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티볼리 안에서 집안일을? 인포콘 다뤄보니

입력 2020년04월09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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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능화된 커넥티드 서비스로 편의성 증가
 -매끄럽고 섬세한 가속 및 인상적인 정숙성
 -저공해차 인증으로 소소한 혜택 늘어나


 자동차는 점점 활용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단순히 A에서 B 지점으로의 이동을 도와주는 능력에서 벗어나 생활 속 필요한 역할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그 결과 차 안에서 실시간 교통정보를 확인하고 날씨를 예측하며 신문을 볼 수 있게 됐다. 심지어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으로 운전에 도움을 주고 차 안에서 간단한 결제도 가능하다. 완성차 회사들은 한걸음 더 나아가 현시대에 맞춘 다양한 기능을 속속 탑재하고 있다. 쌍용차는 신형 티볼리와 코란도에 커넥티드카 서비스인 "인포콘(INFOCONN)"을 신규 적용했다.

 상품성을 높이면서 라이벌보다 경쟁력 있는 메인 트림 가격을 책정해 가치를 높인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쌍용차가 만든 새 커넥티드 서비스가 과연 차를 타는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다 줄지, 사용법이나 활용도는 높을지 의문이 들었다.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새빨간 티볼리 키를 받아 시승에 나섰다.

 운전석에 앉아 가장 먼저 확인한 기능은 단연 인포콘이다. 인포콘은 크게 안전 및 보안, 정보, 즐길 거리, 원격제어, 자동차 관리로 나뉜다. 커넥티드의 장점을 살려 차와 관련된 전방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인다. 현장에서 만난 쌍용차 관계자는 "텔레매틱스의 편리함과 자체 제공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즐거움을 한꺼번에 누릴 수 있다"며 "경쟁 제품과 차별화되는 인포콘만의 강점"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안에는 인포콘 버튼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날씨를 비롯해 지니뮤직과 팟빵 스트리밍은 물론 네이버가 제공하는 뉴스, 영어 학습 등 오디오 콘텐츠 재생 기능을 즐길 수 있다. 원격제어를 비롯한 대부분의 서비스는 2년 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는 1만원 안팎의 별도 요금제 가입을 통해 이용이 가능하다. 

 기능이 있더라도 구현하는 과정이 복잡하면 쉽게 손이 가질 않는다. 결국 실용성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 있다. 인포콘은 스티어링 휠에 붙어있는 음성인식 버튼 한 번만 누르면 대부분의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 날씨와 뉴스, 곡 선정은 물론 간단한 검색 후 문자 메시지도 전송도 단번에 이뤄진다. 빠르고 높은 인식률이 사뭇 놀랍다. 누구나 쉽게 조작이 가능해 주행 중에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가전과 가스 등 가정의 각종 스위치를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홈 컨트롤(LG유플러스로 해당 서비스 가입 시 사용 가능) 기능도 갖춰 출근길이나 퇴근길, 집 근처에서 기능을 다루면 제법 유용할 듯하다.

 차에 내려서는 스마트폰 앱을 적극 활용했다. 평균 속도와 효율을 비롯해 운전 패턴을 분석하고 주행 가능 거리도 손쉽게 확인 가능하다. 원격으로 시동을 걸고 공조장치도 설정할 수 있다. 특히 내비게이션 목적지를 미리 입력하는 기능은 스마트폰에 익숙한 요즘 소비자들에게 최적의 기능으로 다가온다. 내 차의 주요 부품 이상 유무와 소모품 교체 시기를 체크하는 진단 기능은 덤이다.

 인포콘을 제외하면 2020년형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 지난해 6월에 나온 부분변경 티볼리의 모습과 동일하다. 각을 살린 LED 헤드램프와 유광 블랙 소재를 큼직하게 두른 앞 범퍼, 투톤으로 마무리한 지붕과 사이드미러를 비롯해 테일램프 및 트렁크에 붙인 티볼리 레터링까지 전부 동일하다.

 실내도 마찬가지다. 가장 먼저 시선이 가는 부분은 9인치 태블릿 타입 모니터다. 큼직한 화면으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공조장치를 비롯해 각종 버튼들도 화려하고 세련됐다. 계기판은 화려한 그래픽과 깔끔한 UI 덕분에 자꾸만 시선이 향한다. 스티어링 휠도 가볍거나 저렴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두툼한 가죽으로 감싸 그럴듯하고 손에 쥐는 맛도 좋다. 

