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중국차 어디까지 왔나, 동풍소콘 펜곤 ix5

입력 2019년11월19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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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꼼꼼한 내외관, 널찍한 실내공간 장점
 -CVT 단점 드러나는 부족한 가속성능 아쉬어


 중국산 SUV가 "가성비"를 당당히 외치며 국내에 등장했다. "BMW 출신이 빚은 유려한 디자인", "싼타페급 크기", "프리미엄급 성능", "풀옵션" 등 화려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2,380만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책정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한국 시장은 진짜 가성비를 내세운 세계 판매 5위 현대기아차의 본거지며, 5시리즈와 E클래스가 세계에서 손가락안에 들 정도로 많이 팔리는 나라로 소비자 눈높이가 그 어느 곳보다 엄격하다. 무엇보다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시선도 냉혹하다. 이 모든 장벽을 뚫고 인정받을 수 있을까. 중국 2위 완성차업체 동풍자동차의 동풍소콘 펜곤 ix5를 시승했다.    


 ▲스타일
 크기는 길이 4,685㎜, 너비 1,865㎜, 높이 1,645㎜로 중형급 덩치다. 국산차와 비교하면 투싼보다 크고 싼타페 보다는 약간 작다. 다만 실내 공간과 직결되는 휠베이스는 2,790㎜를 확보해 싼타페(2,765㎜) 보다 더 큰 수치를 자랑한다.     

 내외관 디자인은 BMW 출신이 맡았다. 전면의 경우 치타의 얼굴에서 영감을 받아 공격적인 인상을 구현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얼핏 폭스바겐 티구안 등 타 제품이 연상되지만 노골적으로 닮았다는 느낌은 아니다. 넒은 그릴과 풀-LED 헤드램프의 디테일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후면 역시 LED를 적용한 리어 컴비네이션램프로 장식했다. 램프를 가로지르는 크롬 라인이 너비를 돋보이게 하며 하단의 디퓨저와 배기파이프의 완성도도 꽤나 좋은 편이다.




 측면은 쿠페형 SUV를 표방하는 만큼 트렁크로 갈수록 날렵하게 떨어지는 루프라인이 돋보인다. 휠타이어는 18인치를 채용했지만 휠하우스의 공백이 다소 느껴져 19인치를 별도로 마련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전반적으로 공격적인 자세를 잘 구현했다.   

 실내는 휠베이스 수치만큼 널찍하다. 특히 2열은 쿠페형 SUV임에도 불구하고 헤드룸에 여유가 있어 신장 185㎝ 성인 남성도 앉기가 넉넉하다. 무릎공간이 주는 거주성은 동급 국산차와 비교해 결코 떨어지지 않아 패밀리 SUV로서 장점도 엿보인다.   




 나파 가죽을 입힌 시트의 착좌감은 우수하다. 도어 트림과 대시보드 역시 가죽을 덮었는데 바느질 등 전반적인 마감이 중국차에 대한 편견을 잊게 할 정도로 꼼꼼한 편이다. 중앙모니터의 크기는 10.25인치며 바로 하단에는 터치형 공조시스템 패널을 위치시켜 비상등을 제외하고 물리버튼을 최소화했다. 아날로그 방식의 계기판은 가운데 TFT 트립모니터를 넣어 속도와 실시간 효율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블랙박스는 룸미러 하단에 "빌트인" 방식으로 일체화했다. 외관상 배선 등이 보이지 않아 말끔하다. 이 방식은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DN8)을 통해 국내 최초로 선보인 바 있다.



 ▲성능
 엔진은 4기통 1.5ℓ 가솔린 터보다. 성능은 최고 150마력, 최대 22.4㎏·m를 발휘하며 무단변속기(CVT)와 맞물려 복합 효율은 ℓ당 9.8㎞를 확보했다. 차급에 비해 배기량이 부족해 보이지만 다운사이징 추세에 맞춰 저배기량 터보를 채택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국 승용 시장은 가솔린 엔진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디젤은 일부 대형 SUV나 상용차에만 주로 적용하는 추세다.

 성능은 수치가 보여주듯 일상 주행 용도에는 적합하다. 시내 주행에서 배기량에 따른 답답함은 느껴지질 않았고 스티어링 휠 역시 가벼운 편에 속해 여성이나 고령 운전자가 조작하기에도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고속에서는 단점이 속속 발견된다. 가속을 시도하면 엔진회전수에 비해 속도가 제때 붙질 않아 살짝 답답하다. CVT 변속기의 특징인데 스스로 최적의 RPM 판단해 동력을 전달하기 때문에 운전자 스스로 원하는 변속을 가져가기 어렵다. 시속 100㎞ 이상 주행에서 힘에 부치는 느낌이 있고 힘들게 속도를 올려도 치솟는 엔진회전수가 아쉽다.    



 승차감은 일상 속도뿐 아니라 고속에서도 노면 충격을 잘 상쇄해 편안한 느낌이다. 차체 안정성도 고속으로 달려도 흠잡을 곳을 발견하진 못했다. 풍절음 및 노면 소음도 저속에선 괜찮지만 고속에선 다소 거슬린다. 최근 신차들이 이중접합 유리 등을 적용해 소음 대책에 신경을 쓰는 추세이지만 개발 단가를 생각하면 무리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별도의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은 없다. 전후방 충돌 경보시스템, 급제동이 필요한 상황에서 적은 답력으로 제동력을 증대시키는 BAS 등의 안전품목을 마련했다. 크루즈컨트롤은 입력한 속도로만 주행이 가능해 정체구간에서 용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총평
 싼타페 못지않은 여유로운 실내 공간과 내외관 마감 등은 기존에 갖고 있던 중국차에 대한 기대치 보다 높았다. 다만 풀옵션을 갖췄다고 하지만 옵션의 제왕격인 국산차와 비교하면 부족한 편이다. 동력 성능은 일상 주행에서 적합하다. 추후 엔진 배기량을 다변화 하거나 변속기를 자동으로 적용하면 지금보다 상품성이 개선될 여지는 있을 것 같다. 가격은 2,380만원이지만 비슷한 가격에 국산 SUV의 선택지가 많다는 것도 극복해야할 요소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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