고 SCMP는 전했다. SCMP는 익명의 현대차그룹 고위 임원을 인용, 현대차그룹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 매입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버스와 트럭 등 대형차량을 생산하는 쓰촨 현대는 2012년 현대차그룹이 쓰촨난쥔(南駿)자동차그룹과 지분 비율 50 대 50으로 설립한 합작 회사다. SCMP는 쓰촨난쥔자동차그룹이 이에 대해 즉각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의 중국 내 또 다른 합작 법인인 베이징(北京) 현대는 기존 지배구조를 그대로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1994년 중국과 외국의 자동차산업 합작회사에서 중국 측 지분이 50% 아래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한 바 있다. 하지만 2018년 특수목적차량과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분야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자동차 산업에서의 외국자본 비율 제한을 없애기로 했다.
SCMP는 이번 조치가 미·중 무역전쟁 속에 중국이 외국 기업들에 더욱 공정한 경쟁 조건을 약속한 가운데 나왔다면서, 중국에서 이러한 합작법인 지분 양도는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최근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속에,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에서 마지막 스마트폰 생산공장 문을 닫기도 했다.
bs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