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미국 완성차 회사 속속 가동 중단
-이탈리아 소재 둔 차 회사 생산 올 스톱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도 가동 멈춰
코로나19가 대유행 단계에 접어들면서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생산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속속 공장 문을 닫으면서 올해 판매 및 전략에도 수정이 예상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 최대 자동차 기업인 폭스바겐은 이번 주부터 스페인과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이탈리아 등 유럽 남부에 터를 잡은 공장의 문을 닫았다. 이 외에 독일 등 다른 유럽 내 공장들도 가동 중단에 들어갈 예정이다.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CEO는 "올해는 매우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며 "큰 변수가 발생한 만큼 생산 중단에 따른 재정적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토요타 역시 영국과 프랑스, 체코, 터키 등 유럽 공장을 중심으로 생산을 멈췄고 PSA그룹은 19일까지 유럽 전역의 공장을 순차적으로 닫는다.
유럽 내 가장 많은 사망자와 확진자가 나온 이탈리아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자국을 대표하는 3대 슈퍼카 생산이 모두 멈춘 것. 이탈리아 북부 모데나에 위치한 페라리와 마세라티 공장은 물론 중북부 볼로냐에 있는 람보르기니 역시 공장 문을 닫았다. 국가의 이동 제한과 근로자 안전을 고려한 조치인데 주문 제작으로 소량 생산하는 차의 특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BMW는 유럽과 남아프리카공화국 공장 가동을 멈춘다. 올리버 집세 회장은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단결과 책임감 있는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BMW그룹은 향후 글로벌 자동차 수요를 예측해 생산 물량을 조절하는 등 유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도 유럽 공장 가동 중지 방침을 밝힌 상황이며 포르쉐는 근로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이번 주부터 최소 2주간 생산라인을 멈춘다. 또 롤스로이스는 다음 주부터 영국 공장을 닫는다.
미국도 분위기가 좋지 않다. GM은 전미자동차노조(UAW)와 코로나19에 대응해 생산을 줄이기로 합의하면서 30일부터 모든 북미 공장 문을 닫는다. 이 외에 포드는 미시간주 조립공장에서 근로자 1명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돼 잠정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또 19일 밤부터 30일까지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공장 가동을 멈추고 독일 쾰른과 자를루이스에 있는 공장 역시 생산을 잠정 중단했다.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도 18일 직원 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가동을 중단했다. 재개 시점은 방역 당국과 협의해 결정한다. 이와 함께 앨라배마 공장에서 엔진을 받는 기아차 조지아 공장 역시 19일부터 가동을 멈춘다. 두 공장에서 지난해 생산된 차는 약 60만 대 수준으로 생산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판매 하락과 상반기 실적 회복에도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주요 외신들은 셧다운 공포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의 이동 제한 조치가 이어졌고 부품 공급망 타격 및 원활한 생산에 한계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전체적인 소비 심리 하락으로 수요까지 큰 폭으로 줄어들자 아예 공장 문을 닫는 쪽이 더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대부분의 완성차 회사들이 생산을 멈추면서 전 세계 자동차 산업도 위축이 예상된다.
특히, 제조사와 얽힌 부품사를 비롯해 공급 물류 체계 전반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생산과 판매에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사람 손을 거쳐 물건을 만들어야 하는 자동차 특성상 큰 혼란에 직면했다며 올해 글로벌 자동차 생산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가 장기화 될 경우를 대비해 신중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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