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수소차 충전 대기만 1시간 "그래도 만족"

입력 2019년11월07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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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수소충전소...대기부터 충전까지 약 1시간 
 -수소차 오너 "차 성능에 높은 만족, 정부 계획에 긍정적"

 
 정부가 2030년까지 미래차 경쟁력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선포했다. 이 중 전기차와 수소차의 국내 신차 판매비중을 33%까지 끌어올리고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을 10% 가져오겠다는 것. 특히 수소차의 경우 충전인프라를 대폭 늘리고 가격도 낮춰 대중화를 가장 먼저 실현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현재 수소 충전소는 전국에 24개, 국내 유일의 수소전기차 넥쏘의 국내 누적 출고 대수는 3,600여대에 이른다. 지역에 따라 충전을 위해 100㎞ 이상을 이동해야 하는 수고가 수반된다.
         
 평일 오후, 문을 연지 한 달을 맞이한 국회 수소충전소를 찾았다. 서울 도심에 설치된 첫 번째 상업용 충전소다. 넥쏘 6대가 충전을 하기 위해 줄을 서 있어 다소 혼잡한 분위기였다. 충전기는 1대, 충전 시간은 평균 5분이면 완료되지만 전후과정 때문에 추가 시간이 요구된다. 앞 차가 충전을 완료하면 압력을 높이고 열을 식히는 시간 7~8분이 필요해서다. 따라서 충전 위해서는 평균 15분, 내 차 앞에 4~5대가 대기하고 있다면 족히 한 시간 가까이 소요된다.


 근무 중인 충전원과 얘기를 나눠봤다. 하루 평균 50~60대의 수소차가 충전을 위해 방문하며 총 3명이 교대로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휴식 없이 충전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을 연 이후 수도권 내 수소차가 몰리고 있고, 가뜩이나 충전소가 여의도 중심지에 위치한 만큼 오전에는 교통 혼잡이 빈번하고, 또 최근 넥쏘의 출고 대수가 늘면서 당분간 오전 중 혼잡은 이어질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서로 처음 만난 사이지만 넥쏘 오너들은 충전 차례를 기다리며 서로 담화를 나눈다. 언제 차를 출고했고, 주행 소감과 다른 지역의 충전소 현황에 대한 정보 공유가 주된 주제다. 오너들 모두 넥쏘의 성능에 기대 이상이라는 공통적인 소감을 말했다. 기존 내연 기관차와 비교해 진동과 소음이 놀라울 정도로 준수하고 전기차 특유의 주행느낌 역시 크게 만족한다는 것. 특히 출고한지 하루밖에 안된 한 운전자는 인천에서 일부러 국회 충전소까지 친히 방문했다고 한다.



 충전에 대한 불편함은 있지만 충분히 감수할 수 있을 정도라는 게 이날 만난 넥쏘 오너들의 한 목소리였다. 정부가 충전 인프라 확장에 적극적이고, 무엇보다 수소차의 성능에 크게 만족하는 만큼 현 상황에서 긍정적으로 수소차를 운영하겠다는 얘기다.

 이날은 수소택시 2대도 충전을 기다리고 있었다. 상암 충전소가 공사로 인해 문을 잠시 닫았고, 양재 충전소는 압력 문제로 충전이 절반만 가능해 수소택시 대부분은 주로 국회 충전소를 찾는 다는 게 택시기사의 설명이다. 지난 9월 국회 충전소가 문을 여는 것과 동시에 2개 택시업체에서 각 5대씩 총 10대의 하늘색 수소택시를 서울에서 시범운행에 들어간 상태다.
 
 충전을 마친 한 수소택시를 타고 시내로 이동했다. 일반 택시와 이용 요금은 동일하며 마찬가지로 다양한 앱을 통해 부를 수 있고, 배회 중인 택시를 직접 잡아타도 된다. 아직 서울에 10대밖에 운영을 하지 않는 만큼 요금이 비싼 "특수택시"로 오해받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 승객들은 탑승 후 쾌적한 실내와 높은 차고, 정숙한 실내와 전기차 특유의 주행느낌에 크게 만족한다는 말도 전해들었다.   


 이날 만난 택시기사는 현재 넥쏘의 출고를 기다리고 있고 곧 개인택시로 운영 예정이라는 말도 전했다. 법인 택시를 한달 간 운행해 본 결과 진동과 소음이 가져다 주는 피로도 절감이 기대 이상이며 연료비 역시 LPG와 비교해 우수하고, 기존 깡통 택시와 달리 승용으로 개발된 덕분에 다양한 편의안전 장치도 운전에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서울 내 수소택시를 2022년말까지 총 20대로 늘릴 계획이다. 약 4년간 최대 80만명이 넘는 서울 시민이 수소택시를 경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는 2022년까지 수소 충전소를 주요 도시에 250기, 고속도로 등 교통거점에 60기 등 총 310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며, 올해 말까지 이 중 86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2022년까지 전국에 누적 250기를 구축함으로써 최대 30분 이내에 충전소에 도달할 수 있도록 배치한다는 계산이다. 지금과 같은 수소차 운전자들의 긍정적인 기대에 부응해 정부의 계획이 차질 없이 실현되길 희망해본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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