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K9, 개인 판매 비중 제네시스 G90 앞섰다

입력 2020년07월23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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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9, 디자인과 주행 편의성 만족도 높아

 출시 3년차에 접어든 기아자동차 더 K9이 재조명받고 있다. 법인 의존성이 높은 경쟁차 대비 개인 구매가 월등히 많아 대형차급의 진정한 강자로 평가받고 있어서다.

 23일 기아차에 따르면 K9은 2018년 4월 출시 이후 그 해 1만1,590대, 2019년 1만878대 등 연간 1만 대 이상 꾸준한 판매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올 상반기엔 4,145대를 팔아 경쟁차인 제네시스 G90(4,675대)와 비슷한 실적을 기록중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개인(사업자) 구매 비중이다. K9의 경우 거의 절반에 가까운 49.7%가 개인이 등록인 반면 법인 중심 판매가 많은 G90는 21.0%에 그친다. 법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판매를 제외하면 개인의 구매욕을 자극하는 데에는 K9이 월등히 앞섰다는 의미다.


 소비자의 이러한 취향은 엔진 트림별 구매율에서도 확인된다. K9의 엔진 라인업은 3.8ℓ, 3.3ℓ 터보, 5.0ℓ 가솔린으로 구성된다. 이 중 3.8ℓ 자연흡기 가솔린의 선택비중이 84.1%로 압도적이다. 대형 세단인 K9을 쇼퍼드리븐으로도 타지만 직접 운전하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그러다보니 사실상 K9은 쇼퍼드리븐이 주를 이루는 G90는 물론 오너드리븐인 G80의 영역대까지 소화하고 있다. G80 대비 여유로운 차체와 6기통의 넉넉한 배기량이 대형 세단의 품격을 갖추면서도 역동적인 주행을 구현하는 게 장점이다.

 차급은 다르지만 중형 세단시장에서도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볼 수 있다. 기아차 K5는 지난해 신형을 내놓으면서 현대자동차 쏘나타를 앞지르고 있다. 올 상반기 판매대수는 2,000대 이상 앞서고, 대부분 택시로 사용되는 구형 LPG 엔진 트림을 제외하면 격차는 1만 대 이상으로 벌어진다. 개인 구매에서 기아차 세단 라인업의 지위가 크게 향상됐다는 반증이다.

 K9이 개인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는 데에는 디자인의 역할이 컸다. 대형 세단임에도 날렵함을 더한 전면 그릴과 헤드 램프, 유려한 캐릭터 라인 등 섬세한 디테일을 통해 중후함보다는 세련된 인상을 강조했다. 이는 심미적 요소를 중시하는 여성 소비자의 선택률 향상으로 이어졌다. 상대적으로 여성 비중이 낮은 대형 세단급에서 K9의 여성 비중은 16%를 웃돈다. 특히 지난 4월 2021년형을 출시한 이후 여성 비중은 5월 16.7%, 6월 19.3%로 치솟았다. 

 K9 여성 운전자들은 실내외 디자인과 오너드리븐으로서의 편의성 등을 강점으로 꼽았다. 마케팅회사를 운영하는 양은주 사장은 기아차 공식 유튜브 채널 캬TV 인터뷰를 통해 "경쟁차의 경우 운전석에 앉으면 보닛이 너무 높이 치솟아 시야에 방해가 되는데 K9은 이 부분이 슬림하게 처리돼 여성 운전자에게도 부담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밝은 실내 가죽이나 앰비언트 라이트 등은 여심을 자극하는 요소"라며 "서라운드 뷰와 기본 장착된 주행보조 시스템도 이제는 없으면 안되는 필수 옵션"이라고 강조했다.

 K9은 세심한 상품성 개선을 통해 전반적인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실내에 밝은 갈색톤의 새들 브라운 색상을 새로 적용하고, 앰비언트 라이트의 적용범위도 늘려 고급스러움을 높였다. 음성인식 기능도 추가했다. 창문과 선루프, 트렁크 개폐는 물론 시트 열선과 통풍 공조 제어도 가능하다.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터널 진출입 시 창문을 여닫는 로직도 더했다. 멤버십 혜택에는 인천 국제공항 인근 주차장 발레파킹 서비스와 국내 고급 호텔 및 리조트 제휴 1박 숙박권 등을 추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개인의 구매 비중이 높다는 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성장 가능성이 더욱 크다는 의미"라며 "보다 운전자 중심으로 꾸려진 K9의 디자인과 주행성능, 편의품목, 가격 등이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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