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3세대 오너의 4세대 카니발 꼼꼼 분석

입력 2020년08월25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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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인승 2.2ℓ 디젤 시그니처 트림

 기아자동차 카니발은 1998년 선보였다. 국내 시장에서 "봉고" 등 승합차로 불리는 차종은 있었으나 미국과 일본이 주도적으로 내놓던 미니밴이 등장한 건 처음이었다. 이후 2005년 2세대에서 차체를 크게 늘린 11인승 카니발이 나왔고, 2014년 3세대가 출시됐다. 카니발은 디자인이나 상품성은 좋아지면서도 저렴한 가격과 세제 혜택을 통해 인기를 끌었다. 이번에 출시된 4세대는 이러한 특장점을 강화하면서 승용차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를 듣는다.  

 카니발의 가장 큰 강점은 "실용성"이다. 제아무리 고급화를 외쳐도 "가성비"를 논하지 않을 수 없는 게 카니발의 태생적 한계다. 물론 세컨드카로서의 수요가 늘어난 만큼 소비자들의 높아진 기대 수준도 만족해야 한다. 결국 합리적인 가격대로 4인 이상이 편하게 이동해야 하며 짐은 넉넉하게 실을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3세대 카니발을 가진 오너로서 달라진 4세대를 꼼꼼히 평가했다.
 

 ▲디자인
 신형은 미니밴의 투박함을 벗으려 노력했다. 공간감을 극대화한 차체 비율은 손대기 어렵지만 전후면 디자인이나 인테리어에서 고급스러움을 끌어올렸다. 전면부는 눈에 띄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시각적 요소를 극대화한 주간주행등, LED 헤드 램프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릴 주변과 측면 C필러, 후면 중앙 등에는 크롬 장식을 덧대 화려함을 추구했다. 후면은 좌우를 이은 얇은 램프가 안정감을 준다. 그러나 양쪽 끝에 들어오는 제동등의 면적이 너무 적다. 불이 켜질 때 디자인이 살짝 이상하다.

 운전석에서 바라본 실내는 구형과 공간감이 크게 차이나진 않는다. 물리적 방식의 버튼을 대부분 터치 방식으로 바꾸고 디지털 계기판과 디스플레이창을 통합, 정돈된 느낌을 준다. 송풍구는 크러시 패드 중앙으로 슬림하게 녹아들어갔다. 기어 노브도 요즘 스타일의 다이얼 방식을 채택했다. 조수석 앞에 있던 2단 수납함은 아래쪽만 남았다. 센터콘솔에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과 컵홀더 2개가 있지만 구형보다 수납공간은 약간 줄었다는 판단이다.
 



 ▲성능
 시승차는 스마트 스트림 2.2ℓ 디젤 엔진을 얹어 최고 202마력, 최대 45.0㎏·m의 힘을 낸다. 제원 상 힘은 구형과 같지만 주행감각은 완전히 달라졌다. 저속에서 부드럽게 힘을 끌어올린 후 가속을 위해 페달을 밟으면 차가 지체없이 튀어나간다. 무엇보다 변속충격이라거나 이질감이 덜하고 2.1t의 미니밴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가벼움을 뽐낸다. 마치 세단을 운전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몸놀림이 경쾌하다.

 디젤 엔진이어서 정차 시 소음이나 진동이 있는 만큼 정숙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주행중에는 노면 소음이나 풍절음이 많이 상쇄돼 스트레스는 크지 않다. 승차감은 구형의 경우 딱딱했다면 신형은 부드러움이 인상깊다. 다만 차체가 크다 보니 살짝 출렁임을 느낄 수도 있다. 

 고속도로주행보조 등 운전자보조 시스템의 완성도는 한결 높아졌다. 앞차와의 속도 및 거리를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은 점차 자연스러워지는 듯하다. 거리 조절을 위해 속도를 높이거나 낮출 때 실제 운전자보다 더 자연스럽게 대처한다. 차선 인식도 안정적이다. 코너를 돌거나 하이패스 구간을 통과할 때 불안감을 덜 수 있다. 운전자보조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덕분에 자연스레 효율도 개선된다. 공식 인증 효율은 복합 기준 12.6㎞/ℓ이지만 시승에선 14.0㎞/ℓ를 웃돌았다. 확실히 사람보다 운전을 더 잘 한다.



 제동력도 구형보다 좋아졌다. 큰 차체는 달리는 것만큼 서는 것도 중요하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즉각 속도를 줄인다. 몸놀림이 한결 가벼워져 제동 시에도 반응이 빨라진 듯 하다. 물론 예민하거나 민첩한 수준은 아니어서 피로감은 덜하다.

 ▲편의품목
 차체가 크고 탑승객이 많은 카니발은 다른 어떤 차종보다 편리한 이동을 위한 편의·안전품목의 중요성이 높다. 일단 슬라이딩 도어에 안전하차보조를 추가했다. 슬라이딩 도어는 문이 옆으로 열리기 때문에 멀리서 보면 하차 여부를 알지 못할 경우가 있다. 안전하차보조는 정차 후 후측방에서 접근하는 차가 감지되면 도어를 열리지 않도록 제어하고 경고음을 울린다.

 2열은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이다.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를 기본 장착한 것. 이 시트는 좌석을 앞뒤, 좌우로 움직일 뿐 아니라 버튼을 약 1초간 누르면 자동으로 눕혀지거나 제자리로 돌아온다. 기존의 전자동 시트는 허리와 머리, 다리 부분을 각각 따로 조정해야 했지만 릴렉션 시트는 이 모든 움직임을 버튼 하나로 처리할 수 있다. 물론 각 부위별로 따로 조절도 가능하다.



 차체가 커서 마련한 편의품목도 있다. 2열 천장에 둔 스피커는 뒷좌석에서도 음성조작을 할 수 있도록 한다. 3열 뒷좌석과의 대화를 위한 후석대화 시스템도 적용했다. 운전자가 앞에서 말하면 3열 스피커를 통해 보다 선명하게 전달하는 기능이다. 후석대화 모드를 작동하면 음악이나 라디오 시스템이 잠시 꺼지고 대화에 집중할 수 있다. 굳이 3열과 대화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기아차에 적용한 기술이지만 카니발에는 빠진 것도 있다. 주차 시 차를 앞뒤로 넣고 빼는 원격주차 모드다. 자동주차까지는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웬만한 준대형차급에 적용하는 원격주차 정도는 넣었으면 한결 편하지 않았을까 싶다. 슬라이딩 도어가 공간을 많이 필요로 하진 않지만 가끔 옆차와의 간격이 유지되지 않으면 일반 도어와 달리 아예 개폐가 불가능해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없는 것도 아쉽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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