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함께 하는 즐거움, 미니 JCW 클럽맨

입력 2020년04월23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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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럿이서 같이 즐기는 유쾌한 드라이빙
 -운전모드에 따라 최적화된 주행감각


 미니는 운전 재미와 즐거움, 날렵한 핸들링이 기억에 남는 브랜드다. 고카트 감성을 대중화 시키는 데에 앞장섰으며 고성능 해치백의 표준이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좁은 공간과 무거운 스티어링 휠, 딱딱한 서스펜션 등은 늘어나는 소비자를 모두 흡수하기에 한계를 보였다. 미니는 브랜드 장점을 수용하고 소비자 요구를 꾸준히 받아들였다. 세대를 거듭한 노력의 결과물로는 클럽맨이 꼽힌다. 활용 가능성을 넓힌 미니이자 신규 소비자 확대에도 기여한 차종이다.

 미니는 클럽맨을 심심한 차로 만들고 싶어 하지 않았다. 브랜드 강점을 고스란히 녹이면서 폭넓은 사람들이 운전의 즐거움을 경험하기를 원했다. 그렇게 탄생한 차가 미니 JCW 클럽맨이다. 신형은 승차감과 본격적인 주행 사이를 적절히 조율해 팔색조 매력으로 다시 태어났다. JCW와 클럽맨의 합작품이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진가와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차를 마주했다.

 ▲디자인&스타일
 겉모습은 미니다운 귀엽고 아기자기한 인상을 살펴볼 수 있다. 동그란 LED 헤드램프와 크게 입을 벌린 그릴, 바짝 치켜 올린 A필러 형상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옆은 독보적이다. 길게 늘린 길이와 휠베이스가 낮은 차제와 어우러져 독특한 느낌을 구현한다. 마치 왜건을 보는 것 같지만 개성있는 미니 디자인 덕분에 올드하거나 지루하지 않다. 뒤는 영국 국기 모양의 테일램프를 적용해 기존 제품과 차별화했다. 클럽맨의 오랜 헤리티지인 양문형 트렁크는 그대로다. 알파벳 레터링도 큼직하게 붙어있어 존재감을 알린다.

 JCW만의 포인트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높아진 엔진 출력을 위해 추가로 적용한 라디에이터 및 재설계된 커다란 냉각 공기흡입구가 역동적인 분위기를 강조한다. 또 JCW 스트라이프 및 곳곳에 붙인 JCW 로고를 통해 고성능 제품만의 특색을 표현했다. 이외에도 각진 형태로 새롭게 디자인돼 공기역학 및 연료 효율이 개선된 사이드 미러, 선 처리가 더욱 명확하고 간결해진 19인치 JCW 경합금 휠, 차의 너비와 존재감을 강조한 배기구와 범퍼가 차의 성격을 암시한다.

 실내는 실용성을 바탕으로 편의 품목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먼저 아이폰을 차에 무선으로 연결해 다양한 기능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무선 애플 카플레이를 도입했다. 구성이 깔끔하고 기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의 분리 및 연동성도 훌륭하다. 이 외에 변속 레버는 전자식으로 바뀌었고 2열 탑승자를 배려해 전용 송풍구와 USB 타입 C 포트를 두 개나 마련했다. 듀얼 선루프와 휴대폰 무선 충전 장치,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선호 기능도 꼼꼼히 챙겼다.

 JCW만의 특징으로는 빨간색 스티치로 멋을 낸 두툼한 스티어링 휠이 눈에 들어온다. 길게 고개를 내민 패들 시프트와 함께 계기판 안쪽에도 빨간색 및 체커기로 포인트를 줘 자꾸만 시선이 머문다. 헤드레스트 일체형 버킷 시트는 한번 앉으면 좀처럼 내리고 싶지 않을 정도다. 

 알칸타라와 가죽이 적절히 섞여 고급스럽고 몸을 지지해 주는 능력도 뛰어나다. 크롬과 블랙 하이그로시, 탄소섬유 패턴으로 마감한 소재의 조화는 값비싼 차를 타고 있다는 만족을 주기에 충분하다. 음질이 좋은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과 도어 패널 안쪽에서 빛을 내는 무드등도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 연출에 한몫한다.

