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수천만원 할인으로 재고 소진
-올해는 넘겼지만 내년 장담 못 해 일본 수입차가 연이은 폭풍 할인으로 빠르게 재고를 소진하고 있다. 연식 변경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결과이지만 수입사들은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판매 중인 일본차 수입사들이 일제히 큰 폭의 할인에 들어갔다. 인피니티는 차종별로 50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에 가까운 공식 할인이 들어갔다. 판매사별로 추가 프로모션과 영업직원 인센티브를 제외하면 Q50 S의 경우 최대 1,500만원, 대형 SUV인 QX60은 2,000만원에 육박한 금액을 할인받을 수 있다. 닛산 역시 재고가 남아있는 엑스트레일과 패스파인더 일부 트림의 경우 각각 1,000만원, 1,700만원이 넘는 할인을 시작했다.
평소 할인에 인색하던 토요타 역시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플래그십 세단 아발론은 300만원, 라브4의 일부 트림은 최대 500만원 할인한다. 프리우스와 시에나의 경우 24~36개월 무이자 할부 또는 250만~400만원에 달하는 주유권을 제공한다. 렉서스는 ES와 UX를 제외하고는 수 백만원 할인에 들어갔다. 혼다 역시 주유권과 엔진오일 교환권, 저리 할부 등 다양한 방법으로 큰 폭의 할인율을 적용해 판매 절벽에서 벗어난다는 계획이다.
일본차 수입사들의 이 같은 노력은 재고 소진의 목적이 크다. 올해 국내에 들여온 물량을 털어내고 내년을 준비해야 하는데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좀처럼 차가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음 달 개별소비세 인하가 종료되는 만큼 소비 심리는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한마디로 해를 넘기기 전에 국내 입항한 19년식 차를 팔아야 하는 상황이며 평균 20%에 달하는 할인을 적용해 마진 없이 차를 넘기고 있는 것이다.
수입사들은 큰 폭의 할인을 통해 속속 재고를 소진하고 있다. 혼다는 대형 SUV 파일럿의 올해 물량을 일찌감치 끝냈고 두 번째로 할인 폭이 컸던 CR-V 역시 몇 대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피니티는 Q50 S와 QX60을 전부 팔았고 렉서스는 SUV 라인업인 RX와 NX 위주로 빠르게 재고를 소진하고 있다.
다만 업계는 이 같은 상황이 반짝 실적 회복에는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재고를 소진한 후 또다시 신차를 파격 할인하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선 불매운동이 길어질 경우 수요와 공급이 모두 축소돼 본격적인 일본차 암흑기가 시작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내놓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일본차 업계 관계자는 "일본차 업체들은 3월쯤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는데 이때 어떤 전략을 짜야할지 어깨가 무거워졌다"며 "물량 및 전략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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