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질리지 않는 매력, 볼보차 S90

입력 2019년10월31일 00시00분 구기성
트위터로 보내기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독특함과 무난함 양립한 디자인, 인간 중심 품목으로 실적 역주행

 지난 2016년 스웨디시 젠틀맨을 표방하며 나타난 볼보자동차의 플래그십 세단 S90이 국내 데뷔 3년을 맞았다. S90은 볼보차의 최신 디자인과 상품성을 먼저 담아낸 선봉장으로, 그 역할은 가볍지 않았다. 실제 S90과 이후 출시된 여러 제품들이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으면서 성공적인 제품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그 이유는 3년이 지난 지금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스타일&상품성
 S90 외관은 볼보차의 과거를 재해석함과 동시에 쿠페형 세단의 현대적인 분위기를 보여준다. 전면부는 질리지 않는 얼굴을 담았다. 볼보 특유의 대각선을 강조한 그릴과 새 디자인 정체성을 곁들여 절제미를 연출했다. 오목한 그릴은 볼보차가 기념비적인 제품으로 꼽고 있는 "P1800"의 것을 본 딴 것이다. 날렵한 형태의 헤드램프는 풀 LED 방식으로 "토르의 망치"라 불리는 주간주행등을 포함한다. 보닛을 앞뒤로 가르는 선은 그릴에 다다르지 않고 측면의 캐릭터라인으로 이어진다. 다른 90 클러스터(크로스컨트리, XC90)에서도 볼 수 있는 디자인 요소다.



 측면은 전륜구동 기반임에도 후륜구동의 자세를 연출한 점이 독특하다. 앞바퀴를 앞으로 밀어내 엔진배치와 구동계로 인한 시각적 한계를 디자인으로 극복한 것이다. 덕분에 휠베이스도 꽤 길어졌다. 볼보차는 이 디자인에 "시그니처 프로포션"이란 명칭을 부여했다. 더불어 옆창의 형태와 캐릭터라인, 지붕선 등을 길게 늘려 쿠페형 실루엣을 만들었다.


 후면부는 다른 부분에 비해 기하학적인 형태가 두드러진다.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지만 전반적인 디자인 균형을 따진다면 어색하지 않다. 마치 반전의 매력을 담은 느낌이다. "ㄷ"자형 테일 램프 사이에는 곡선을 길게 넣어 차체를 넓어 보이게 했다.



 실내는 단정한 선과 면들로 마감했다. 하나의 화면으로 다양한 기능을 제어하는 사용자 환경은 이제 많은 브랜드도 활용하는 방식이라 적응하기가 쉽다. 스마트폰의 화려한 그래픽은 아니지만 글꼴과 아이콘이 커서 직관적이다. 센터터널의 수납공간은 모두 커버를 마련해 깔끔한 분위기다.

 소재는 원목, 우레탄, 나파가죽 등으로 다양화하고 입체적으로 구성해 고급스러움을 높였다. 천장을 검정색으로 처리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가죽의 질감은 예전부터 그랬듯이 만족도가 높다. 좌석이 주는 승차감은 마사지 기능과 함께 편안함 그 자체다.









 뒷좌석 공간은 머리, 다리 공간 모두 기함답게 넉넉하다. 그러나 4WD를 장착한 일부 트림을 위해 센터터널을 높여 세 명이 앉기엔 무리다. 적재공간은 500ℓ로 적지 않다. 개방되는 면적이 넓고 공간 자체가 깊어 준중형 왜건 수준의 공간 활용도를 갖췄다.

 바워스&윌킨스의 19스피커는 만족감이 가장 높은 편의품목이다. 스마트폰 음원을 블루투스로 연결하거나 FM 라디오를 듣더라도 원음에 근접한 음질을 제공한다. 설정에 따라 콘서트홀, 개별무대, 스튜디오의 세 가지 모드를 지원한다. 내비게이션 안내를 콘서트홀로 듣는다면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이 밖에 편의품목은 실내공기청정장치, 4존 에어컨 등을 마련했다. 선루프는 일반형을 채택했지만 면적이 꽤 넓다.




 ▲성능
 시승차는 T5 인스크립션 트림으로 볼보차가 2014년 선보인 "드라이브-E"를 적용한 2.0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엔진은 최고 254마력, 최대 35.7㎏·m를 낸다. "플래그십 세단에 작은 엔진을 얹은 것이 아니냐"란 우려가 생길 법도 하지만 막상 타보면 걱정은 사라진다. 물론 6기통 이상의 대형 엔진이 주는 여유가 그리울 수도 있지만 대세는 다운사이징이다. 아우디 A6 45 TFSI, BMW 530i, 메르세데스-벤츠 E300 역시 같은 형식의 엔진을 얹는다. 

 가속력은 속도를 올리는데 부족하지 않다. 최대토크가 1,500rpm부터 뿜어져 나와서다. 회사가 밝힌  0→100㎞/h 가속시간은 6.8초다. 변속기는 단수 올리기에 바쁘지만 걸리적거리는 느낌은 없다. 속도를 올릴수록 연료 효율 역시 올라가는 기분이다. 트립 컴퓨터에 찍힌 평균 효율은 ℓ당 9.9~10.0㎞였다. 도심 위주의 시승이었지만 인증 효율(9.7㎞/ℓ)보다 높게 나왔다.


 앞바퀴를 굴리는 구동방식이지만 휠베이스가 길어 몸놀림이 안정적이다. 서스펜션은 멀티링크에 리프 스프링을 조합한 구조다. 노면충격을 깔끔하게 거르면서도 역동성을 버리지 않은 설정이 돋보인다. 브레이크는 꾸준한 답력으로 감속과 균형에 대한 설정을 조화시켰다.

 반자율주행 시스템인 "파일럿 어시스트Ⅱ"는 기본이다. 안전벨트 착용, 시속 15㎞ 이상, 선행차 감지 등의 활성화 조건을 갖추면 계기판에 알리고, 이 때 스티어링 휠 좌측의 버튼을 통해 속도, 차간거리 등을 정할 수 있다. 차로의 중앙을 유지하기 위해 스티어링 휠을 돌리고 차를 제어하는 움직임이 유연하다. 안전품목은 전매특허인 시티 세이프티를 비롯해 주차보조장치인 파크 어시스트 파일럿과 고화질 360도 카메라 등을 갖춰 운전자에게 큰 차체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총평
 S90은 질리지 않는 매력을 여전히 뿜어내고 있다. 독일 세단에서 볼 수 없던 북유럽 감성, 인간 중심에 초점을 둔 여러 편의·안전품목은 절도있는 매무새와 함께 차별화에 한 몫 한다. 그래서일까. 지난해부터 많은 우려 속에서도 중국 생산 제품이 수입·판매되고 있지만 오히려 실적은 역주행하고 있다. 실제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S90 등록대수는 1,096대로, 지난해 전체 등록대수(1,051대)를 이미 초과했다. 물론, 출고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7년 등록대수(1,377대)보다는 적지만 남은 기간 동안 역전 가능성도 적지 않다.

 가격은 모멘텀 5,930만원, 인스크립션 6,590만원.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 [시승]작은 차이 큰 기쁨, 지프 그랜드 체로키 리미티드X
▶ [시승]선루프 말고 솔라루프 얹은 쏘나타 하이브리드
▶ [시승]감성을 자극하는 르노삼성 SM6 프리미에르
▶ [시승]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람보르기니 우루스
▶ [시승]쉐보레 콜로라도, 몸소 보여준 "정통"의 의미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