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일당백의 매력을 지닌 BMW 6시리즈 GT

입력 2020년10월11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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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V 수준의 공간 활용성 인상적
 -이름에 걸맞은 안락한 주행감 특징


 6시리즈 GT는 BMW 라인업 중에서도 독특하고 신선한 존재다. 시작은 11년 전 5시리즈 GT가 나왔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9년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처음 컨셉트카가 등장했고 사람들은 과연 양산차로 나올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BMW는 과감히 생산을 결정한 뒤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모양과 성격을 지닌 차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실용적인 차라는 인식이 더해져 제법 긍정적인 판매도 기록했다. 

 당당하게 브랜드 일원으로 활약 중인 BMW GT카는 6시리즈 배지를 물려받고 보다 폭넓은 소비층 공략에 나섰다. 그리고 마침내 올해 5월 부분변경 신형이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됐다. 기존에 넉넉한 공간을 바탕으로 앞뒤 램프를 살짝 다듬고 부족했던 편의 및 안전 품목을 보완한 게 특징이다. 이달에는 출시와 함께 독보적인 시장 구축을 위한 공격적인 자세도 펼치고 있다. 6시리즈 GT의 자신감을 살펴보기 위해 시승행사를 찾아 직접 차를 마주했다.

 사실 이번 시승행사는 5시리즈와 6시리즈를 번갈아 타면서 차를 평가하는 자리였다. 그만큼 국내 판매가 높은 5시리즈에 많은 관심을 쏟는 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반환점에서 6시리즈 GT를 마주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화려한 조명이 반으로 줄다 보니 여유롭게 차를 감상할 시간이 없었다. 우선 차를 교체하고 곧바로 운전에 나섰다. 

 ▲성능
 배정받은 차는 630i x드라이브 M 스포츠 패키지다. 엔진은 6기통 3.0ℓ 가솔린 터보로 최고 258마력, 최대 40.8㎏·m의 성능을 낸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사륜구동이 기본이며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 데 6.4초, 안전제한을 건 최고시속은 245㎞다. 효율은 ℓ당 복합 9.3㎞를 실현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86g/㎞다.

 같은 네이밍을 사용하는 530i는 4기통 2.0ℓ급을 사용한다. 출력과 토크도 630i와 비교하면 조금 낮다. 반대로 무게와 덩치가 작아 제로백 및 최고속도는 530i 쪽이 조금 더 빠르다. BMW의 이름 체계가 소비자들에게 적잖이 혼란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이유야 어찌 됐든 6시리즈 GT만 놓고 보면 530i보다 훨씬 엔진도 크고 성능도 좋기 때문에 불만을 가질 사람은 없어 보인다. 

 시동을 켜니 차는 고요하게 기지개를 켜고 달릴 준비를 마친다. 가속페달을 밟고 속도를 올리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부드럽고 차분하게 움직이며 고급스러운 주행 감각을 도와준다. 가솔린 차가 주는 축복을 명확하게 경험할 수 있다. 또 6기통 대배기량 엔진의 풍부한 성능을 바탕으로 저속에서 레드존까지 꾸준히 힘을 뿜어져 나온다. 크기에 비해 무게도 낮춰 가속이 답답하거나 펀치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기 힘들다.


 운전을 하면서 저절로 콧노래가 나온다. 여기에는 동력계 외에 서스펜션과 핸들링이 한몫했다. 먼저 서스펜션은 독일차답지 않게 부드럽다. 굴곡진 도로나 요철을 만났을 때 차는 탄탄하게 충격을 흡수하기보다는 의연하게 대처한다. 탑승자가 현재 달리고 있는 도로의 상황을 온전히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뜻이다. 

 굽이치는 와인딩 로드에서는 단점이 될 수 있지만 차의 성격을 감안하면 소프트한 세팅이 훨씬 잘 어울린다. 다만 시승차에 달린 19인치 M 스포츠 휠은 운전하는 내내 신경이 쓰인다. 구덩이라도 만나면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 휠을 뺀 나머지 부분은 아주 만족스럽다. 

