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패밀리카로 직접 구매한,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입력 2020년03월29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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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워트레인 개선
 -프리미엄 패밀리 SUV로 진화

 랜드로버 디스커버리는 30년간 세계의 사랑을 받아온 SUV이다. 통상적으로 지금의 디스커버리를 디스커버리5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3세대다. 1세대인 디스커버리 시리즈1(1989~1989), 시리즈2(L318,1998~2004)를 시작으로 2세대인 디스커버리3(LR3,2004~2009), 디스커버리4(LR4,2009~2016)는 다양한 스페셜 에디션과 수많은 파워트레인 변화로 다년간 SUV 명가의 명맥을 이어왔다.

 디스커버리는 과거 력셔리 SUV인 레인지로버와 진정한 오프로더인 디펜더 밖에 없었던 랜드로버가 패밀리카로 대중들에게 좀 더 다가가기 위해 온오프로드 겸용으로 개발한 차종이다. 디스커버리는 북미시장에서 프리미엄 미드사이즈(mid-size) SUV로 분류돼 BMW X5, 벤츠 GLE, 아우디 Q7, 폭스바겐 투아렉, 볼보 XC90 등과 경쟁한다. 지난해 직접 구입한 랜드로버 디스커버리5 SD6 HSE 력셔리의 장기 시승 소감을 전한다.

 ▲디자인&상품성
 크기는 길이 4,970㎜, 너비 2,000㎜, 높이 1,850㎜, 휠베이스 2,920㎜이다. 폭과 높이가 높아 국내 도로와 주차장에서 주행할 때 제법 신경이 쓰인다. 외부 디자인은 디스커버리5로 변경되면서 과거 1, 2세대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미래지향적으로 살렸다. 첫 인상이 어색할 수 있지만 조금만 친해지면 어색함은 오히려 친근함으로 다가온다. 전면은 클램쉘 타입의 보닛라인으로 윗급인 레인지로버 라인들과 유사하다. 하지만 헤드램프에서 디스커버리5라는 것을 명확히 명시한다. 최근 출시된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경우도 디스커버리5와 유사한 헤드램프 라인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나빅 블랙(Narvik Black) 색상이 적용됐고, 그 아래 범퍼 가장자리에는 에어 인테이크, 하단부에는 LED 안개등이 장착됐다. 디스커버리5로 진화하면서 레인지로버 라인과 유사한 부분이 많이 적용됐다. 윈드 스크린은 소음 차단 기능에 티타늄과 은을 여러 겹으로 도포한 메탈릭 코팅이 사용돼 연한 보라색을 띈다. 적외선을 반사하고 더운 환경에서 차내를 시원하게 유지한다.




 측면부는 C필러 상단부 천장의 곡률이 살짝 높아지면서 D필러까지 흘러간다. 이전 세대부터 내려오던 디자인 아이덴티티다. 전면부와 후면부에서부터 시작되는 명확한 2개의 측면 보조 캐릭터라인은 벨트라인과 평행을 이루며 안정적인 느낌을 강조한다. 두텁게 보이는 C필러 디자인은 특정 각도로 기울여져 SUV의 강렬한 인상을 선사한다. 휠은 20인치의 10 스플릿 스포크 휠과 255/55 R20의 4계절 타이어가 조합됐다. 휠하우스 경계 부분은 우레탄으로 살짝 처리해 험로 주행 시 발생할 수 있는 차체 손상으로부터 보호한다.

 후면부도 이전 세대의 디자인 개성을 살려 비대칭 테일게이트를 적용했다 테일램프는 다소 사이즈가 크게 느껴지지만 실제로 브레이크등의 점등은 앙증맞게 점등된다. 오히려 트렁크 상단부의 보조제동등이 더 길게 점등된다. 리어와이퍼는 트렁크 상단의 스포일러 내부에 격납돼 있고, 머플러는 범퍼 안쪽로 내장됐다.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는 모두 LED를 사용하며, 주간주행등 활성화 시에는 테일램프의 면발광 후미등과 번호판등이 함께 상시 점등된다. 안전을 위한 설계다.




 실내는 2019년식으로 트림에 따른 변화는 2018년식과 큰 차이가 없다. 앞좌석은 16웨이 전동조절 시트에 열선과 통풍, 운전석 3인 메모리가 기본이다. 수납함 곳곳에 12V 파워 아웃렛과, USB 포트, USIM 포트, HDMI 포트까지 마련됐다. 계기반과 센터페시아는 각각 12.3인치 운전자 디스플레이와 10인치 터치스크린을 제공한다.

