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BMW의 고성능 차를 만끽하는 방법

입력 2019년12월10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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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MW 드라이빙센터 M코어 프로그램 체험기
 -맞춤 지도를 통해 속도 및 거리별 안전운전 숙지


 신규 파워트레인 등장 및 기술 발전을 거듭하면서 점점 고성능 차가 늘어나고 있다. 완성차 회사들은 준중형 체급에도 스포츠 트림을 마련해 성능을 높이는 추세이고 최고출력 300마력대의 세단이나 SUV도 흔해진 상황이다. 

 강한 성능은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당기지만 적지 않은 부작용도 유발할 수 있다. 우선 고성능 차에 대한 정확한 지식 없이는 온전히 차의 능력을 경험하기 힘들다. 또 차를 다루는 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고 운전대를 잡다가는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같은 위험을 줄이고 차를 200% 활용하기 위해서 BMW가 나섰다. 영종도에 위치한 BMW드라이빙센터에서는 고성능 차를 안전하게 다루기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그중 하나인 "M코어"는 BMW M2 컴페티션을 가지고 안전과 성능 전반에 걸쳐 운전 교육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소수 정예로 반나절 동안 교육을 받으면서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과 고성능 차 활용법에 관한 노하우도 챙길 수 있다.

 간단한 동의서와 음주 측정을 거친 뒤 아침 9시 정각부터 교육이 시작됐다. BMW 드라이빙센터 내 기초 교육 프로그램인 스타터 팩을 이수해야 하는 만큼 이론 교육은 한 층 심도 있었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다. 원리를 비롯해 발생 직후 운전자의 대처 방법, 시선처리, 페달의 양 등을 단계별로 나눠 토론이 이어졌다. 이후 전문 강사의 시뮬레이션 교육을 통해 올바른 탈출 법을 익혔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 원심력이 차에 미치는 영향과 가속 및 감속 시 타이어에 전달되는 힘의 방향 등 물리학적인 이론 교육이 진행됐다. 특히, 뒷바퀴 굴림 방식이 대다수인 고성능 차 특징에 맞춰 힘의 이동 방향과 운전자가 느끼게 될 경우의 수 등을 면밀히 분석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은 질의응답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담당 인스트럭터 역시 칠판을 가득 채우면서 의지에 불일 지폈다.

 야외로 나가서는 본격적인 상황별 운전 요령에 대한 교육이 이뤄졌다. 먼저 차와 함께 몸을 풀기 위해 다목적 코스로 향했다. 스티어링 휠을 돌려 타이어를 예열하고 가속과 제동을 반복하면서 고성능 차와 첫 호흡을 맞췄다. 인스트럭터는 더 과감한 움직임을 요구했다. 출력이 높다고 미리 겁먹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보고 제동도 강하게 해야 차가 가진 능력을 한껏 발휘할 수 있다며 용기를 심어줬다. 

 어느 정도 몸을 푼 뒤 동그란 원형 트랙으로 자리를 옮겼다. 원 선회 코스에서는 이론 교육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 오버스티어 발생 시 대처 방법을 익혔다.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자세제어장치를 끄고 일부러 위급 상황을 만들어 낸다. 이후 가속페달의 양과 스티어링 휠 각도를 조절해 차를 다시 원래 자리에 놓는 연습이다. 동작을 구현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차는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았고 자꾸만 스핀을 반복했다. 그때마다 무전기에서는 어느 부분에서 잘못됐는지 꾸준한 피드백이 들어왔다. 

 또 타이어의 미끄러짐이나 앞바퀴의 각도, 재 가속 시 들리는 소리 등을 참고해 실내에서는 파악하기 힘든 내 차의 오버스티어 상황을 알려줬다. 그리고 나서 어떻게 다뤄야 위기 상황을 넘기는지 자세한 설명과 시범을 통해 운전 습관을 바로잡았다. 오버스티어 조작이 가능하면 이를 활용한 드리프트 연습도 가능하다. 숙련도가 부족해 깔끔한 원형을 그리기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M카를 가지고 넓고 안전이 보장된 장소에서 차를 마음껏 다뤄볼 수 있다는 것으로도 충분한 만족감을 선사했다.

 어느 정도 고성능 차에 대한 자신감이 붙을 때쯤 드라이빙 트랙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는 이상적인 서킷 공략법을 익혔다. 구체적으로는 감속 시점을 비롯해 코너 안쪽을 들어갈 때 유의점과 레코드 라인, 시선 처리 등을 익히는 시간을 가졌다. 한 사람당 3~4바퀴씩 맞춤 지도가 이뤄졌고 각 코너별로 확인해야 했기 때문에 속도는 저절로 줄어들었다. 원 선회 코스에서 경험했던 흥분과 짜릿함을 진정시키기에도 완벽했다. 


 개인별 서킷 숙지 후에는 한 바퀴씩 속도를 높여 빠른 주행이 이어졌다. 최고출력 410마력의 M2 컴패티션은 편하고 안전하게 동선을 그렸고 다루기 버겁거나 부담스러운 마음은 일찌감치 사라졌다. 수십 바퀴를 돈 뒤 엔진열을 식히기 위한 주행을 한 바퀴 더 돌고나서 피트로 복귀했다. 차에서 내려서도 인스트럭터와 문제점을 짚어보고 궁금증을 해결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강의동으로 들어와 수료증을 받고 프로그램은 막을 내렸다.

 M코어를 통해 얻은 건 고성능 차를 즐기는 능력뿐만은 아니다. 운전의 1순위인 안전에 대한 기본 개념과 높은 출력이 발생할 때 나오는 위급 상황 시 대처 요령 등을 세세하게 익혔다. 그리고 모든 과정은 전문가의 꾸준한 조언과 피드백, 질의응답이라는 사실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드라이빙센터에서는 M코어 외에도 하루 종일 드리프트만 연습할 수 있는 M드리프트 1,2와 겨울철 눈길을 가정한 스노우 M 드리프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배우면서 고성능 차에 대한 두려움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상황을 즐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안전한 장소에서 원하는 고성능 차를 눈치 보지 않고 몰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M코어는 제 역할을 다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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