 2열은 클럽맨이 가진 핵심 포인트 중 하나다. 지상고가 낮고 도어가 열리는 각도가 넓어 탑승이 한결 편하다. 시트 크기나 머리 위 공간은 크게 답답한 느낌을 받기 힘들다. 1열에 탑재한 일체형 버킷시트의 경우 등받이 부분을 안쪽으로 깊게 파 놓아서 무릎 공간도 여유롭다. 도어 안쪽 수납함을 비롯해 가운데 턱도 높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쓰임새가 좋은 2열이다. 양문형 냉장고를 열듯이 활짝 열리는 트렁크의 경우 기본 360ℓ의 적재 공간을 제공하며 분리식 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최대 1,250ℓ까지 확장할 수 있다. 양 끝과 바닥, 트렁크 도어에도 여유 적재 공간을 마련해 활용 가능하다.

 ▲성능
 신형 JCW 클럽맨은 4기통 2.0ℓ 트윈파워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306마력, 최대토크 45.9㎏·m를 발휘한다. 기존 대비 75마력 높아진 수치이며 8단 스텝트로닉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9초에 불과하다. 안전 최고속도는 시속 250㎞다. 효율은 복합 기준 ℓ당 10.0㎞(도심: 8.9㎞/ℓ, 고속도로: 11.7㎞/ℓ)를 달성했다.

 시동을 켜면 거칠고 굵은 소리를 내지르며 출발 준비를 알린다. 하지만 금세 숨을 고르고 조용히 자세를 낮춘다. 노멀 모드에서는 이렇다 할 자극이 덜하다. 조용하고 차분한 승차감으로 탑승자 모두의 고른 만족을 준다. 변속 시점도 부드럽다. 기어비가 길고 헐렁하다는 뜻은 아니지만 최대한 낮은 rpm에서 단수를 바꿔 매끄러운 주행감에 도움을 준다. 지금까지 알고 있던 JCW의 편견을 잊어버릴 수 있고 운전에 대한 피로감은 저절로 줄어든다. 

 반대로 스포츠 모드에서는 미니 특유의 성격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전체 라인업 중에 무게가 제법 나가지만 운전 재미에는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도로 위 잔 진동은 온몸으로 느낄 수 있어서 노면 상태 파악에 도움이 된다. 예민해진 서스펜션과 민첩한 변속기도 흥분을 부추긴다. 차의 크기와 길이, 성격은 기억 속에 사라진다. 여느 미니와 마찬가지로 운전에만 집중하고 입가에 미소가 생길 뿐이다.

 브레이크는 예리함과 거리가 멀다. 초기 반응이 강하지 않아서 페달을 몇 번 밟아보면서 적응해야 한다. 차선을 따라 일정하게 브레이크를 밟고 코너 끝에서 강하게 차에 제동을 걸면 앞쪽 접지력을 높일 수 있다. 세단과 맞먹는 휠베이스 때문에 꽁무니가 따라온다는 느낌은 받기 힘들지만 오히려 긴 차체의 장점을 살려 안정적인 자세로 포물선을 그린다. 그만큼 속도가 빠르고 진입각이 큰 상황에서도 롤은 거의 없고 스티어링 휠에서 오는 이질감도 적다. 

 네바퀴굴림 시스템은 각 바퀴에 접지력을 고르게 분배해 안정적인 그립을 유도한다. 차 크기에 비하면 과분할 정도로 듬직한 235㎜급 콘티넨탈 타이어도 바닥을 움켜쥐고 달리는 일등공신이다. 소리는 엔진음과 배기음 본연의 감각에 집중했다. 강하게 터보를 쥐어짜면서 팝콘을 튀기거나 천둥이 치는듯한 요란함과는 거리가 멀다. 스로틀 양에 맞춰 자연스럽고 매력적인 사운드가 꾸준히 귓가에 울린다. 물론 밖에서는 제법 큰 소리로 주변 시선을 끌 수도 있기 때문에 주택가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총평
 JCW 클럽맨은 거칠게 운전할 수 있고 높은 속도로 코너를 돌아나갈 수 있다. 그리고 어떤 JCW보다 더 편하고 주행감도 좋다. 작고 활기 넘치는 핫 해치가 아니지만 장난기 넘치는 모습은 여전하다. 여기에 누가봐도 시선을 자극할만한 세련미도 갖췄다. 화려한 스타일과 새로운 테일램프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편의 품목, 널찍한 공간까지 갖춰 아내를 설득하기에도 문제없다. 멋을 위한 패션카나 오로지 달리기에 집중한 고성능 차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운전의 재미를 위한 차 특성은 변함없이 남아 있다. 전천후 만능 미니를 원한다면 JCW 클럽맨이 답이다. 개소세 인하분을 적용한 가격은 5,70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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