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간 300만대 이상 판매 자신, 지난해 "1만여대"로 굴욕
-픽업트럭의 고급화가 패착으로 지목
메르세데스-벤츠의 첫 픽업 트럭 "X클래스"가 극심한 판매부진으로 단종된다.
3일 외신보도에 따르면 벤츠는 오는 6월부터 바르셀로나 공장의 X클래스의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다. 2017년 출시된 X클래스는 유럽과 호주, 남아프리카 등에 판매 중이며 첫 해에는 1만6,700대, 지난해 9월까지 1만대를 겨우 넘기는 실적을 기록하며 판매 부진에 허덕였다.
벤츠는 당초 X클래스가 10년 간 글로벌에서 320만대 이상의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하지만 부진으로 인해 세계 최대 픽업트럭 시장인 북미에도 진출하지 못한 채 조기 퇴장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원인은 높은 가격이다. X클래스는 닛산 나바라와 르노 알래스칸을 기반으로 하는 등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기술을 적극 반영한 프리미엄 픽업트럭으로 실내는 나파 가죽 소재와 인포테인먼트 등의 편의·안전품목을 넣어 고급화했다. 이로 인한 독일 판매가격은 3만7,294유로(4,913만원)부터로 책정돼 경쟁차인 포드 레인저의 시작가(2,915만원)보다 2,000만원 가량 비싸다.
한편, X클래스는 국내 출시도 점쳐졌다. 픽업트럭 시장이 성장세에 있고 병행수입업체들이 포드 F150, 닷지 램, 토요타 툰드라 등을 들여오고 있어 프리미엄 픽업트럭에 대한 수요가 존재한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있어서다. 실제 2017년 벤츠코리아 역시 수입 가능성을 열어 놓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단종으로 X클래스는 세계 시장에서 흔적을 감추게 됐다.
김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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