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최대 자동차기업인 폴크스바겐이 2024년까지 600억 유로(약 77조2천300억원)를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은 이사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이전에 발표된 150억 유로(약 19조3천억원)를 뛰어넘는 금액이다. 폴크스바겐은 75종의 전기차와 60종의 하이브리드차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 역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합쳐 70종을 개발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뛰어넘은 것이다.
디터 포췌 이사회 의장은 "미래 모빌리티에 투자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헤르베르트 디스 회장은 "전기 모빌리티 없이 우리는 기후변화를 상대로 한 전쟁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 회장은 "2020년부터 더 엄격해진 유럽연합(EU)의 규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폴크스바겐은 또 2029년까지 600만대의 하이브리드차와 2천60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폴크스바겐은 이런 계획이 탄소 배출 절감을 통한 EU의 기후변화 대응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폴크스바겐의 발표는 테슬라가 지난 12일 독일 베를린 인근에 유럽의 생산기지를 세우겠다고 밝힌 후 나와 주목된다. 전기차 시장을 놓고 테슬라가 치고 나간 뒤 기존 자동차 시장의 "공룡"인 폴크스바겐이 대규모 투자계획을 통해 추격전을 펼치는 셈이다. 폴크스바겐은 최근 전기차 ID.3를 새로 출시했다.
폴크스바겐은 지난 2015년 9월 1천70만대의 디젤 차량을 상대로 배기가스 소프트웨어를 조작했다고 시인한 "디젤 스캔들" 이후 경영적으로 수세에 몰려왔다. 소비자의 신뢰도가 떨어져 판매에 타격을 입은 데다 지금까지 상당한 비용을 리콜과 벌금에 사용했다. 디스 회장과 포췌 의장도 현재 디젤 스캔들과 관련해 검찰에 기소된 상태다.
한편,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는 전날 2022년 말까지 감원을 통해 10억 유로(약 1조2천870억 원) 이상을 마련, 친환경차량 부문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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