 한 가지 추가된 부품이 있다. 바로 천장에 붙은 SOS 버튼이다. 긴급한 조치가 필요할 때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상담사와 연결되고 발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이 외에도 에어백 전개 알림 서비스를 새로 추가했다. 사고 시 에어백이 펼쳐지면 종합 센터에서 사고를 감지하고 약 3회 정도 운전자와 연락을 시도한다. 이후에도 반응이 없으면 바로 구난 서비스가 들어간다. 에어백 전개 알림 서비스는 업계 최초로 10년 무상 제공된다.

 시트 포지션은 제법 높다. 다만 센터터널이 낮아서 상대적으로 실내가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준다. 8가지 방향을 움직일 수 있는 운전석 전동 시트와 4방향으로 조정 가능한 요추지지대도 마음에 든다. 시트는 천연가죽을 활용했고 실내 색상은 버건디 투톤, 소프트그레이, 블랙의 세 가지를 제공해 선택 폭을 넓혔다. 2열 공간은 무난하며 트렁크는 기본 427ℓ를 제공한다. 두 단락으로 나눌 수 있고 가운데 칸막이도 세울 수 있어 활용성은 제법 높다.

 시승차는 4기통 1.5ℓ 가솔린 터보 엔진을 넣어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26.5㎏·m를 낸다. 해당 엔진은 토크 반응과 효율을 높이고 친환경 개선을 통해 저공해차 3종 인증을 받았다. 혼잡통행료 면제를 비롯해 공영주차장 할인 등 소소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엔진과 합을 맞추는 변속기는 아이신사의 3세대 6단 자동변속기다. 파워트레인 조합은 차를 이끌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다. 

 가속페달 압력에 맞춰 빠르고 경쾌하게 속도를 올리고 차는 가뿐하게 질주한다. 일상 주행을 비롯해 고속 영역에서도 힘겨워 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운전 모드별 차이는 크지 않다. 스포츠라고 해서 극단적으로 차의 세팅이 달라져 반전을 연출하지는 않는다. 상황에 따라 조절하면 조금 나은 스로틀 반응과 묵직한 스티어링 휠 감도를 경험하는 수준이다.

 역동적인 주행보다는 여유를 갖고 장거리 크루징 시 매력이 돋보인다. 2020년형으로 오면서 차선중앙유지보조(CLKA) 기능을 전 트림에 기본 적용했기 때문이다. 시속 60㎞가 넘어가면 활성화되고 차선을 벗어나도 부드럽게 위지를 잡아줘 부담스럽지 않다. 이 외에도 앞차출발알림과 안전거리경보, 긴급제동보조, 스마트하이빔, 능동형 크루즈컨트롤 등을 포함한 13개 기능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주행안전 보조시스템 "딥컨트롤"도 운전에 믿음을 준다.

 특히 10.25인치 크기의 디지털 계기판은 활성화된 기능을 확인하는 데에 큰 만족을 준다. 총 7가지 테마로 바꿀 수 있고 속도계와 엔진회전수, 이 외에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나눠 보여주기 때문에 직관성이 상당하다. 또렷한 숫자와 글씨체를 바탕으로 세련된 감각을 잘 살린 티볼리의 킬링 포인트가 분명하다. 이와 함께 한 체급 위에 있는 차를 모는 것 같은 고급감도 줄 수 있다.

 2020년형 티볼리는 눈에 보이는 파격적인 변화보다는 최신 흐름에 맞춰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기능을 개선하고 추가했다. 그중 하나인 커넥티드카 서비스 인포콘은 높은 만족으로 사용하는 내내 입가에 미소를 띠게 했다. 스마트폰 앱으로 조작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부터 간편한 사용법, 높은 음성인식률, SOS 긴급 구난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앞으로의 자동차가 보여줄 가치와 활용성을 이상적으로 표현했고 쓰임새 높은 현실적인 커넥티드카의 모습을 잘 보여준 차가 티볼리다. 

 티볼리의 판매 가격은 가솔린 V:1(M/T) 1,640만원, V:1(A/T) 1,796만원, V:3 1,999만원, V:5 2,159만원, V:7 2,235만원이다. 디젤은 V:3 2,219만원, V:5 2,379만원, V:5 2,455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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