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모빌리티'로 움직이려는 일본

입력 2020년01월15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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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오토모티브월드에서 전동화, 자율화 주력
 -일본판 CES에 6개 전시회 동시 열려

 일본이 이른바 에너지형 모빌리티 사회 구축을 선언했다. "에너지형"이란 이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친환경 방식으로 생산, 사용하는 걸 뜻한다. 기본적으로 전기에너지를 새로운 동력으로 삼되 전력 생산과정의 비효율성을 없애는 쪽으로 모빌리티 세상을 구축한다는 것.
 

 15일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막한 "2020 오토모티브월드"에서 일본 내 주요 완성차업체들은 키노트 발표를 통해 미래사회의 이동성을 정의하면서 제조사가 보유한 강점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발표했다. 특히 혼다와 닛산 등은 앞서 다임러 등이 미래전략 키워드로 내세운 "C.A.S.E(Connected, Autonomous, Sharing, Electrification)" 개념에 "에너지(Energy)"와 "경험(Experience)" 등을 추가하며 친환경 에너지 공급망을 구축하지 않으면 미래 이동성은 담보하지 못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산업계가 내놓은 대안은 이동식 교체형 배터리다. 제조사별 배터리 교체는 어렵더라도 개별 자동차회사는 배터리를 공유할 수 있다는 의미다. 대표적으로 혼다는 신재생에너지로 충전 가능한 모바일 파워팩을 앞세워 소비자의 충전 대기시간을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혼다가 개발 및 제조하는 모든 이동수단에 규격화한 배터리를 탑재하고, 이용자는 필요에 따라 충전소에서 쉽게 바꾸는 방식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일본이 추구하는 에너지형 모빌리티 사회의 핵심은 배터리 충전 방식이다. 태양이나 풍력 등으로 만든 전력을 이동식 배터리에 직접 충전, 누구든 필요한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 배터리 충전정보는 ICT 기술을 활용, 사용자의 불편함을 덜 수 있다. 이미 혼다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전동 스쿠터의 배터리 교환 방식 실증사업을 펼치는 만큼 미래 가치가 매우 높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물론 미래 모빌리티사회로 전환하는 데 있어 핵심 역할은 여전히 완성차업체다. 모빌리티 비즈니스의 전제조건이 바로 이동수단 제조에 있어서다. 이동거리와 이동공간의 성격에 맞는 개별 이동수단을 만들 때 제조사의 능력은 앞으로도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완성차의 줄어드는 일자리 또한 새로운 이동수단 제조로 대체할 수 있다.

 쿠니오 나카구로 닛산 부사장은 "2023년 정도면 승차공유가 매우 쉬워지고 전동 이동수단도 무척 다양해질 것"이라며 "배터리 기반의 전동화가 활성화될수록 제조사 역할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본이 산업적으로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에서 또 하나 주목하는 건 엄청나게 늘어날 자동차용 배터리의 재사용 또는 재활용이다. 이동형 배터리의 표준화를 추진하는 것도 결국 배터리 사용처의 장벽을 허물어 배터리 사용연한을 최대한 늘리는 차원이다. 자동차용 배터리를 가정, 건물, 상점 등에 쓸 수 있다면 전력이 필요한 모든 곳의 에너지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어차피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야 한다면 자동차뿐 아니라 발전부문까지 연료 사용을 낮춰야 궁극의 친환경 모빌리티 에너지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모빌리티 전동화와 별개로 일본 또한 한국과 마찬가지로 인공지능 기반의 자율주행차를 미래 주력산업으로 삼았다. 이번 행사에서도 커넥티드와 자율주행관련 일본 내 수많은 기업이 만만치 않은 실력을 드러냈다. 하드웨어를 통해 외부 상황을 인식하고, 그에 맞는 알고리즘으로 정확한 판단을 내리며, 다시 하드웨어에 명령을 보내 움직임을 수행토록 하는 소프트웨어 기업 간의 전시경쟁이 그 만큼 치열했다. 여기에선 "연결"에 유리한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IT 기업도 빠른 속도를 내고 있어 관심을 모으는 중이다. 이들은 모빌리티에 있어 효율적인 이동경로 구축에 힘쓰고 있다. 

 지난 주 막을 내린 CES 2020과 현재 열리는 2020 오토모티브월드에 이르기까지 각 나라는 미래 모빌리티 중심의 새로운 사회 구축에 매우 적극적이다. 국가별로 보면 일본뿐 아니라 한국, 미국, 독일, 영국, 중국 등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여기에는 언제나 자동차의 역할론이 대두된다. 자동차산업의 대전환기에 자동차회사가 살아남는 방법이 모빌리티 비즈니스로의 변신이고, 모빌리티의 중심에는 여전히 제조가 자리잡고 있어서다. 

도쿄=권용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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