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최적의 균형점 갖춘 닛산 알티마

입력 2020년02월21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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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 폭 두드러지는 디자인 및 주행성능
 -시선 자극할만한 신기술의 부재는 아쉬워


 소비자는 자동차를 구입할 때 다양한 조건을 따진다. 디자인과 성능, 각종 신기술을 중시하거나 주행패턴 및 거리에 따른 효율을 1순위에 두기도 한다. 브랜드 가치를 우선시하기도 하며 일부는 자기만의 기준을 쫓기도 한다. 결국 자신의 가치 판단에 따라 좋은 차가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닛산 알티마는 그런 점에서 상당히 균형감을 갖췄다. 가격이나 품질 등 다방면에서 최적의 균형점을 이루고 있어서다. "좋은 차"의 기준, 6세대 알티마를 시승했다.


 알티마는 여섯 번의 변화를 거쳤다. 1992년 출시한 1세대는 닛산의 대표적인 중형차였던 스탄자의 후속제품이었다. 미국시장을 겨냥해 디자인과 생산을 전부 미국 현지에서 했다. 이후 1994년 알티마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1997년 등장한 2세대는 북미시장에 집중하기 위해 고성능 엔진을 얹고 크기를 키웠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고, 인기에 힘입어 2001년 3세대가 나왔다.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되며 1년동안 20만 대 이상 팔렸고, 세계적으로 100만 대가 판매되면서 베스트셀링카 반열에 들었다.


 4세대는 2006년에 나왔다. 국내에 처음 선보인 알티마이기도 하다.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패밀리 세단을 지향했고, 닛산 최초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해 기술력을 뽐냈다. 2012년에 출시한 5세대는 동력계의 선택폭을 넓히고 합리적인 구성으로 가격경쟁력을 높였다. 6세대가 나오기 전까지 세계에서 팔린 알티마는 약 560만 대에 달한다. 

 ▲스타일&상품성
 6세대 알티마는 안팎의 변화가 크다. 전체적인 차의 형상부터 차이를 보인다. 구형 대비 길이와 높이를 각각 25㎜ 더 늘리고 낮췄다. 너비 역시 25㎜ 넓혀 보다 안정적이고 역동적인 자세를 보인다. 닛산 패밀리룩인 V모션 그릴은 더욱 과감해졌다. 두툼한 크롬 도금을 비롯해 범퍼 아래까지 길게 내려와 앞모양을 결정한다. 날렵한 헤드 램프와 함께 범퍼 끝을 날카롭게 다듬어 스포티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측면은 직선과 곡선을 적절히 섞은 캐릭터 라인이 특징이다. 앞뒤 도어손잡이 위치가 달라 동적인 느낌을 준다. C필러에는 유광 검정 패널을 이어붙여 지붕이 떠 있는 것 같은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후면은 파격적으로 시선을 끌었던 전면과 반대 이미지다. 테일 램프와 트렁크 주름, 범퍼 아래가 모두 단정하고 차분하다. 큰 불만은 없지만 일반 전구타입의 램프 속 구성은 라이벌과 비교해 아쉬운 부분이다.


 실내는 전작과 비교해 크게 개선했다. 수평 구조의 센터페시아와 낮은 대시보드가 차를 넓어 보이게 만든다. 돌출형 모니터와 크기가 작은 송풍구, 공조장치 버튼의 구성도 깔끔하다. 인포테인먼트 조작방식은 화면 터치형 및 안정적 수동 버튼형 두 가지 형태로 구성해 운전자 취향에 따라 조작 가능하다. 다만 크기와 형태가 요즘 차들이 선호하는 와이드 타입은 아니다. 

