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르노삼성 SM6 1.8ℓ 터보로 서킷 즐기기

입력 2020년07월21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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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 225마력 내는 터보 직분사 가솔린 탑재
 -크게 개선된 가속성능 및 주행안정성
 -실사용 시 만족감 높은 편의 및 안전품목


 르노삼성자동차를 대표하는 중형 세단 SM6가 부분변경으로 돌아왔다. 새 제품은 앞뒤 인상을 바꾸고 평소 불편했던 사용 편의성 위주로 개선한 점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동력계를 통으로 바꿔 완전변경에 가까운 변화를 이뤄냈다. 흔히 중형 세단하면 떠오르는 2.0ℓ 가솔린 엔진을 없애고 1.3ℓ와 1.8ℓ 터보를 마련하고 2.0ℓ LPG도 동시에 선보였다.

 그 중에서도 단연 관심이 높은 엔진은 1.8ℓ 터보 가솔린이다. TCe 300으로 명명한 이 엔진은 르노그룹의 고성능 브랜드 알핀(Alpine)과 르노 R.S. 제품에 들어가는 엔진이다. 그만큼 검증 받은 내구성과 고성능 실력은 물론 르노의 기술력도 살펴볼 수 있다. 르노삼성 역시 신형 SM6 출시 행사와 동시에 인제스피디움 서킷을 달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고저차가 심한 트랙에서 경주차가 아닌 일반 SM6가 어떤 실력을 보여줄 지 직접 체험해봤다.

 TCe 300에 들어간 직렬 4기통 1.8ℓ 싱글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은 최고 225마력, 최대 30.6㎏·m를 발휘한다. 기존 SM6의 고성능을 담당하던 1.6ℓ 터보와 비교하면 출력은 35마력, 토크는 4.1㎏·m 더 높아졌다. 배기량을 키운 것과 동시에 마찰열을 줄이고 터빈 성능을 강화한 덕분이다. 그 결과 높아진 열효율로 역동적인 성격의 차를 완성할 수 있었다. 회사는 "차의 성격과 컨셉트에 맞춰서 최적의 세팅을 거쳤다"며 "엔진과 합을 이루는 다양한 부품도 함께 개선해 주행 완성도가 높아졌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간단한 엔진 소개와 설명이 이어진 뒤 패독 앞쪽으로 향했다. 두 줄로 도열된 수십여대의 SM6 TCe 300 중 한 대를 골라 타 시동을 걸었다. 차는 웅장한 소리 대신 차분하게 기지개를 켜고 등장을 알렸다. 스로틀 반응도 크게 민감하지 않다. 아쉬움도 잠시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고 트랙에 들어가자 차는 성격을 180도 바꿨다. 

 가속페달 양에 맞춰서 엔진 회전수를 높이 올리고 차는 앞머리를 들면서 맹렬히 질주한다. 시속 100㎞를 손쉽게 넘기고 전개 과정은 박진감이 넘친다. 지금까지 알고 있던 국산 중형 세단이 맞나 싶을 정도로 경쾌하다.

 깊은 코너를 만나 속도를 줄이고 재가속에 들어가는 상황에서도 차는 조금의 망설임이 없다. 실제로 르노삼성은 TCe 300을 만들면서 최고출력과 최대토크 시점에 많은 공을 들였다. 엔진의 토크는 2,000rpm에서 4,800rpm에 이르는 넓은 구간에서 최대치가 발휘되고 출력은 5,600rpm에서 나온다. 그 결과 가속 초반부터 중고속에 이르기까지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고스란히 맛볼 수 있다. 호쾌하게 속도를 올리면서 우수한 직진 가속성능을 보여주는 일등공신 인 셈이다.

 게트락(GETRAG)의 7단 습식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응답성이 크게 개선돼 주행 내내 만족스러웠다. 독일차처럼 즉각적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변속 시점을 못찾거나 답답한 감각은 더더욱 아니다. 가속 시점에 맞춰서 정직하게 단수를 오르내리고 수동 모드에서도 레드존 가까이 붙여 역동성을 강조했다.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은 패들시프트가 아쉬울 정도다. 

 가혹한 조건을 갖춘 트랙에서 SM6 TCe 300은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승차감과 내구성에 초점을 맞춘 마일리지 타이어를 제외하면 트랙에서 크게 흠 잡을 부분이 보이지 않았다. 물론 순정 제품인 만큼 랩을 거듭할수록 응답성이 떨어지는 브레이크는 감안해야 했다. 하지만 이 외에 전체적인 운동 성능과 균형감은 기대 이상이다. 유럽식 핸들링과 탄탄한 하체 덕분에 나름 재미있게 운전이 가능하다. 

