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현대자동차가 중남미 지역에서 판매망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소형 전략차종과 함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차량 수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에 있는 현대차 중남미권역본부는 파라과이·우루과이·콜롬비아에 이어 남미 국가 가운데 네 번째로 아르헨티나에 수출을 시작했으며 첫 모델은 SUV 차량인 크레타(Creta)라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현대차는 25일부터 육로를 통해 크레타 운송을 시작했으며, 올해 안에 450대를 수출할 예정이다. 아르헨티나 현지 판매는 다음 달 하순부터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에 수출되는 크레타는 3가지 버전이며, 모두 123마력의 1.6ℓ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하고 있다. 차내에 7인치 터치스크린과 멀티미디어 등 장치를 갖추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브라질의 주요 무역 상대국이자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회원국 가운데 보호주의 성향이 강한 국가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차로서는 중남미 자동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진의환 현대차 중남미권역본부장은 "브라질에서 성공한 차량을 아르헨티나에 수출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성과"라면서 "초기 물량이 많지는 않으나 앞으로 브라질-아르헨티나 간의 자동차 협정 이행에 따라 시장 규모는 반드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자동차 무역 자유화를 목표로 한 협정을 지난해 체결했으나 발효 시점은 올해에서 2029년으로 늦춰진 상태다. 협정 발효 전까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간 자동차 무역에는 수입 쿼터제로 볼 수 있는 "플렉스"(flex) 규정이 적용되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브라질에 완성차와 부품 1달러어치를 수출하면, 브라질은 아르헨티나에 1.5달러만큼 수출할 수 있는 구조다.
현대차는 2012년 상파울루주(州) 피라시카바시(市)에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전략차종인 소형차 HB20을 출시했으며, 브라질 진출 6년 만인 2018년에 100만대 생산·판매를 돌파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수출은 2016년부터 시작했다. 같은 해 3월부터 파라과이, 8월부터는 우루과이로 HB20을 수출했고 지난 7월 말부터는 콜롬비아로도 수출에 나섰다. SUV 시장 급성장 흐름에 맞춰 2017년부터 파라과이·우루과이, 2018년부터 콜롬비아에 크레타를 수출해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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