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계 선택 폭 넓힌 디젤 트림
-부담 없는 주행감 및 높은 연비 강점 르노삼성자동차 QM6는 지난해 누적 판매 4만7,640대를 기록하며 전체 판매의 54.8%를 차지 사실상 르노삼성의 실적을 견인했다. 또 전년 누계대비 44.4% 성장과 동시에 국산 중형 SUV 판매 2위를 기록했다. 전체 QM6 가운데 43.5%인 2만726대는 LPG 트림이다. 여기에 플래그십 브랜드 "프리미에르"를 일찌감치 투입한 결과 가솔린 트림도 높은 판매를 보이며 성장에 힘을 보탰다.
반면 QM6 디젤은 사람들에게 다소 생소하다. 디젤 차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었고 이 틈을 이용해 LPG와 가솔린 판매에 집중한 전략 때문이다. 또 SUV 세그먼트에서 다양한 신차가 등장한 점도 발목을 잡았다. 그렇다고 디젤을 포기할 수는 없다. 효율과 유지비 측면에서는 여전히 강점을 보이고 험로를 주파하는 강한 토크도 디젤의 능력이다. 르노삼성은 성능에 따라 두 가지 디젤 엔진을 선보여 소비자 선택 폭도 넓혔다. QM6는 디젤은 LPG 및 가솔린과 비교해서 어떤 숨은 매력을 보여줄 지 시승해봤다.
▲스타일&상품성 출시된 지 3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신선한 감각이 남아있다. 크롬 재질로 멋을 부린 거대한 그릴과 날렵한 디자인의 LED 헤드램프가 대표적이다. SM6와 패밀리-룩을 맞춘 웅장한 주간주행등은 덩치큰 SUV에서 더 잘 어울린다. 범퍼 디자인도 조화롭다. 안개등을 비롯해 은색 플라스틱 몰딩도 과하지 않다.
측면은 헤드램프 끝에서 시작해 앞쪽 펜더까지 길게 이어지는 장식이 포인트다. 이 외에도 유리창 테두리와 손잡이, 도어 아래쪽에는 전부 반짝이는 크롬 재질을 둘렀다. 19인치 다이아몬드 컷팅 휠까지 더해져 차는 무척 화려해 보인다. 뒤는 듬직한 자세로 차의 존재감을 잘 보여준다. 큼직한 뒷 유리와 면적이 넓은 트렁크 도어, 단정한 범퍼까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모습이다. 태풍로고를 중간에 두고 가로로 이어진 테일램프는 차가 한층 넓어보이는 효과도 준다. 오른쪽에 붙은 dCi 배지만이 유일하게 이 차의 성격을 알려준다.
실내는 시트 포지션이 높고 크기가 큰 사이드미러 덕분에 시야 확보가 좋다. 지름이 작은 스티어링 휠까지 더해져 운전이 한결 수월하다. 전체적인 구성은 기존 QM6와 동일하다. 디젤이라고 해서 특별히 강조한 부분은 없다. 전자식 계기판과 8.7인치 세로형 센터페시아 모니터, 통풍 및 열선 기능이 포함된 마사지 시트, 보스 오디오 시스템까지 편의 품목도 알차게 들어있다. 반면, 변속레버 주변은 다소 허전하다. 특징을 나타낼만한 버튼이 없고 컵홀더가 뒤에 위치해 있어 사용감이 떨어진다. 두툼한 손잡이를 마련해 SUV 감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위안을 찾는다.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시트다. QM6만을 위해 별도 개발한 시트는 크기가 크고 착좌감이 훌륭하다. 여러 조각으로 나눠 몸을 지지하는 능력이 높아 장거리 운전에서 피로도를 줄인다. 2열도 마찬가지다. 도어 끝단까지 깊고 넓게 감싼 시트는 타고 내릴때의 만족을 높여준다. 이와 함께 단점으로 지적됐던 등받이 각도 조절도 두 단계로 마련해 불편함을 최소화 했다. 컵홀더와 열선 기능, USB 포트와 송풍구 등 필요한 기능도 알차게 마련했다. 트렁크는 기본 676ℓ이며 2열 폴딩 시 최대 1,690ℓ까지 늘어난다.
