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리 스포츠 오프로드 체험기
-높은 진입 및 이탈각, 600㎜ 도강 능력 인상적 "차를 믿고 더 강하게 밟으세요"
인스트럭터가 무전으로 끊임없이 지시를 내렸다. 운전에는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며 더 과감한 주행을 요구했다. 높은 집중력으로 전방을 주시했고 손에서는 땀이 찼다. 오프로드를 달리는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진흙과 바위, 모래, 자갈 등이 뒤섞인 땅에서 자유롭게 질주했고 어떠한 장애물도 앞길을 막을 수 없었다.
지난 6일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신형 디스커버리 스포츠 출시와 함께 차의 특성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오프로드 코스를 준비했다. 총 11개로 나뉜 각 구간에서는 차의 다양한 험로 주파 기능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시작부터 크고 높은 언덕이 등장한다. 등판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다.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진입각 25도, 이탈각 30도를 확보해 웬만한 언덕은 차의 손상 없이 타고 내릴 수 있다. 차를 믿고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 하늘을 향해 끝없이 올라가는 상황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고 정점에서는 반대로 가파른 내리막길이 펼쳐졌다. 내리막 주행 보조 장치를 활성화한 뒤 속도를 가장 낮게 설정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차는 일정 속도를 유지한 체 안정적으로 내려왔다.
이어서 계곡과 같은 구덩이를 재현한 "범피" 구간에 진입했다. 한쪽 바퀴가 허공에 뜨는 상황이 연출됐지만 차가 빠지거나 갑자기 방향을 틀어버리는 불안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묵묵히 앞을 향해 나아갈 뿐이다. 진흙과 모래 구간이 반복적으로 등장할 때는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인 터레인 리스폰스2를 적극 사용했다. 노면의 상태를 감지하고 현재 주행 조건을 분석한 뒤 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험로 탈출을 도와주는 기능이다. 운전자가 노면 상황에 맞게 에코, 컴포트, 오토, 눈길/잔디밭, 모래길, 진흙길 등 6가지 모드 중 선택할 수 있다.
머드 모드에서는 양쪽 바퀴의 회전량을 다르게 해 접지력을 높이는 디퍼렌셜 슬립의 민감도가 높아진다. 진흙으로 차는 조금씩 미끄러지지만 이내 자세를 고쳐 잡고 강하게 험로를 통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반대로 모래 모드에서는 스로틀 반응이 인상적이다. 높은 rpm으로 지속적인 가속을 유도해 바퀴가 빠지기 전 탈출을 도왔다. 일반 도심형 SUV에서는 바로 구난차를 불러야 하는 상황도 디스커버리 스포츠한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갈 구간에서는 노면 상태에 따라 파워트레인과 브레이크 시스템을 자동으로 제어해주는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ATPC)이 한몫했다. 특히, 행사가 열린 강원도 홍천에는 낮은 아침 기온을 기록하면서 자갈이 미끄러운 상황이 연출됐다. 자칫 차가 미끄러질 수 있었지만 마찰력이 낮은 노면에서 안전하게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ATPC 개입으로 손쉽게 구간을 통과할 수 있었다.
하이라이트는 100m가 넘는 긴 수로 구간이다. 심지어 깊고 살얼음도 떠다녀 적지 않은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한편으로는 600㎜ 도강 능력을 갖춘 차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범퍼 아래까지 차가 잠기고 바로 옆에는 물이 넘실댔다. 이 상황에서도 차는 평온하게 물살을 헤치고 나아갔다. 얼음조각이 도어에 부딪치면서 내는 소리는 짜릿함을 더했고 도강을 마칠 때는 고성능 차와는 다른 성취감과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었다.
이후 27도가 넘는 경사각 체험을 끝으로 오프로드 코스는 마무리됐다. 1.5km를 움직이는데 시간은 30분이 넘게 걸렸다. 그만큼 각 구간을 통과할 때마다 차의 절대적인 능력이 필요했고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제 역할을 200% 활용해 험로를 탈출했다. 불규칙적인 노면을 흔들림 없는 편안함으로 달렸고 이 과정에서 개선된 차체 강성과 서스펜션이 돋보였다. 또 랜드로버가 가진 정체성과 디스커버리의 방향이 변함없다는 사실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비록 브랜드 막내 역할을 담당하지만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남들과는 태생부터 다른 뼛속까지 옹골찬 진짜 SUV였다.
홍천=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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