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스마트한 선택, 현대차 코나 하이브리드

입력 2019년11월05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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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ℓ당 20㎞ 넘나드는 실 효율
 -한층 업그레이드된 주행 안정감
 -빠진것 없이 다 갖춘 편의안전 품목

 현대자동차가 브랜드 첫 소형 SUV인 코나에 2년이 지나 하이브리드 버전을 추가했다. 쌍용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가 초창기 소형 SUV로 재미를 보던 시기, 현대차는 경쟁차의 상품성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시장 요구를 반영해 절치부심으로 내놓은 차가 코나다. 출시 초기와 달리 현재는 베뉴와 기아자동차 셀토스 등의 영향으로 주목도가 떨어지는 중이고, 친환경차 전용으로 개발한 기아차 니로 하이브리드는 이미 "스마트 SUV"로서 입지가 탄탄하다. 갈수록 험난한 소형 SUV시장에서 코나 하이브리드는 선택받을 수 있을까.  

    
 ▲차이없는 외관, 최소한의 변화만 준 실내
 외관상 차이는 없다. 하이브리드 버전이라고 해서 차별성을 두지 않고 있는 게 최근 현대차의 방침이다. 전용 휠 디자인과 후면에 부착한 "hybrid" 레터링이 일반 코나와 구별할 수 있는 전부다. 순수 전기차 보급이 크게 늘고 있는 시점에서 하이브리드카가 친환경차라기보다는 내연기관차의 고효율 트림 중 하나라고 대중이 인식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조치로 보인다.     




 실내는 rpm게이지가 사라진 계기판, 센터페시아에 장착한 10.25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로 차이를 뒀다. 넉넉한 화면 크기는 에너지 흐름도 등 주행정보를 실시간 제공하며 내비게이션과 미디어, 주행정보를 한 화면에 표시할 수 있도록 3분할 화면을 갖춰 편의성이 꽤 높다. 에어컨 송풍구와 기어 노브 주변에는 흰색으로 포인트를 준 점도 소소한 차이다.

 코나뿐 아니라 시중 소형 SUV들은 여전히 "SUV" 호칭에 걸맞지 않은 실내 및 적재공간이 늘 아쉽다. 승용차와 별반 차이없는 최저지상고는 SUV의 장점 중 하나인 높은 시계성을 제공하지 못하며, 2열은 아이들 외에 성인 두 명이 앉기에 살짝 불편하다. 트렁크 공간은 휴대용 유모차 정도 실을 수 있는 수준이라 패밀리카로서의 한계점이 분명하다.




 ▲역대급 실 효율, 다 갖춘 편의·안전품목
 파워트레인은 105마력의 힘을 갖춘 1.6ℓ 가솔린 엔진과 32㎾를 내는 전기모터의 조합이다. 시스템 총 출력은 최고 141마력이며 토크는 엔진이 15.0㎏·m, 모터가 17.3㎏·m을 각각 보태는 방식이다. 여기에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물려 효율은 복합 ℓ당 19.3㎞(16인치 타이어 기준)을 실현했다. 18인치를 끼운 시승차의 복합 효율은 17.4㎞/ℓ.  

 시동을 켜도 모터만 활성화돼 진동과 소음이 느껴지지 않는 점에서 전기차와 다름없다. 속도가 붙기까지 EV 모드가 지속하며, 이내 엔진의 개입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어느 정도 속도가 붙어도 모터와 엔진의 부드러운 전환은 주행 내내 이뤄진다. 이 같은 부드러움은 상위 차급의 하이브리드 버전에 뒤지지 않는다.     



 가솔린과 디젤 버전의 경우 4WD 옵션 선택 시 후륜에 토션빔 대신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하지만 하이브리드는 이를 기본화했다. 또 2열 시트 아래에 배터리를 배치해 무게중심도 뒤쪽으로 어느 정도 분산시켰다. 이로 인한 차이는 무시못할 수준이다. 저속에서 요철을 고르는 솜씨가 뛰어나며, 고속주행 시 안정감도 높은 수준으로 올렸다. 하이브리드카가 이제는 단순히 효율에만 초점을 맞춘 게 아닌 주행 전반에 있어 고급화를 이룬 셈이다.       

 주행모드 역시 기존과 동일하게 에코/컴포트/스포츠 모드가 있다. 스포츠 모드의 경우 엔진회전수를 적극 활용하는 점과 페달 응답성 등이 다소 달라지지만 에코와 컴포트의 구분은 모호하다. 친환경차를 표방한 만큼 회생제동의 강도 등을 달리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전반적으로 달리는 즐거움보다는 안정을 중점을 둔 세팅으로, 일상주행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탈 수 있는 건 장점으로 볼 수 있다.



 ADAS도 한층 강화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로 명명한 적응형 정속주행장치를 추가한 것. 이는 전방출동방지, 차로이탈방지 등 안전품목과 조합하면 상위 차급 못지 않은 반자율 주행이 가능하다. 일부 고급 수입차에도 없는 오토홀드까지 갖췄다. 최근 현대·기아차는 차급에 따라 편의· 안전품목을 차별화하지 않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는 경쟁사뿐 아니라 일부 수입차와 비교해도 우위에 있는 경쟁력이다.

 약 150㎞를 달리는 동안 트립 모니터에 찍힌 효율은 ℓ당 20㎞를 훌쩍 넘겼다. 시승차의 표시 효율이 17.4㎞/ℓ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하이브리드카는 모터 개입이 잦은 시내주행의 효율이 통상적으로 더 높다. 이번 시승코스는 전기모터 개입이 거의 없는 고속도로 주행이 대부분이었던 점, 스포츠 모드로 상당 구간을 달렸던 점을 감안하면 발군의 효율을 뽑아낸 셈이다.


 이 밖에 현대차 최초로 "카투홈"도 적용했다. 차 안에서 집안의 조명이나 에어컨, 보일러 등 가정의 사물인터넷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것. 카카오i 기능을 통해 음성으로 내비게이션 목적지 입력뿐 아니라 날씨와 주요 뉴스 등도 손쉽게 검색해 들을 수 있다. 말 그대로 움직이는 스마트기기로 봐도 무방하다. 



 ▲총평 "디젤차의 확실한 대안"
 디젤의 시대가 저물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고효율에 대한 갈증은 여전하다. 코나 하이브리드는 이 같은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높은 실 효율을 담보한다. 파워트레인의 변화뿐 아니라 향상된 승차감과 부드러운 주행느낌은 코나의 전반적인 상품성을 두 단계 높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2020년형 코나는 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 등 3종으로 출시했다. 하이브리드의 판매가격은 2,270만~2,611만 원으로 디젤 대비 165만~174만 원 비싸다. 어떤 선택이 현명할지는 소비자가 판단할 몫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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