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앞차는 물론 뒤차 충돌 방지까지, 놀라운 벤츠

입력 2020년02월04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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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율주행 시대 대비한 안전 컨셉트카
 -커넥티드 활용한 능동형 안전기술 선봬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지난 4일 용인에 위치한 벤트 트레이닝 아카데미에서 "ESF 2019 테크데이"를 열었다. 자율주행 시스템 기반으로 만들어진 컨셉트카 "ESF 2019"를 활용한 안전 기술 시연회다. 차에 들어간 각종 신기술을 살펴보면서 안전을 생각하는 벤츠의 자세와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ESF는 사고를 미리 막기 위한 조치로 벤츠가 1971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안전 실험차의 약자다. 전용 부서를 설립하고 개발이 시작된 후 5년 동안 30대의 실험용 차가 제작됐을 정도로 벤츠는 안전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후 꾸준히 ESF 컨셉트카를 선보였고 일부 기술은 실제 양산차에 탑재해 벤츠 안전 기술에 공을 세웠다. 지난해 6월에는 자율주행 시대를 겨냥해 새로운 안전기술을 담은 ESF 2019를 공개했다. 이번 테크데이에서는 ESF 2019의 하이라이트 기술 설명과 함께 직접 체험해보는 시간으로 마련했다.

 먼저, 차 외부에서 벌어지는 돌발상황 시 대처할 수 있는 기술 시연이 이뤄졌다. 자율주행을 시작하면 지붕에 붙은 네 개의 경광등과 그릴 조명이 청록색으로 바뀐다. 이후 주행을 하는 도중에 차 앞으로 물체가 접근하면 "조심해(watch out)!"라는 경고음과 함께 모든 램프에 불이 켜진다. 자동으로 긴급 제동이 이뤄지고 뒷유리창에는 상황을 인지할 수 있게 경고 문구가 표시된다. 카메라를 활용해 앞 상황을 비추는 것도 가능하다.

 정해진 목적지에 맞춰 주행을 이어나갈 때는 커넥티비티 시스템을 통해 도로 앞 상황을 예측한다. 또 그릴과 뒷 유리창을 통해 공사중이나 젖은 노면, 역주행 차 발생 등을 기호로 표시하면서 주변 차에 전달한다. 정체가 시작되는 곳에서 급제동 시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는 "프리-세이프 임펄스 리어" 기능은 무척 흥미로웠다. 

 정차 상태에서 ESF 2019의 후면에 또 다른 차가 충돌하기 전 앞 차와의 간격을 줄여 멈출 수 있게 도와주는 기술이다. 자연스럽게 뒤 차는 제동거리가 늘어나 충돌을 잠재적으로 막을 수 있다. 만약 부딪치더라도 충격에너지를 줄일 수 있어 탑승자의 머리와 목 손상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이 외에도 ESF 2019에는 코너를 돌아나갈 때 가속도에 맞춰 안전벨트 장력이 높아지는 기술을 적용했다. 또 우회전 시 사각지대에 있는 보행자나 자전거를 미리 발견하고 알아서 제동하는 능동형 브레이크 어시스트, 교차로에서 측면 충돌이 예상될 경우 도어에 붙은 조명선이 활성화돼 가시성을 높이는 프리-세이프 사이드 라이트 등을 통해 방어 운전이 가능하다.

 주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루프에 붙은 삼각대가 세워지고 유리창 그래픽으로 현재 상황을 알린다. 트렁크 바닥에서는 경고 삼각대 로봇이 나온다. 저절로 차에서 분리된 후 일정 거리를 움직여 삼각대를 자동으로 펴는 신기술이다. 정황이 없는 운전자가 삼각대를 세우는 과정에서 2차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실내 안전 기술도 눈여겨볼 만하다. 자율주행 기반 컨셉트카 특징에 맞춰 스티어링 휠은 사각형으로 만들었다. 벤츠 관계자는 실내 활동 범위를 넓히기 위한 디자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버튼을 한번 누르자 페달과 함께 스티어링 휠이 안쪽으로 들어간다. 운전석 에어백은 대시보드에 넣었다. 터지는 범위를 넓히고 위치도 전면 수정했다. 또 자율주행 시 시트의 활용 범위와 각도가 넓어지기 때문에 사이드 에어백과 안전벨트는 모두 시트 일체형으로 탑재했다.

 2열 안전벨트는 벤츠 최신 쿠페에서 보던 것처럼 자동으로 앞으로 나온다. 또 체결 부위에 조명을 넣어 편의성을 높였다. 벨트 중간 부분에는 열선을 탑재해 신체 가까이에서 급속하게 온도를 높일 수 있다. 회사는 탑승자가 착석하기 전 겨울용 재킷 등을 벗도록 해 벨트의 늘어지는 부분 및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2열 탑승자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후방 에어백을 통해 정면충돌 시 머리 상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차에 들어간 각종 신기술을 직접 경험해보면서 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한 벤츠의 안전 방향을 파악할 수 있다. 활동 범위가 넓어지는 실내는 사고 발생 시 충격을 줄일 수 있는 철저한 안전장치를 마련했고, 반대로 외부는 돌발상황이 발생할 때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능력을 키웠다.

 이와 함께 주변 차에도 긴급 상황을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더해 전방위적인 안전 체계를 구축했다. 벤츠는 ESF 2019를 통해 폭넓은 안전 혁신을 주도하고 이 중 일부는 머지않은 시일 내에 양산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상 속 안전한 교통 환경을 만들기 위한 벤츠의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앞으로 도로 위 벤츠가 선사할 안전 기술이 더욱 기대된다.

용인=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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