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율 PHEV 특성 강조, 토요타 주특기 꾹꾹 눌러 담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전동화로 가기 위해 거쳐야 할 필수 과정으로 꼽힌다. 플러그를 연결해 전기를 충전하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주유를 통해 방전 염려를 없앨 수 있어서다. 토요타는 PHEV인 프리우스 프라임을 통해 주특기인 하이브리드보다 높은 격의 전동화 능력을 보여줬다. 디자인, 상품성은 물론 전동화 특유의 고성능, 고효율을 마음껏 뽐냈다. 최근 선보인 2021년형 프리우스 프라임을 시승했다.
▲TNGA 기반의 낮은 자세 프리우스 프라임은 여느 최신 토요타 제품과 마찬가지로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TNGA는 낮고 넓은 자세, 모듈화를 통해 주행성능과 거주성, 차종에 따른 호환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TNGA는 스타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외관은 플랫폼의 특징을 그대로 드러낸다. 낮게 깔린 듯한 차체 덕분에 안정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자태다. 전면부는 그릴과 헤드 램프가 만들어내는 역사다리꼴의 틀을 범퍼 주름이 날카롭게 파고든 인상이다. 여기에 송곳니처럼 수직으로 뻗은 LED가 더해지면서 과감하면서도 날렵한 얼굴을 연출한다.
측면은 물방울 모양처럼 실루엣이 유연하다. 공기저항계수는 0.25에 불과하다. 측면을 가로지르는 여러 캐릭터라인의 관계는 다소 복잡해 보인다. C필러는 검정색 유광 패널을 덧대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강조했다. 후면부는 위아래로 나뉜 유리창이 프리우스의 정체성을 알린다. 특히 윗부분의 유리는 두 개의 방울 형태로 만들어 이채롭다. 두 유리창을 가르는 패널은 스포일러 역할을 맡는다.
실내는 컴팩트 해치백에 걸맞게 구성했다. 각 요소를 마치 겹겹이 쌓은 레이어처럼 처리해 입체적이다. 디지털 계기판은 대시보드 중앙에 배치했다. 때문에 일반적인 계기판 자리가 텅 비었다. 여기에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마련해 허전함을 달랬다. 센터페시아는 마치 대시보드 아래에서 솟아오른 모습이다. 센터페시아 위치는 조수석 쪽으로 살짝 밀어 운전석 공간이 더 커보이게 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운전석에 앉는 자세는 스포츠카 수준으로 낮다. 역시 TNGA의 영향이다. 그러나 창 높이를 낮추고 면적을 넓혀 시야에 대한 불편함은 없다. 오히려 보닛을 가파르게 깎아 시야가 높아 보이는 효과를 노렸다. 신형 프리우스 프라임은 좌석 구성을 4인승에서 5인승으로 변경했다. 이제 3명이 앉을 수 있는 뒷좌석은 일반 소형차 수준의 거주성을 갖췄다.
트렁크는 패널 내부에 탄소섬유강화 플라스틱을 써서 무게를 줄였다. 적재공간 용량은 360ℓ로 프리우스보다 142ℓ 작다. 8.8㎾h 리튬 이온 배터리를 트렁크 아래에 배치해서다. 뒷좌석을 6대4 비율로 접어 적재공간을 늘릴 수도 있다.
▲핵심은 극강의 효율 PHEV는 플러그를 꽂아 충전한 전력으로 출퇴근거리 정도를 달릴 수 있다. 프리우스 프라임도 EV 모드를 통해 40㎞를 전기에너지만으로 주행 가능하다. EV 모드는 주행중에도 회생제동을 통해 일부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 그래서 실제 EV모드 주행거리는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시내에서 더 길게 쓸 수 있다.
주행감각은 순수 전기차와 같다. 다만 효율에 초점을 뒀기 때문에 가속력은 억제했다. 타력주행을 할 때는 회생제동장치 개입이 거의 없어 주행이 자연스럽다. 배터리 소모를 최소화하려면 회생제동에 중점을 둔 B모드로 주행하면 된다. EV모드의 최고속도는 135㎞/h다.
동력계는 최고출력 98마력의 4기통 1.8ℓ 가솔린 엔진과 각각 31마력과 72마력을 내는 두 개의 모터를 결합했다. 하이브리드에서 구동, 발전의 역할을 나눴던 모터는 전동화를 더욱 강조하면서 EV모드 주행 시 모두 구동에 힘을 쓰게 됐다. 물론 하이브리드 모드에서 기존 발전용 모터는 제 용도로 전환한다. 시스템 총 출력은 122마력, 최대토크는 14.5㎏·m다.
EV 모드에 필요한 전력을 모두 쓰면 토요타의 장기인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한다. 주행 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은 워낙 작아 오히려 바깥에서 들리는 소리가 크다. 하이브리드 모드 역시 조용한 모터의 쓰임새가 적지 않은 덕분이다. 속도를 올리면 엔진이 작동하고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이 들어오지만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변속기는 무단변속기(e-CVT)를 조합해 엔진회전수에 따라 속도를 높인다.
주행감을 결정짓는 섀시는 프리우스와 거의 같다. 용량을 키운 배터리 탓에 무게가 늘어 쇼크업소버를 조정한 수준의 튜닝을 거쳤다. 노면 충격의 여운을 줄이면서도 제법 날랜 몸놀림을 보인다. 타이어는 주행효율을 위해 구름저항을 줄여 역동적인 주행과는 거리가 있다.
연료효율은 복합 CS 모드 기준(엔진 주행 시) 21.4㎞/ℓ, CD 모드 기준(EV 주행 시) 6.4㎞/㎾h를 인증받았다. 그러나 계기판에 표시되는 수치는 28.0㎞/ℓ를 웃돈다. 앞서 EV 모드로 주행해서일 수도 있지만 2박3일간 약 200㎞를 달렸음에도 계기판의 연료계는 한 칸도 아닌 3분의 1칸 정도만 줄었다. 충전과 주유로 에너지를 꽉 채우면 1,000㎞ 주행도 무리 없을 듯하다. 프리우스 프라임의 연료탱크 크기는 43ℓ다.
안전품목은 긴급제동보조, 차선추적보조,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컨트롤, 오토하이빔을 포함한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를 기본으로 갖췄다. 차로를 이탈하려고 할 때 제위치로 잡아주려는 힘이 제법 강하다. 뒷좌석 사이드 에어백도 2개를 더했다.
▲완성도 높은 PHEV, "프리우스" 가치 높여 "프리우스"란 차명에 "프라임"이 붙은 이유는 명확했다. 단순히 배터리를 키우고 플러그인 기능을 넣어 전동화에 한 발짝 다가갔다는 느낌보다는 토요타가 오랫동안 쌓아 온 하이브리드 기술을 바탕으로 섬세하게 빚어낸 주행감각이 더 크게 와닿았다. 프리우스에 한층 더 높은 전동화 완성도를 더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판매가격은 4,934만 원이다. 최대 220만 원의 하이브리드 세제혜택과 최대 200만 원의 공채 매입 감면, 정부 보조금 500만원을 각각 지원받을 수 있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시승]한층 단단해진, 쉐보레 콜로라도▶ [시승]리무진의 생활화, 볼보차 S90▶ [시승]BMW 8시리즈 그란쿠페의 8가지 매력▶ [시승]DS3 E-텐스, 짧은 주행거리가 걱정이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