 반면 개선된 서스펜션은 서킷에서 경험하기 다소 힘들었다. 회사는 기본적인 서스펜션 구조는 같지만 AM링크를 빼고 대용량 하이드로 부쉬 등과 같은 부품을 추가해 승차감을 높였다고 밝혔다. 고저차가 심한 트랙에서 앞바퀴굴림을 바탕으로 격하게 코너를 들어갔다 나오는 과정 중 승차감을 파악하기는 불가능했다. 

 그만큼 국산 중형 세단의 가장 큰 특징이자 SM6의 장점을 오롯이 느끼려면 적어도 일반 도로에서 2열에 앉아 장시간 이동이 필요할 듯하다. 승차감과 서스펜션을 비롯해 주행안정성 및 정숙성 부분은 추후 시승차를 빌려 면밀히 테스트 후 게재할 예정이다.

 여러 번의 서킷 주행을 마친 뒤 차에서 내렸다. 이제서야 부분변경 신형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겉모습을 얼핏 봤을 때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 하지만 각 요소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제법 바뀐 부분을 찾아볼 수 있다. 먼저 헤드램프는 속 구성을 얇게 다듬고 턴 시그널 타입의 방향지시등을 추가했다. 

 범퍼에는 가로로 길게 크롬 선을 추가해 무게 중심을 낮추는 효과를 줬다. 옆은 새 디자인의 휠과 함께 실버, 그레이, 레드 등 신규 컬러를 추가해 신선한 느낌이다. 뒤는 테일램프의 변화가 크다. 트렁크 가운데를 흐르는 크롬 도금과 얇은 LED 제동등이 조화를 이룬다. 형태는 기존과 같고 입체적으로 다듬었을 뿐인데 완전히 다른 차를 보는 것 같다.

 실내는 전장장비 확대가 눈에 띈다. 10.25인치 전자식 계기판과 9.3인치 센터페시아 화면이 대표적이다. 이지 커넥트로 불리는 화면은 통신형 T맵을 적용한 동급 최초 세로형 디스플레이 형태로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사용자를 배려했다. 시인성 좋은 스크린 실면적 사이즈는 272㎠로 동급 최대다. 기본적인 기능은 터치 방식으로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사용자를 고려하며 운전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공조기능은 물리버튼으로 별도 분리해 사용 편의성을 개선했다. 

 SM6의 장점인 감성 품질도 한껏 키웠다. 앰비언트 라이트는 컬러 종류를 8가지로 넓혔고 센터콘솔 사이드와 컵홀더까지 확대 적용해 안락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여기에 나파 가죽시트는 신규 컬러 및 스티치 모양을 바꿔 세련미를 높였다. 컵홀더 크기를 키우는 것과 동시에 1열 마사지를 포함한 이지 액세스 기능, 15W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온카(ONCAR) 미러링 기능, 도어핸들 웰컴 라이트, 오토 클로징&오프닝 기능 등 실사용에 유용한 편의 품목을 대거 적용했다.

 르노삼성은 신형 SM6를 통해 옛 영광을 재현시키기를 원한다. 이를 위해 디지털 요소를 추가하고 소비자 선호 품목을 더해 상품성을 높였다. 또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와 같은 라이벌에서 볼 수 없는 고급 기술도 탑재해 만족감을 키웠다. 세련된 다자인과 세심한 디테일은 몇 가지 요소를 더해 더 화려해졌다. 

 주행 성능도 인상적이다. 물론 반나절 동안 차를 완벽히 파악하기는 건 한계가 있다. 하지만 기존에 알고 있던 중형 세단의 느낌을 많이 지웠다는 점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완전히 달라진 심장이 뒷받침한 결과다. 부족함 없이 밀어 붙이는 출력과 토크를 바탕으로 엔진과 합을 이루는 각 부품들의 조화도 뛰어나다. 

 이렇듯 신형 SM6는 전방위적인 변화를 거쳐 다시 한 번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SUV로 가득한 도로에서 국산 중형 세단이 다시 부흥을 일으킬 수 있을지 유심히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가격은 TCe 260 2,450만원~3,265만원, TCe 300 3,073만원~3,422만원이며 LPe는 2,401만원~3,049만원이다.

인제=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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