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합병을 앞둔 이탈리아-미국 합작 글로벌 자동차 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의 PSA그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합병 계약 사항을 변경하기로 했다.
외신에 따르면 양사는 14일 밤(현지시간) 현금 지출을 최소화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합병 계약 변경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FCA는 주주 특별 현금배당 규모를 기존의 55억유로(약 7조7천억원)에서 29억유로(약 4조원)로 줄일 계획이다. 또 PSA는 합병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자회사인 자동차 부품업체 포레시아의 기업 분할을 연기하기로 했다. 푸조·시트로엥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PSA는 경영 효율화를 위해 포레시아의 분사를 추진해왔다. 포레시아의 시가총액은 59억유로(약 8조2천700억원)가량이다. 양사는 다만 50대 50 합병 비율 등 기존 계약의 근간은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 변경은 코로나19 사태로 수익이 급감하는 등 업계 위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합병 이후에도 현금 유동성 등 재무 구조를 탄탄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특히 FCA의 대규모 현금배당을 두고 합병 회사의 재정을 악화할 수 있는 요소라며 우려를 표명해왔다.
FCA와 PSA는 작년 10월 공장 폐쇄 없이 50대 50 지분을 갖는 조건으로 합병에 합의했다. 양측이 지분의 절반을 투자하는 모기업을 네덜란드에 설립하는 방식이다. 합병 후 사명은 스텔랜티스(Stellantis)로 바뀐다. 스텔랜티스는 "반짝이다"는 뜻을 가진 라틴어 "스텔로"(stello)에서 따왔다.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합병 작업이 마무리되면 연간 900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춘 세계 네 번째 거대 자동차 회사로 도약하게 된다. 양사는 합병 후 연간 50억유로(약 7조원) 이상의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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