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싱크대·TV·침대까지 갖춘 레이 캠핑카를 만났다

입력 2020년03월31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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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자동차도 캠핑카로 튜닝 가능해진 결과
 -주차 등 캠핑카의 단점 지운 실속파 소비자 겨냥
 -세금 및 경차 혜택 모두 누릴 수 있어


 국토교통부가 지난 2월28일 자동차관리법 하위법령인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했다. 11인승 이상 승합차만이 아니라 모든 차종에 캠핑카 튜닝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따라 캠핑카시장이 모처럼만에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일반 승용차를 캠핑카로 개조하기 위한 소비자 욕구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런 흐름에 맞춰 캠핑카제작업체인 "카라반테일"이 특별한 차를 내놨다. 기아자동차의 대표 경차인 레이를 활용한 캠핑카다. "로디"라고 명명한 이 차는 레이를 기반으로 제작하는 컴팩트 캠핑카다. 새로 개정된 법을 적극 활용해 크고 우람한 캠핑카 대신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2인승을 추구하는 로디를 만든 것. 차의 매력과 가치를 살펴 보기 위해 최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카라반테일을 찾았다.

 이 회사가 경차로 캠핑카를 만들기로 마음먹은 계기는 2년 전 일본의 한 튜닝쇼 영향이 컸다. 작은 차도 충분히 넓고 활용도 높은 캠핑카로 만드는 모습을 보고는 한국 도입을 생각했다. 그러나 규제에 막혀 "그림의 떡"으로 여겼는데 튜닝 완화 정책이 발표되면서 생각을 실행에 옮겼다. 이후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 개발을 시작해 올해 로디가 세상에 나오게 됐다. 경차를 활용한 캠핑카 완제품 제작 및 판매는 카라반테일이 처음이다.

 로디는 폴란드어로 "아이스크림"을 뜻한다. 남녀소노 누구나 즐길 수 있고 달콤한 여행의 동반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차명을 정했다. 이름대로 로디는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캠핑카의 특징을 곳곳에 담았다. 겉모양은 일반 레이와 같다. 캠핑카라고 해서 크기를 부풀리거나 별도 장치를 추가하지 않았다. 그 결과 운전이 쉽다.


 실내는 반전매력을 보여준다. 1열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새로 구성했다. 2열과 트렁크 공간은 별도로 짜맞춘 수납장과 바닥으로 마무리했다. 간접조명과 터치 버튼도 갖췄다. 싱크대와 TV, 테이블은 물론 200V와 여분의 USB까지 충전시설도 넉넉하다. 무시동 히터를 포함해 실시간으로 전압을 확인해 과전류나 방전도 막는다. 

 시트는 머리받침대를 포함해 총 3단계로 분리 가능하다. 풀플랫 기능을 제공해 실내 전체를 평평하게 만들 수 있고, 등받이 각도를 조금 올리면 그럴싸한 좌식 의자도 완성된다. 박스카 구조 덕분에 실내에 앉아도 머리가 천장에 닿지 않는다. 또 190㎝의 성인이 누워도 모자라지 않는 넉넉한 침대공간을 확보했다.

 개발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을까. 회사측은 제작에는 큰 문제가 없었으나 강화된 안전기준이 발목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토부는 캠핑카 허용 차종을 늘리면서 안전성을 강화했다. 기존 액화석유가스시설(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전기설비(자동차안전기준) 외에 캠핑공간 비상탈출구 기준, 주행중 수납함 개폐방지, 취침시설 기준 등을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에 적합하도록 신설한 것이다.


 시트의 경우 여러 조각으로 분리하느라 안전벨트 기준을 새로 통과해야 했다. 벨트와 레일높이 등의 인증에 애썼고 지금은 모든 안전기준 승인을 받은 상태다. 행정상으로는 일반차도 튜닝이 가능하게끔 허용했지만 검사 세부 기준이 없어 시간이 지체되기도 했다. 현재는 일반도로를 달리기 위한 모든 조건을 충족한 상태이며 출고 대기중이다. 레이 캠핑카의 경우 4월중 본격적인 인도를 시작한다.

 사전계약 반응은 예상보다 좋다. 차 크기와 특성 상 젊은 소비자가 많지만 의외로 중장년층의 계약비율이 높아서 놀랐다는 후문이다. 회사는 2인승 캠핑카인만큼 부부들의 로망을 실현해주는 가장 현실적인 차라는 인식이 자리잡은 결과로 분석했다. 여기에 경차 혜택이나 세금 등은 전부 기존 레이 그대로 적용받기 때문에 부담없이 레저활동을 즐기기에 적합하다는 입소문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다.

 로디는 캐주얼 캠핑 성격으로 "차박"하기 좋은 입문형 캠핑카를 지향한다. 규제 완화를 적극 활용해 발빠르게 내놓은 결과물이며, 진입장벽을 낮춰 캠핑카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기본 편의품목에 따라 로디는 세 가지 트림이 있으며 판매가격은 1,780만 원부터 2,420만 원까지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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