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사기 논란에 휩싸인 수소전기차 업체 니콜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12월로 예정된 신형 전기 픽업트럭 출시 행사를 연기했다고 AFP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니콜라는 이날 신형 차량과 기술을 출시하는 행사가 될 것으로 예상돼온 "니콜라 월드"를 니콜라 관련자들이 안전하게 모일 수 있는 시점으로 옮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이 행사는 12월 3일로 예정돼 있었다. 신차 출시 행사 연기는 니콜라의 기술력을 둘러싸고 사기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나온 것이다. 니콜라는 그러나 이날 행사 연기와 함께 미국 공장 준공, 차량 시제품(프로토타입) 마무리, 대량생산 개시 등의 목표를 담은 일정표도 함께 발표했다.
니콜라는 유럽연합(EU)과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이 최근 수소 경제, 가솔린 차량의 단계적 퇴출 등과 관련한 정책을 내놓은 점을 들며 이런 친환경 교통 솔루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자사가 친환경 트럭과 레저용 차량(RV), 수소충전소 등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발 일정과 관련해 니콜라는 내년 4분기까지 애리조나주 쿨리지의 생산설비 1단계를 완공하고, 올해 말까지 독일 공장에서 트럭 시제품을 출시한 뒤 내년 하반기 중 대량생산 체제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또 니콜라 최고경영자(CEO) 마크 러셀은 올해 말까지 에너지 협력사 1곳과 협력해 수소충전소를 건설하는 협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2분기 첫 상업 수소충전소를 착공할 것으로 자신한다고 밝혔다. 이는 니콜라가 영국 에너지 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등 몇몇 잠재적 협력사들과 벌여오던 수소충전소 건설 논의가 중단됐다는 언론 보도를 반박한 것이다.
이처럼 구체적인 목표를 내놓으면서 3주가량 하락세를 이어가던 이 회사 주가는 이날 14.5% 상승했다.
니콜라는 9월 10일 공매도(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 방식) 투자업체 힌덴버그 리서치가 이 회사를 "복잡한 사기꾼"이라고 묘사한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논란에 휘말렸다. 수소 트럭을 생산할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니콜라는 제기된 의혹을 대부분 부인했지만 이 회사의 창업자 겸 의장이었던 트레버 밀턴은 갑작스레 사임했다.
니콜라와 제조 파트너십을 체결한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당초 양사의 합의가 지난달 말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날 "아직 니콜라와 합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GM이 니콜라의 역경을 지렛대 삼아 당초 니콜라 지분 11%를 받기로 했던 것을 25%로 올리는 등 조건을 재협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담긴 보고서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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