▲성능 국내 판매중인 QM6 디젤은 성능과 구동방식에 맞춰 1.7ℓ와 2.0ℓ로 나뉜다. SCR(선택적 촉매 환원) 시스템을 적용해 강화된 디젤배출가스기준을 충족했고 효율도 크게 끌어올렸다. 시승차는 앞바퀴굴림의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4.6㎏·m를 발휘하는 1.7 dCi다. 초기 발진가속은 디젤차 특유의 묵직한 감각이 느껴진다. LPG, 가솔린과는 다른 약간의 소음과 진동도 전해진다. 디젤을 선호하는 소비자라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다. 성급하게 달려나가지 않고 꾸준히 차를 밀어붙인다. 또 고속에서는 최대한 숨을 죽이며 부드럽게 질주한다.
엔진과 합을 이루는 변속기도 반 박자 여유를 가지고 움직인다. 칼 같이 맞물리면서 채찍질하는 요즘 차들과는 다르다. 조급하게 서두르기 보다는 침착하고 차분하게 행동한다. 그렇다고 답답하거나 느리다는 뜻은 아니다. 운전자가 원하는 속도에 언제든지 차를 올려 놓고 한번 속도가 붙으면 경쾌하게 앞으로 달려 나간다. 때문에 150마력이라는 숫자가 결코 작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우렁찬 소리와 함께 강한 토크가 차를 밀어 붙인다. 최대토크는 상대적으로 낮은 1,750rpm부터 나오기 때문에 일상 주행 및 언덕길에서도 부담이 없다. 다만 터보지연 현상은 조금 지루하다. 숨을 고르는 과정이 다소 길어 추월 가속 시에는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게 좋다. 물론 차의 성격을 감안하면 큰 단점으로 부각되지는 않는다. 스포츠모드의 부재 역시 속도를 즐기는 차가 아니라는 사실을 암묵적으로 전달한다.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달았다. 도로 위 잔진동을 온전히 탑승자에게 전달하고 가볍게 통통 튀는 느낌이 강하다. 고속에서도 가라앉는 맛이 덜해 다소 아쉽다. 코너를 비롯해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도 조금 불안하다. 서스펜션 세팅은 다시 손을 봐야 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반면 기존 디젤 SUV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던 정숙성은 말끔히 잡았다. 실제로 르노삼성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소음 유입 가능성이 있는 펜더와 서브프레임부시, 엔진 배기 히트 실드 부분에 차음재를 보강하고 재질을 개선했다. 그 결과 기존 QM6 디젤과 비교해 소음이 크게 줄었다. 거친 엔진소리가 잦아드니 차에 대한 스트레스와 함께 운전 피로도도 낮아졌다.
안전한 운전을 돕는 기능도 눈에 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간거리 및 자동긴급제동시스템 등이다. 차선 유지 보조 기능이 없다는 게 아쉽지만 앞차와의 거리가 실시간으로 나오고 각 기능들의 연동 및 반응이 명확해 쓰임새가 높다. 효율은 큰 장점이다. 제조사가 밝힌 효율은 복합기준 ℓ당 14.2㎞이며 실제 트립컴퓨터는 15㎞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 기름 바늘도 좀처럼 고개를 숙이는 일이 없었고 고속에서 타력주행을 거듭하면 가능거리가 크게 늘어나는 것도 볼 수 있었다. 디젤 SUV를 구입하는 핵심이자 장점을 오롯이 경험하는 순간이다.
▲총평 QM6 디젤은 효율을 최우선에 두고 준대형 SUV 구입을 고려하는 소비자를 공략한다. 넉넉한 크기를 바탕으로 세련된 디자인과 섬세한 구성이 시선을 자극한다. 여기에 자극을 줄인 주행성능이 곁들여져 담백한 SUV로 재탄생했다.
운전 재미는 덜하지만 오히려 신경을 집중하지 않고 부담없이 다루기에는 이만한 차가 또 없다. LPG와 가솔린이 주류를 이루던 QM6 라인업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신 스틸러를 찾은 기분이다. 그리고 이 신예는 QM6 판매에 힘을 더하기에 손색없는 모습이다. 르노삼성 QM6 1.7 dCi의 가격은 부가세 포함 SE 2,725만 원, RE 3,019만 원, RE 시그너처 3,319만 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자동차 누적 등록대수 2,367만대…2.0%↑▶ 국토부, 포드·BMW·토요타·만트럭 등 7,773대 리콜▶ 기아차, 전기차 전용 신용카드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