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 트럭을 대량생산하는 체계를 갖춘 데 이어 10년 뒤 수소트럭으로 유럽에서 시장 점유율 15%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는 23일 2분기 경영성과 콘퍼런스콜에서 "수소 대형트럭의 경우 2030년 기준 유럽 시장의 시장 점유율 12∼15%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에 따르면 수소 상용차는 향후 대형 트럭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할 전망이다. 2030년 기준으로 유럽의 경우 전체 대형 트럭 시장의 약 20%인 6만대, 미국의 경우 5%인 1만5천대가 수소 상용차일 것으로 현대차는 기대했다.
현대차는 우선 수소 대형트럭 세그먼트 내에서 트랙터를 포함한 라인업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버스의 경우 현재 시내버스 중심이지만, 중기적으로 광역버스를 개발할 예정이며 장기적으로는 고속버스 개발도 검토 중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6일 전남 광양항에서 스위스로 출항한 엑시언트 수소 전기트럭 10대를 시작으로 해외 친환경 상용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연말까지 40대를 추가 수출하고 2025년까지 총 1천600대를 수출할 예정이다.
수소전기차 대형트럭을 일반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양산체제를 갖춘 것은 현대차가 처음이다. 다른 제조사들은 상용화 실증사업에 투입하는 시제품과 전시용 콘셉트카를 선보이는 수준이다. 미국의 수소전기 트럭 제조업체인 니콜라는 아직 공장도 시제품도 없다.
현대차는 향후 스위스 외에 해당국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 저가의 수소 확보 가능성, 잠재 고객의 지불의사금액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독일, 네덜란드,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등에 우선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서호준 현대차 상용 친환경해외사업팀장은 콘퍼런스콜에서 "미국의 경우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별 대형 상용차 친환경차 의무 판매비율 규제가 새롭게 발표됐기 때문에 수요가 빠르게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며 "유럽보다 상대적으로 수소화 속도는 느리지만, 관심도가 높은 캘리포니아주 중심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경우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수소차 산업 육성 정책에 맞춰 중국 현지에서 수소차 생산을 준비 중이다. 판매는 베이징(北京)·톈진(天津)·허베이(河北)성 등 징진지(京津冀)와 상하이(上海), 장쑤성(江蘇省)과 저장성(浙江省) 일부를 포함하는 창장(長江)삼각주(장삼각) 위주로 진출할 계획이다.
서 팀장은 "현재는 차량 가격이 고가이기 때문에 단위 차량만 판매하지 않고 기존 디젤트럭 총소유비용(TCO)을 맞출 수 있는 사업모델을 정의해 사용한 만큼 ㎞당 일정금액을 지불하는 방식(Pay per Use) 형태의 차량을 판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모델에는 약 8년의 운행기간 발생하는 수소충전 비용과 서비스 비용, 고전압 배터리 교체비 등이 모두 포함된다.
서 팀장은 "사용량 기반 과금 모델의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내부 원가 절감 노력도 중요하지만 저가의 수소 확보가 핵심"이라며 "이를 위해 다양한 수소 인프라와 밸류체인(가치사슬) 사업자들과의 중장기 파트너십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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