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중국의 억만장자들이 전기 자동차에 경쟁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주목된다.
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과 텐센트의 창업자 마화텅(馬化騰), 부동산 기업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 쉬자인(許家印) 회장, 포털 바이두의 리옌훙(李彦宏) 회장 등은 여러 전기차 업체들에 18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트업 중심의 이들 투자는 전세계 전기차 산업을 주도하려는 정부 방침에 호응한 것으로, 관련 업계에 거품을 형성하게 했다는 지적 속에 최근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과 자동차 판매 감소로 당장의 수익 전망은 밝아 보이지 않는다.
마윈은 400억달러 이상의 자산가로 중국 최대 갑부이며 지난 9월 자신이 창업한 알리바바 의장에서 물러난 후 이사로 재직 중이다. 알리바바는 자사의 이사로 재직했던 허샤오펑(何小鵬) 대표가 작년 광저우에 설립한 샤오펑(小鵬)자동차의 자본금 22억위안(3억1천300만달러)을 조달할 때 참여하는 등 수차례의 샤오펑 자본금 증액에 기여, 현재 샤오펑의 2대 주주에 올라있다.
샤오펑은 작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3를 출시, 올해 1만1천940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샤오펑은 또 기존 자동차업체 하이마(海馬)의 투자를 받아 연간 1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설립했으며, 곧 P7 쿠페를 조립해 내년부터 판매할 계획이다. 그러나 미국 테슬라는 자사의 전 직원이 샤오펑을 위해 기술을 도용한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애플의 전 기술자가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샤오펑으로 빼돌린 혐의로 기소되는 등 샤오펑은 기술도용 문제로 소송에 간접적으로 휘말려 있는 상태다.
중국의 생활가전업체 샤오미도 샤오펑의 투자자다.
모바일 결제 앱 위챗으로 유명한 텐센트의 창업자로 중국 2번째 부자인 마화텅은 2017년 니오자동차의 10억달러 투자를 주도했다. 작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니오는 여러 종류의 전기차를 생산하는 중국의 몇 안 되는 스타트업으로 이미 2만6천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가지고 있다.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니오는 그러나 전반적인 자동차 판매 감소로 손실이 쌓이는 가운데 자동차사업 이외의 부동산과 마케팅 투자로 비용부담이 커지고 있다. 니오는 지난 6월 끝나는 회계연도 기준으로 매출액이 12억달러였으나 손실은 28억달러에 달해 주가가 폭락했다. 니오는 지난 9월 직원 20%를 감원했고 텐센트는 1억달러를 추가 수혈했다.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헝다는 작년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38억달러 이상을 전기차 관련 부문에 투자했으며, 내년부터 헝치(恒馳)자동차 자체 브랜드를 생산할 계획이다. 헝다는 향후 3~5년 안에 테슬라를 넘어 세계 최대 제조업체가 되겠다고 최근 공언했으며, 올해부터 2021년 사이에 450억위안을 해당 분야에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다.
중국 최대 검색 엔진 바이두의 리옌훙 회장은 웨이마(威馬·WM)자동차를 설립했다. 올해 진행된 30억위안의 웨이마 자본금 조달에 바이두가 주도적으로 참여해 13%의 지분을 확보했다. 웨이마는 작년 전기 SUV를 선보였으며 지금까지 판매한 1만9천대의 차량 중 배터리를 동력으로 하는 SUV가 1만4천273에 달했다. 이는 워런 버팃이 투자한 중국 전기차 선도업체 비야디와 니오보다는 작지만 샤오펑을 앞서는 규모다. 내년 연산 15만대의 제2공장의 문을 여는 웨이마는 10억달러의 추가 자금 조달을 희망하고 있다. 웨이마는 그러나 볼보가 투자한 저장 지리(吉利)자동차에 저작권 침해로 소송을 당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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