 센터터널 주변은 깔끔하다. 변속레버와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오토홀드 버튼은 단정하게 자리잡았다. 또 큼직한 컵홀더와 곳곳에 마련한 수납공간은 활용성이 높다. D컷 스티어링 휠은 손에 쥐는 맛이 좋다. 버튼은 다소 작아 주행중 가독성이 떨어진다. 계기판은 바늘과 디지털이 적절히 섞여 있다. 닛산의 특징인 저중력시트는 오랜 주행에도 안정적이고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뒷좌석은 넉넉하다. 2,825㎜의 휠베이스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무릎과 머리 위 공간 모두 여유롭고, 가운데 턱이 낮아 근거리 이동 시에는 성인 3명이 타도 좁지 않다. 2열 전용 송풍구와 USB 충전타입도 두 개나 마련해 편의성을 키웠다. 트렁크는 기본 436ℓ를 제공한다.
 

 ▲성능
 국내에 판매중인 알티마는 4기통 2.0ℓ 터보와 2.5ℓ 자연흡기 가솔린이 있다. 시승차는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4.9㎏·m를 발휘하는 2.5ℓ SL 테크 트림이다. 효율은 ℓ당 복합 12.8㎞다.

 초기 발진가속을 비롯해 저속에서의 스로틀 반응은 예민하지 않다. 차분하게 숨을 고른 뒤 부드럽게 출발하는 편이다. 여기에는 무단변속기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즉각 반응하는 듀얼 클러치와는 다른 성격이 온전히 드러난다. 그렇다고 변속기가 라이벌 대비 경쟁력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고속에서는 제실력을 한껏 발휘하면서 주행완성도를 높인다. 일정한 엔진회전수를 유지하며 피로도 없는 주행에 힘을 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효율도 꼼꼼히 챙겨 고속주행 시 트립컴퓨터는 ℓ당 17~18㎞라는 숫자를 보여줬다.


 자연흡기 엔진 특유의 시원스러운 가속감도 일품이다. 가속 페달을 힘줘 밟으면 적당히 들려오는 엔진음과 함께 차는 경쾌하게 달려나간다. 다운사이징 엔진에 맞춰 터보를 쥐어짜며 달리는 요즘 차들과는 차원이 다른 감각이다. 또 터보 지연현상에 신경쓰여 운전이 스트레스를 주는 일도 없다. 풍절음과 바닥 소음도 크지 않고 고속주행 안정성도 수준급이다.

 코너에서의 균형감도 놀랍다. 구형과 비교하면 몰라보게 달라졌다. 탄탄한 서스펜션이 차체를 움켜잡으며 깔끔한 코너링에 도움을 준다. 여기에 유연하면서도 정확한 핸들링 피드백 또한 기대 이상이다. 제법 잘 만든 스포츠 세단을 모는 것 같다. 긴 휠베이스 때문에 뒤가 곧잘 따라온다는 느낌은 받기 힘들지만 적어도 안정적인 코너 탈출은 기대할 수 있다.
 

 브레이크 성능은 옥에 티다. 답력이 일정하지 않고 잦은 가감속이 이뤄지면 쉽게 지치는 모습이다. 내 차로 오랜 시간 길들이면 모르겠지만 처음 알티마를 접한다면 제동력을 익히는 데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브레이크 외에 특별한 아쉬움은 없다. 인텔리전트 비상 브레이크와 어라운드 뷰 모니터, 차간거리제어, 차선이탈방지, 운전자 주의경보 시스템 등을 장착해 안전성을 확보했다.

 ▲총평
 일본차 불매운동이 장기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알티마를 검토하기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감정적 잣대에 따라 무조건 배제하기엔 아쉬운 차다. 제품 자체만 놓고 보면 흠잡기 어려울 정도로 합리적이고 완성도가 높아서다. 새 차다운 세련된 디자인과 개선된 파워트레인, 성능과 합을 맞추는 여러 부품들의 조화도 인상적이다. 역동적인 면모를 챙기면서 패밀리 세단으로서의 이상적인 역할도 수행한다. 물론 선택은 소비자 몫이다. 누군가에게는 고려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제법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신형 알티마의 판매가격은 2.5 스마트 2,990만 원, 2.5 SL 테크 3,590만 원, 2.0 터보 4,190만 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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