 내비게이션은 HERE 맵을 사용하고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카플레이가 준비됐다. USIM이나 와이파이 등 인터넷을 연결할 수 있다. 컵홀더에는 핸드폰 홀더도 마련돼 있다. 뒷좌석엔 열선과 통풍시트, 4존 온도조절 시스템을 갖췄다. 뒷좌석 시트는 다소 헤드레스트가 불편하고 등받이 각도가 적게 움직인다.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스마트기기와 미러링이 가능하다. 자녀들이 장거리 여행에서 지루함을 잊을 수 있는 부분이다. 3열의 2인 시트에는 열선시트가 적용됐고, USB 충전포트도 준비됐다. 도어트림의 경우는 손과 팔이 직접적으로 닿는 부위는 고급스럽고, 발과 다리가 닿는 부위는 내구성이 있는 재질로 나누어 고급스러움과 실용성을 모두 살렸다.





 ▲성능
 파워트레인은 V6 3.0ℓ 디젤 엔진으로 최고 306마력, 최대 71.4㎏·m의 힘을 낸다. ZF 8HP시리즈의 8단 자동 변속기와 조합되며 전륜 더블위시본과 후륜 멀티 링크를 갖췄다. 에어스프링 방식의 댐퍼, 전륜 4피스톤 대용량 브레이크 캘리퍼와 디스크를 통해 온·오프로드 승차감과 주행능력을 업그레이드했다.

 엔진을 깨우면 V6 디젤 엔진의 부드러운 엔진음이 들린다. 결코 나쁘지 않은 진동과 소음이다. 디스커버리5는 연식에 따라 Td6와 Sd6로 나뉜다. Td6는 2018년식까지의 싱글터보 3.0ℓ 디젤 엔진이고, Sd6는 2019년형부터 적용된 트윈터보 3.0ℓ 디젤엔진이다. 출력은 물론이거니와 진동과 소음이 다소 나아졌다. 정체 구간 시내 주행시 효율은 ℓ당 6.5㎞이고, 고속도로 주행 효율은 ℓ당 11.5㎞ 정도 나온다.  




 기어레버는 다이얼 방식이다. 간간히 브레이크를 밟고 기어 위치를 옮길 때 안전을 위한 시프트-락이 늦게 해제돼 걸리는 경우가 가끔 발생한다. 쉬프트락 기능이 다소 민감하다. 하지만 초기형 다이얼 방식과 다르게 D 모드에서 바로 시동을 꺼도 자동으로 P 모드로 변경되면서 다이얼 레버가 격납된다.

 냉각수 수온계가 정상 위치에 오르자 서서히 도로로 향한 디스커버리5의 첫 느낌은 "편안함"이다. 과거 1세대 시리즈1,2와 2세대 LR3, LR4도 이 정도의 편암함을 제공하진 못했다. 랜드로버에서 진정한 오프로더는 신형 디펜더에게 물려주고 디스커버리5는 편안한 프리미엄 패밀리카로 도약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온로드 주행에서는 에어스프링방식의 댐퍼와 ZF의 8단 변속기, 풍부한 토크감의 트윈터보 디젤 엔진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고급진 주행감을 선사한다. 랜드로버식 주행감은 노면의 충격을 잘 걸러내면서 시트로 전달되는 불편한 잡음을 편한 울렁거림으로 변화시켜 전달하는 것이다. 결국 노면의 충격을 기분 좋은 충격으로 변화시킨다. 상황에 따라 거칠거나 얌전하게 운전해도 큰 차체는 운전자에게 필요한 반응을 해준다. 차체 높이로 인해 다소 높은 속도로 경쾌한 운전을 할 경우 롤링이 제법 크게 느껴지긴 한다.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어시스트, 사각지대 어시스트, 클리어 엑시트 모니터링, 고속 비상 브레이크 시스템, 후방 차량 감지 기능 등이 탑재됐다. 고속도로 주행에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활성화하면 차선의 정 중앙을 유지하지는 못하지만 차선 이탈 방지 기능으로 차선 내 지그재그 운행 정도는 가능하다. 앞차와의 간격이나 멈춤 기능은 탑승객이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부드러운 동작이다.
 
 2019년식은 전륜 4피스톤의 대용량 캘리퍼와 디스크 사용으로 발열량에 있어 이전보다 조금 더 여유롭다. 후방에 트레일러나 캠핑카를 연결한 경우라면 큰 개선 효과를 느낄 수 있을 듯하다. 주행 완료 후 주차할 경우 시동을 끄면 여러 가지 기능이 주차모드로 변경되는 소리가 들린다. 컴프레셔 소음부터 몇몇 기능이 주차기능으로 활성화가 되기에 얼마동안은 작동소음이 발생한다.


 ▲총평
 랜드로버에서 디스커버리의 존재는 상징적이다. 레인지로버만 존재하던 력셔리 SUV를 대중화하기 위해 만들어낸 등급이다. 력셔리 SUV와 프리미엄 SUV의 중간 정도라고 보면 된다. 특히 2019년식 이후의 디스커버리5는 상품성 개선이 아낌없이 이뤄졌다. 랜드로버는 디스커버리5를 통해 끊임없이 랜드로버 SUV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디스커버리5 HSE 력셔리의 가격은 1억1,547만원(2020년형, 개소세인하분 적용)이다.

박재용(이화여대 미래사회공학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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