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무난함이 매력, 르노삼성 QM6 2.0dCi 4WD

입력 2020년04월17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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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합리적인 구성과 가격
 -다루기 쉬운 담백한 주행감각 돋보여


 국산 중형 SUV 경쟁이 치열하다. 기아차 완전변경 쏘렌토가 인기몰이 중이고 현대차 싼타페 역시 2분기 부분변경을 앞두고 있다. 국산 SUV 구입을 염두에 두고 있는 소비자는 저절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완성차 업체들은 차별점을 내세우기 위해 최신 기술을 가득 탑재하고 소비자를 유혹 중이다. 그중 첨단 기능은 상품성을 높이기에 가장 유용하지만 "과유불급"일 때도 있다. 껑충 올라버린 가격표를 보고 있으면 사뭇 놀라움과 황당함을 느낄 수도 있다. 

 르노삼성 QM6는 라이벌 신차에 비해서는 시간이 제법 흐른 차다. 그렇다고 올드하거나 고리 따분한 차는 아니다. 오히려 부분변경과 연식변경을 꾸준히 거쳐 꼭 필요한 기능만 알차게 집어넣고 가격 거품을 크게 줄인 게 특징이다. 상향평준화된 요즘 제품 특성에 맞춰 기본적인 성능과 기능에 있어서도 뒤처지지 않는다. 시장에 건재함을 드러내기 위해 찾아온 하얀색 QM6와 함께 본격적인 실력 검증에 나섰다.

 ▲성능
 QM6 디젤은 배기량에 따라서 4기통 1.7ℓ와 2.0ℓ 두 종류로 나눴다. 가솔린과 LPG 트림의 판매가 높지만 디젤을 소홀히 하지 않고 서로 다른 엔진으로 선택지를 마련했다는 점은 마음에 든다. 그중 시승차는 2.0ℓ 버전으로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38.7㎏·m를 발휘한다. 라이벌과 비교하면 숫자가 조금 부족하지만 가속페달을 밟고 주행을 시작하면 차이를 경험하기 힘들다. 

 차는 초반에 실내로 들리는 디젤 소리만 제외하면 크게 거슬리거나 불편함 없이 편안한 감각을 제공한다. 천천히 도로 흐름에 맞춰서 스로틀을 열면 아무렇지 않게 원하는 속도에 차를 올려놓는다. 과정이 짜릿하거나 강력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답답한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 차의 컨셉트를 생각하면 큰 단점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디젤차 특유의 펀치력보다도 고속에서의 매끄러운 회전 질감이 더 인상적이다. 차분하게 숨을 고르면서 우직하게 뻗어나간다. 스로틀을 끝까지 열면 출력이 한계를 드러내지만 자주 사용하는 속도 구간은 물론 고속도로에서 정속 주행을 이어나가면 큰 불만이 없다. 레드존에 가까워져도 거친 소리는 쉽게 듣기 힘들다. 실제로 르노삼성은 기존 디젤 SUV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던 정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소음 유입 가능성이 있는 펜더와 대시는 물론 서브프레임부시와 엔진 배기 히트 실드 부분에 차음재를 보강하고 재질을 개선했다.

 앞 맥퍼슨스트럿, 뒤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무난하다. 반응은 대체로 부드럽고 차분하지만 불규칙한 도로를 만나면 금세 탄탄하게 차체를 잡아준다. 통통 튀거나 가볍게 떠 있는 감각과는 정 반대다. 노면 상황에 상관없이 고른 주행을 도와줘 만족스러운 승차감을 완성한다. 여러모로 굽이치는 고갯길보다 고속 크루징에서 제 능력을 발휘하는 이유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내는 안전장비들도 준수한 실력을 가졌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차간거리경보시스템(DW), 자동긴급제동시스템(AEBS), 보행자 감지 기능 등이 유기적으로 작동해 안전한 운전을 유도했다. 다만 차선을 벗어났을 경우 알아서 스티어링 휠을 돌려 원위치 시켜주는 차선이탈방지의 부재는 아쉽다. 

