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이탈리아와 미국의 합작 자동차기업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 및 시트로엥 브랜드를 보유한 프랑스 PSA그룹이 공장 폐쇄 없이 50대 50으로 지분을 갖는 합병 조건에 합의했다.
두 그룹은 31일(현지시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양측 이사회가 두 기업의 합병을 위해 50대 50 방식으로 완전한 결합을 추진하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병은 양측이 지분의 절반을 투자하는 모기업을 네덜란드에 설립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합병된 회사는 연 1천700억 유로(221조원)에 달하는 매출과 110억 유로(14조원)가량의 영업이익을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양측은 밝혔다.
합병기업은 피아트의 창립자인 잔니 아넬리의 손자이자 현재 FCA 회장인 존 엘칸이 이사회 의장이 되고 PSA의 카를로스 타바레스가 최고경영자(CEO)이자 이사회 멤버가 되고 양측이 이사회를 분점하는 방식으로 설립된다.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 배출가스 저감 등 친환경 이슈 부상, 자율주행차 기술 확산 등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 대한 대응 능력 향상과 이를 위한 대규모 투자 자금 확보 등도 합병 추진의 배경이 됐다.
공동성명에서 양측은 "합병 기업의 이사회는 성공적으로 기회를 포착하고 모빌리티의 새 시대의 도전과제에 효과적으로 응전할 규모·능력·자원을 갖춰 자동차 산업의 리더가 되도록 한다는 신념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두 그룹은 합병에 따른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자동차 플랫폼과 구동계, 신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 등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연간 37억 유로(4조8천억원)의 추가 가치 창출이 기대된다고 했다. 합병기업은 합병 이후 공장 폐쇄 등의 조치 없이 현재의 공장들을 그대로 가동하기로 했다.
FCA는 그동안 여러 차례 경쟁사와의 합병을 추진해왔다. 지난 5월에는 프랑스 르노자동차에 합병을 공식 제안했다가 한 달 뒤 이를 철회한 바 있다.
PSA와 FCA의 합병이 성사되면 시가총액 500억달러(약 58조2천750억원) 규모의 "자동차 공룡"이 탄생하는 것이라 주목된다. 양사의 연간 자동차 판매 대수는 총 900만대로 폴크스바겐, 토요타, 르노-닛산 동맹에 이어 세계 4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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