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에 '생즉사 사즉생' 요구한 산은…마힌드라 책임도 강조

입력 2020년06월17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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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산업은행이 쌍용차에 지속가능성을 입증하라고 강하게 압박했다. 발을 빼려는 대주주 마힌드라에도 책임을 강조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17일 간담회에서 쌍용차를 두고 "생즉필사 사즉필생"이란 문구를 인용했다. "쌍용차가 아직도 살려고만 하고 진지하게 모든 걸 내려놓고 고민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동걸 회장의 평가다. 심지어 이 회장은 "이런 상태에서 과연? 이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직설을 던졌다.

 그는 "쌍용차 노사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진지하고 솔직하게 고민하길 바란다"며 "많은 노력을 보이고 있지만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산은 자금지원을 기대하는 쌍용차에 지금 상태로는 안된다고 경고를 날린 것이다. 쌍용차는 노조 임금 동결이나 구로 서비스센터 등 자산매각 등의 자구안을 실행하고 있다. 그러나 13분기 연속 적자 흐름을 돌리고 미래를 담보하기엔 부족하다는 것이 산은의 판단이다.

 쌍용차는 계속된 판매 부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며 경영난이 더 심해졌다. 그나마 믿던 구석인 대주주 마힌드라도 본사 경영난을 이유로 대며 손을 들어버렸다. 이제 쌍용차는 산은을 바라보고 있다. 직접적으로는 7월에 만기 돌아오는 900억원 대출 문제가 있다. 이에 더해 외국계 차입금 상환용 자금이나 신차 개발비 등도 필요하다.

 산은은 일단 쌍용차는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경영에 문제가 있는 회사라는 것이다. 기존 대출 만기 연장에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산은은 다른 기관과 협의가 되면 기존에 나간 자금을 회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점에서 산은은 대주주 마힌드라 앞으로 전제조건을 붙였다. 외국계 금융기관 대출이 만기연장되도록 나서달라는 얘기다. 마힌드라가 보증을 선 외국계 차입금 약 2천억원이 당장 이달부터 단계적으로 상환 기한이 도래한다.

 이동걸 회장은 "마힌드라가 최선을 다 해온 데 고마움을 표하며, 인도에서 어려운 상황임을 알고 있지만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주길 기대하고 촉구한다"고 힘 줘서 말했다. 최근 발을 빼는 듯한 메시지를 흘리는 마힌드라에 대주주로서 책임을 다 하라고 일침을 놓은 것이다.

 이 회장은 쌍용차 지속가능성을 화두로 꺼냈다. 그는 "산은이 돈만 넣으면 기업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돈과 함께 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스스로 "좀 세게 얘기했나"라고 말을 할 정도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솔직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쌍용차를 두고 정부의 고민이 깊다. 재무적 측면 뿐 아니라 종합적인 고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술 경쟁력이 뛰어나진 않지만 자동차 연구개발부터 제조, 판매까지 모두 할 수 있는 완성차 업체라는 점, 직접적으로는 5천명, 많게는 더 많은 규모의 고용이 달려있다는 점 등을 두고 다양한 검토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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