 ▲상품성
 QM6가 출시된 지 수년이 흐른 만큼 겉모습은 눈에 익숙하다. "ㄷ"자 형태의 주간주행등부터 LED헤드램프, 큼직한 그릴 형상도 마찬가지다. 범퍼를 비롯해 곳곳에는 크롬도금 사용을 늘려 화려한 느낌을 강조했고 보닛에는 깊은 주름을 넣어 차의 존재감을 키웠다. 뒤는 가로로 긴 테일램프와 단정한 범퍼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특징을 찾아보기 힘들다. 한편에 붙은 dCi 배지만이 차의 성격을 가늠할 수 있는 유일한 척도다.

 실내는 빠짐없이 넣은 구성이 눈여겨볼 만하다. S링크 8.7인치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여전히 흥미롭고 통풍 시트 및 스티어링 휠 열선과 같은 선호 품목도 알뜰히 챙겼다. 한편에는 스위치로 구동방식을 바꿀 수 있는 버튼을 마련했다. 네바퀴굴림 락과 오토, 앞바퀴굴림 등 세 가지 타입으로 제공한다. 

 12개의 스피커로 무장한 보스 서라운드 시스템과 5가지로 바꿀 수 있는 무드등도 실내 분위기를 살린다. 이 외에도 르노삼성의 최상위 플래그십 브랜드인 프리미에르를 확대 적용해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혔다. 여기에는 프리미에르 전용 19인치 투톤 알로이 휠과 이중접합 차음 글래스, 블랙 또는 그레이 퀼팅나파가죽시트, 앞좌석 프레스티지 헤드레스트, 인조가죽커버 및 블랙 스티치가 기본이다.

 중형 SUV답게 공간 활용성은 높은 편이다. 큼직한 4개의 컵홀더를 비롯해 글러브박스와 콘솔박스, 도어 안쪽 수납도 넉넉하다. 2열은 면적이 넓은 시트가 인상적이다. 이와 함께 단점으로 지적됐던 등받이 각도 조절도 두 단계로 마련해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컵홀더와 열선 기능, USB 포트와 송풍구 등 필요한 기능도 알차게 마련했다. 트렁크는 기본 676ℓ이며 2열 폴딩 시 최대 1,690ℓ까지 늘어난다.

 ▲가격 경쟁력
 르노삼성 QM6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에서 나온다. 개소세 인하분을 적용한 QM6 2.0dCi 4WD의 가격은 3,188만원부터 3,787만원 사이에 책정돼 있다. 네바퀴굴림 및 디젤 기준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차 쏘렌토의 경우 트림이 세분화돼 시작 가격은 살짝 낮다. 하지만 중간급을 넘어서면 상황이 달라진다. 상급 트림의 경우 비슷한 편의 및 안전 품목을 넣으면 가격은 4,000만원대에 육박한다.

 특히 QM6는 최근 몇 달 구매자를 대상으로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옵션이나 용품, 보증연장 등을 선택할 수 있게 최대 150만원 상당의 구입비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또는 최대 50만원의 현금 지원 혜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외에도 10년이 경과한 노후차 보유자는 기존 차의 브랜드 구분 없이 30만원의 혜택을 추가로 제공한다. 선택품목 비용이 절약되고 여러 가지 중복 할인을 더하면 라이벌과 가격차이는 더 벌어진다. 

 ▲총평
 르노삼성 QM6 2.0dCi 4WD는 무난함이 강점으로 다가오는 차다. 밋밋하거나 싱겁다는 뜻은 아니다. 성능을 비롯해 구성과 세그먼트가 갖는 특징까지 전체적으로 이상적인 균형감을 맞춘 모습이다. 그만큼 어느 한 부분 모난 곳 없이 탑승자 전체의 고른 만족을 준다. 마치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거품 적당히 눈 덮인 맥주가 떠오른다. 

 여기에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백만원 차이가 나는 가격표를 보고 있으면 QM6가 다시 보일 수 있다. 물론 라이벌 신형과의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겠지만 그렇다고 기능이 부족하거나 빠지는 건 더더욱 아니다. 갈수록 높아지는 차 값에 지쳐 합리적인 구성을 갖춘 가성비 좋은 중형 SUV를 찾는 소비자라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QM6 2.0dCi 4WD의 가격은 개소세 인하 기준 RE 3,188만원, RE 시그니처 3,507만원, 프리미에르 3,787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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