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신흥 강자의 등장, 링컨 코세어

입력 2020년06월25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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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실내, 다양한 편의기능 탑재
 -세단 같은 편안하고 안락한 주행 인상적


 포드의 프리미엄 브랜드 링컨의 전략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중후한 세단 이미지를 벗어나 대세로 떠오른 SUV 시장을 잡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대대적으로 차명을 바꾸고 다양한 세그먼트에 걸쳐 신차를 쏟아내고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그 결과 내비게이터를 시작으로 에비에이터와 노틸러스 등 제법 탄탄한 라인업도 갖췄다. 반면 중형 세단인 MKZ는 단종 절차를 밟고 있으며 컨티넨탈이 유일한 세단으로 남겨진 상황이다. 

 하지만 링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SUV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다. 라이벌의 선택지가 늘어났고 세단 명가라는 이미지가 잔상처럼 남아있기 때문이다. 링컨은 정면돌파 수단으로 입문형 SUV 코세어를 내세웠다. 미국식 프리미엄과 실용성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를 위해 진입장벽을 낮추고 알찬 상품성을 갖춘 게 특징이다. 코세어가 포화상태인 콤팩트 SUV 시장에서 어떤 가치를 보여줄지 직접 확인해봤다.

 ▲디자인
 코세어는 길이 4,585㎜, 너비와 높이는 각각 1,885㎜, 1,630㎜를 가진 소형 SUV다. 현대차 투싼과 비슷한 크기이며 휠베이스는 2,710㎜로 라이벌과 비슷한 수준이다. 코세어는 크기에서 오는 압도적인 존재감보다는 차를 꾸미고 있는 각 세부 요소에서 빛을 발휘한다. 링컨 패밀리-룩으로 자리 잡은 사각 그릴은 크롬 장식으로 마무리해 멋을 더하고 거대한 링컨 로고는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어 시선을 자극한다. 

 단정한 헤드램프는 키를 소지한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면 스르륵 빛을 내며 고급 감성을 더한다. 참고로 램프는 분리형 방향지시등을 비롯해 아래에 붙은 안개등까지 전부 LED가 들어간다. 안쪽으로 살짝 파고든 앞 범퍼는 공기흡입구 크기를 줄이고 은색 장식으로 마무리해 차분한 도심형 SUV 느낌을 나타냈다.

 옆은 다른 링컨 차들과 마찬가지로 분리형 사이드미러와 코세어 레터링이 눈에 띈다. 보닛 끝에서 시작해 가로로 길게 이어진 굵은 캐릭터 라인과 물결치듯 굴곡진 도어의 조합은 화려함을 강조한다. 뒤로 갈수록 완만하게 내려앉은 유리창과 루프는 에비에이터에서 봤던 형상과 유사하다. 상대적으로 점잖고 우아한 감각을 잘 표현했다.

 뒤는 정갈하다. 트렁크 가운데에 붙은 얇은 링컨 알파벳과 가로로 쭉 뻗은 테일램프 덕분이다. 우주선처럼 길게 이어진 제동등의 모습이 신비감을 불러일으킨다. 램프 전체가 트렁크에 붙어있기 때문에 안전 규정을 고려해 범퍼 아래에는 여분의 제동등 및 방향지시등을 달았다. 트렁크를 활짝 열었을 경우 자동으로 아래쪽 램프가 역할을 대신한다. 이 외에 양쪽에 위치한 두 개의 배기구와 은색 디퓨저 장식은 뒤태의 또 다른 포인트다.

 실내도 링컨 브랜드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곳곳에 넣은 크롬도금과 유광 블랙 패널의 향연이 펼쳐지며 화려함은 절정을 향해 달린다. 디지털 계기판과 조명을 넣어 감각적인 스티어링 휠, 8인치 LCD 터치스크린,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구성에서는 부족함을 찾기 힘들다. 전자식 변속기를 비롯해 공조장치 버튼은 센터터널에서 살짝 떠 있는 모습인데 흥미롭고 독특한 인상을 풍긴다. 

 편의 품목으로는 대표적으로 서브 우퍼를 포함해 차내 전략적으로 배치된 14개의 레벨 스피커와 파노라마 썬루프, 통풍시트, 휴대폰 무선충전 장치 등이 있다. 알찬 구성은 마음에 들지만 쓰임새는 다소 아쉽다. 물리버튼과 터치가 뒤섞여 있어서 자칫 혼동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시트 조절은 물리 버튼이지만 요추지지대는 터치로 구성했다. 또 바람세기는 다이얼로 조작해야 하지만 송풍구를 켜고 끄는 버튼은 화면 속 터치로 가능하다. 체계적이지 않은 기능 활성화 버튼이 다소 불편하게 다가온다. 

 2열은 무난하다. 무릎과 머리 위 공간 모두 넉넉하고 등받이 각도 조절을 통해 한층 안락한 착좌감을 연출할 수 있다. 가죽의 질과 시트의 마감이 훌륭하고 컵홀더, 송풍구 각종 충전 소켓 등 편의 품목도 남부럽지 않게 마련했다. 2열은 60:40 방식을 제공한다. 간단한 버튼 조작만으로도 접히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다. 풀-플랫은 아니지만 튀어나오는 부분이 적어 차박도 무리 없이 가능하다. 참고로 트렁크는 기본 750ℓ를 제공하며 2열을 모두 접으면 두 배 정도 넓어진다.

