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감 돋보이는 초소형 전기차
-초기 발진 가속 및 승차감 우수해 초소형 전기차가 한국 도로를 다닌 지도 벌써 수 년이 흘렀다. 하지만 보편적인 전기 승용차와 최근 수요가 급부상한 전기 상용차에 비해서는 여전히 존재감이 미미하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전기차 보급은 총 2만2,267대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3.0% 증가했다. 가장 비중이 높은 전기 승용차는 총 1만6,359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2.7% 후퇴했지만 코로나19 등 국내 여건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특히 전기 화물차는 올해 상반기 총 5,031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 15대와 비교하면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초소형 전기차는 판매가 신통치 않다. 초소형 승용 기준 상반기 618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 1,140대에 비해 45.8% 감소했다. 부진의 이유로는 국내 지형 및 빠른 배달문화, 물류 업체의 국내 사정 등이 제기된다. 하지만 최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대중교통 대신 초소형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문의도 적지 않다. 아무래도 대중교통보다는 개인 이동 수단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바이러스 감염 우려 등에서 자유로울 것이라 판단해서다. 이러한 시기에 캠시스가 시장 확대를 위해 초소형 전기차 완성도 향상에 나섰다.
캠시스는 카메라 모듈을 개발 및 생산하는 업체다. 하지만 지난 2015년 초소형 전기차 사업을 시작한 뒤 꾸준히 상품성 개선 제품을 내놓으며 국내 친환경차 시장에 발을 넓히는 중이다. 쎄보-C는 캠시스가 지난해 8월 선보인 초소형 전기차다. 이후 롯데마트와 협업해 전용 라운지를 열고 판매망을 확장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지자체 공급을 비롯해 쏘카와 손잡고 카셰어링 서비스를 마련하면서 소비자 접점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쎄보-C가 어떤 특장점을 내세워 국내 초소형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지 직접 확인해봤다.
겉모습은 박스카 형태의 작고 깜찍한 인상을 지녔다. 짧은 길이에 바퀴 4개를 넣고 껑충한 차체까지 더하니 비율이 완벽하지 못하다. 이 부분은 초소형 전기차가 가져가야 할 숙명과도 같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귀여운 시티카 이미지를 풍긴다. 특히 투톤 컬러를 적용해 느낌은 배가 된다. 크기가 작은 전기차답게 각 부분을 꾸미는 요소들도 전부 아담하다.
테일램프를 비롯해 방향지시등은 LED로 꾸며 고급감을 높였다. 이 외에 앞뒤 범퍼를 양옆으로 넓게 배치해 시각적으로 안정감 있는 자세를 보여준다. 두툼한 타이어와 플라스틱 휠 하우스도 나름의 역할을 잘 해낸다. 다만 가벼워 보이는 사이드미러와 에어로 핀을 형상화한 뒷 유리창 끝에 붙인 장식은 조화가 살짝 떨어진다.
실내는 단순하면서도 깔끔한 모습이다. 외관과 마찬가지로 밝은 투톤 컬러를 적용해 신선한 이미지를 풍긴다. 캠시스는 운전자 중심의 디자인으로 탈바꿈했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스티어링 휠의 높이를 30㎜ 낮추고 기어 조작부는 기존 버튼식에서 다이얼식으로 변경해 조작 편의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윈도우 조작부는 오디오 디스플레이 하단으로 이동해 조작의 용이성을 높였으며, 사이드 미러 조작부도 기존 수동식에서 전동식로 변경했다. 오디오 시스템은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볼륨 조절키 및 버튼의 위치에 변화를 줬다.
단색으로 처리한 계기판은 차에 관련된 각종 정보를 알차게 보여준다. 다만 화려한 그래픽은 기대하기 힘들다. 웬만한 프리미엄 오토바이보다도 단출해 다소 아쉬운 느낌이 든다. 공간은 기대 이상이다. 특히 전자식 변속기를 사용한 덕분에 센터터널 공간은 상당히 넓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옆에 붙어있고 중앙에는 커다란 컵홀더도 마련했다. 트렁크는 40ℓ를 지원하며 뒷 유리창을 틸팅해 물건을 넣을 수 있다. 버튼의 감각이나 만듦새는 일반적인 승용차를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라이벌인 르노 트위지와 비교하면 훨씬 나은 구성이다.
쎄보-C는 최고출력 14.85㎾를 내는 전기모터와 8㎾h 배터리 조합으로 움직이며 최고속도는 80㎞/h로 제한했다. 사실 초소형 전기차에서 성능을 나타내는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 차의 크기와 무게를 고려해 넣을 수 있는 모터와 배터리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주행 감각에서 얼마나 안정적이고 효율적이게 달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된다.
쎄보-C의 주행 느낌은 기대 이상이었다. 시속 30㎞까지는 일반 내연기관 차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발 빠른 움직임을 보여줬다. 시속 55㎞가 넘어가면서부터는 가속이 더딘 모습을 보였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도로 흐름에 방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알찬 기동성을 보여줬다.
강성이 높은 서스펜션을 적용하고 내외장에 다양한 방음재와 흡음재를 추가로 넣어 주행 시 제법 쾌적한 실내 환경을 연출한다. 프레임을 갖춘 도어와 큼직한 유리창도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처럼 초소형 전기차의 단점을 차분하게 살펴보고 개선한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브레이크는 다소 밀리지만 차를 잡아 세우기에는 큰 무리가 없다. 심지어 경사로 밀림방지 기능도 탑재돼 있어 언덕길에서 부담을 덜 수 있다. 반대로 스티어링 휠 반응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다. 반응이 매끄럽지 않고 차의 움직임도 어설프다. 차를 넣고 빼는 과정에서 여러 번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스트레스도 적지 않다. 조금만 더 매끄러운 세팅이 필요해 보인다.
쎄보-C는 한국 지형에 적합한 초소형 전기차다. 차선과 도로 폭이 넓은 도심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고 심리적으로도 믿음을 주는 구조 적분이다. 여기에 5년간의 제품 개발 동안 부족한 부분을 찾아 개선한 흔적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민첩한 초기 가속 시점과 라이벌 대비 훌륭한 승차감 등이 대표적이다.
또 1회 충전 시 100㎞ 정도 달릴 수 있는 주행가능거리(완충에는 약 3시간이 소요된다)도 매력적인 숫자로 다가온다. 그만큼 한정적인 수요를 가진 초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차가 쎄보-C다. 가격은 1,450만원이며 정부와 지자체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 등을 통해 일반 소비자는 약 600~700만원대에 실구매가 가능하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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