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모터스코리아(BMK)가 전기승용차에 앞서 올 여름 SUV 2종을 투입, 판매에 나선다.
16일 BMK에 따르면 국내에 판매할 모델은 베이징자동차공업공사(BAIC)의 자회사인 베이징오토모빌웍스(BAW)가 제작한 BJ40과 BJ80으로, 2월초 시험차를 들여와 인증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회사측은 여름께부터 판매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판매방식은 직영과 딜러체제를 놓고 검토중이다.
이 회사 제임스 고 사장은 “연말 전기승용차를 내놓기 전 다양한 사업방향을 확인하기 위해 경쟁력이 있는 SUV들을 팔기로 했다”며 “시장을 테스트하는 성격이 강한 만큼 판매실적 등에 연연하지 않고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업체가 딜러십을 원하고 있지만 딜러의 수익성 등을 감안해 BMK가 직접 판매할지, 딜러를 운영할지를 조만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J40은 ‘중국산 지프’로 유명하다. 이 회사가 내놓을 "BJ40 플러스"는 랭글러와 그랜드체로키를 벤치마킹했다. BJ40이 4륜구동인만큼 오프로드 환경에는 최적이나 도심주행에 불편하다는 지적을 감안해 새로 개발했다. 인테리어는 지프보다 고급스럽다는 평을 듣는다. 기본품목에 따라 2종으로 나뉜다. 파워트레인은 4기통 2.3ℓ 터보의 가솔린 230마력 엔진을 얹고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판매가격은 4,000만 원대 초·중반이 될 전망이다.
BJ80은 중형 프리미엄 SUV로, 군수용으로 제작했지만 BAW가 일반 판매를 위해 개조했다. 외관 디자인은 벤츠 G클래스와 비슷하다. 고급형인 4인승과 일반형인 5인승이 있다. 파워트레인은 BJ40과 동일하며, 4륜구동 역시 모두 채택했다. 판매가격은 일반형이 6,000만 원대 중반, 고급형이 8,000만 원대 초반으로 예상된다. 회사측은 일반형을 주력모델로 삼고 있다.
지프 랭글러 4도어는 국내에서 4,000만 원대 후반~6,000만 원대 초반, 그랜드체로키는 6,000만 원대 초반~7,000만 원대 중반, 벤츠 G클래스는 2억원대 초·중반에 팔고 있다. 업계는 지프의 경우 통상 10% 정도를 할인판매하는 데다 엔진 성능 등을 감안할 때 BJ40의 경쟁력이 뛰어난 건 아닌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BJ80의 경우 G클래스와 비교해 판매가격이 3분의 1 정도에 불과한 데다 G클래스의 주문이 1년 이상 밀려 있어 엔진 성능 등에서 다소 뒤지더라도 품질만 받쳐주면 의외의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 관계자는 “BJ40이 랭글러에 절대적인 우위를 보이려면 판매가격을 4,000만 원대 미만으로 정하고 차 자체의 장점을 적극 부각시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그러나 “BJ80은 접근이 어려웠던 G클래스를 저렴한 가격에 소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 가능성이 높다”며 “더구나 애프터마켓에서 BJ80을 G클래스로 개조하는 업체들의 등장도 예견돼 의외로 파급력이 클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업계의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제임스 고 사장은 “SUV 2종은 많이 팔 욕심이 없는 만큼 무리한 판매정책을 펴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과 가깝다는 지리적 장점을 살려 소비자들의 반응에 따라 실시간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게 회사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판매점도 일단은 한 곳만 두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한편, BMK는 올 연말 중형 전기승용차 EU7을 택시로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어 내년초에는 고급 전기차 브랜드인 알팍스(ARC-FOX)의 SUV를 추가하고, 15인승 학원용 전기버스와 2.5t 전기트럭을 들여올 방침이다.
강호영 선임기자 ssyang@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