 ▲성능
 코세어는 직렬 4기통 2.0ℓ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38마력, 최대토크 38.7㎏·m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8단 셀렉트시프트 자동 변속기가 맞물리고 전륜구동 기반 네바퀴굴림 시스템을 지원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정숙성이다. 시동을 걸고 도심 속 주행을 이어나갈 때 차는 숨을 죽이고 차분히 질주한다. 

 실제로 링컨은 코세어를 만들면서 편안한 안식처를 제공하기 위해 정숙성에 모든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엔진룸의 대시보드를 적용해 소음을 최소화했고 2중 접합 유리와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기능을 추가해 조용한 실내 공간을 연출했다. 탑승자가 몸으로 느끼는 차이는 상당하다. 외부 세상과 단절된 듯한 극도의 조용함을 보여주고 급히 속도를 올려도 엔진음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최고급 세단에서 느꼈던 정숙성을 소형 SUV에서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 신기하다.

 여기에는 파워트레인 합이 한몫했다. 소리 없이 강하게 힘을 내는 엔진과 부드럽게 단수를 오르내리는 변속기 세팅이 일품이다. 추월 가속이나 급하게 속도를 올려야 하는 상황에서도 차는 침착하고 발 빠르게 대처한다.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급하게 바늘이 튀는 현상은 드물다. 그만큼 탑승자는 시종일관 안락하고 차분한 주행 감각에 몸을 맡기고 이동이 가능하다.

 감각적으로 고요하게 밀고 나가는 능력 때문인지 수동모드에 두고 차를 빠르게 조작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그만큼 rpm 활동폭이 적은 에코 모드에서의 만족이 조금 더 강하다. 스티어링 휠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묵직하면서 단단하고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정직하게 몸을 튼다. 무르거나 반응이 여유로워 답답했던 옛 미국차 감성을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탄탄한 세팅이 마치 유럽차를 모는 것 같은 착각도 든다. 기세를 몰아 운전 모드를 스포츠로 돌렸다. 스로틀의 반응이 예민해졌고 차는 한결 시원하게 질주한다. 하지만 그 이상은 아니다. 파워트레인이 극적으로 성격을 바꾸거나 주행에 합을 맞추는 부품들의 변화가 크지 않다.

 어댑티브 서스펜션은 승차감 위주로 초점이 잡혀있어 역동적인 운전과는 거리가 멀다. 롤도 심하고 한계가 쉽게 드러나 조금만 무리해서 스티어링 휠을 꺾으면 금세 자세가 무너진다. 브레이크도 답력의 제공 범위가 일정하지 않다. 초반에는 느긋한 반응을 보이다가 뒤쪽으로 갈수록 제동력이 몰려 급히 차를 잡아 세운다. 운전자는 물론 탑승자도 당황스러울 수 있다. 소프트웨어 개선만으로도 일부 조정이 가능한 만큼 제동력은 손을 볼 필요가 있겠다.

 여러 상황을 비춰볼 때 코세어는 굽이치는 산길보다는 장거리 크루징에 더 적합한 미국산 SUV다. 여기에는 운전자 보조기능인 링컨 코-파일럿360 플러스가 큰 역할을 차지한다. 구성은 크게 액티브 파크 어시스트 플러스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회피 조향 보조 시스템,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으로 나뉜다. 링컨의 반자율주행 기능은 기대 이상이다. 조작이 쉽고 각 기능과의 연동도 빠르다. 무엇보다도 차선유지와 차간거리 파악 시 작동 과정이 자연스러워 큰 거부감이나 불편함이 없다. 모든 기능을 켜놓고 길게 뻗은 직선도로를 여유롭게 달리는 것도 코세어가 줄 수 있는 매력 중 하나다. 

 ▲총평
 링컨의 태세 전환은 꽤 성공적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진입장벽을 낮춰 판매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코세어가 있다. 미국식 럭셔리를 SUV에 잘 버무려 장식했고 차가 가진 장점을 적극 활용해 유럽이나 일본 차와는 또 다른 품격과 안락한 감각을 제공한다. 소형 SUV가 갖는 편견을 지울 정도로 사치스러운 실내와 소재, 섬세한 마감, 아낌없이 집어넣은 편의 및 안전 품목도 마음에 든다. 

 주행 감각과 크루징 실력을 보면 확실히 이 차는 빠르게 달리거나 험로 주행에 최적화된 차가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만족도가 높은 도심형 SUV의 성격을 분명히 한다. 이도 저도 아닌 성격을 갖춘 차들보다 훨씬 바람직하다. 그만큼 코세어는 명확한 타깃층을 공략해 수입 소형 SUV시장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신흥 강자의 등장으로 소비자는 행복한 고민이 하나 더 늘어났다. 미국차 특유의 부드러움과 프리미엄 가치를 누리고 싶다면 코세어는 좋은 선택지가 될 듯하다. 코세어는 리저브 단일 트림만 있으며 판매가격은 5,64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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