 스티어링 휠 응답성은 빨라졌다. 정확하고 정직한 반응으로 크기와 높이, 무게를 금세 잊게 한다. 또 M스포츠 패키지답게 브레이크 시스템은 차를 잡아 세우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 외에도 정숙성은 5시리즈 세단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다. 바닥 소음이나 풍절음을 걸러내는 수준도 뛰어나다. 이 외에 구체적인 테스트에는 한계가 있었다. 단조로운 시승 코스와 30~40분에 불과한 짧은 시간이 발목을 잡았다. 모드 별 성격과 와인딩 및 장거리 주행에서의 종합적인 평가는 추후 개별적인 시승을 통해 소개할 예정이다.  


 ▲디자인&스타일
 출발점으로 돌아온 뒤에야 여유롭게 차를 살펴볼 수 있었다. 겉은 하나의 프레임에 둘러싸인 키드니 그릴과 새로운 그래픽이 적용된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가 특징이다. 공기의 흐름을 개선한 범퍼 형상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옆은 늘씬하게 내려앉은 루프라인과 듬직한 체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뒤는 큼직한 테일램프와 전자식 스포일러, 투톤으로 마감한 범퍼가 인상적이다. 새로운 세그먼트의 차에서 겪는 디자인 완성도와 균형 잡힌 비율 구현이 완성 단계로 접어든 느낌이다. 

 실내는 솔직히 크게 바뀐 부분이 없다. 다만 12.3인치 전자식 계기반 및 컨트롤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BMW 라이브 콕핏 프로페셔널이 개선됐고 4존 에어컨디셔닝 시스템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센터 콘솔 주변에는 블랙 하이글로스 마감과 나파가죽 시트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특히 3차원 모형 디자인을 통해 주변상황을 계기반 중앙에 표시해 주는 드라이빙 어시스트 뷰, 차의 진입한 동선을 따라 후진할 수 있도록 보조해 주는 후진 어시스턴트와 같은 기능들은 더욱 편리하고 여유로운 주행을 돕는다. 또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을 탑재해 한층 더 진보한 운전자 보조 시스템으로 안전한 주행 환경을 제공한다.

 BMW 디스플레이 키를 기본 제공하며 승하차가 불편한 주차공간에 차를 원격으로 주차 및 출차 할 수 있는 "리모트 컨트롤 파킹"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신용카드 형태의 디지털 키 및 아이폰을 활용한 모바일 디지털 키도 이용 가능하다.

 공간은 6시리즈 GT의 핵심이다. 넉넉한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1열과 2열 거주 공간이 쾌적하다. 큼직한 시트와 어우러져 7시리즈 못지않은 안락함도 제공한다. 도어 안쪽과 콘솔 등 곳곳에 마련한 수납도 기대 이상이다. 기본 600ℓ인 트렁크 적재공간은 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최대 1,800ℓ까지 넓어진다. 해치 형태로 활짝 열리기 때문에 물건을 쉽게 넣고 뺄 수 있다. 또 전동식 테일 게이트 및 컴포트 액세스 기능이 적용돼 물건의 적재 및 하차가 용이하다.

 ▲총평
 6시리즈 GT는 신형으로 오면서 섬세하고 매끈한 감각을 키워 모두의 만족을 이끌어낸다. 새롭게 추가된 기능도 매력을 높이는 요소다. 특히 반자율주행기술은 한층 매끄럽다. 시트 포지션이 높아 시야 확보에 유리하고 장거리 운전에도 피로가 덜하다. SUV보다 지상고가 낮아 한결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3시리즈나 5시리즈처럼 역동적인 BMW 세단의 감각은 전혀 아니다. 둘 사이를 적절히 조율해 독특하면서도 참신한 이동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장거리 크루징에 적합한 GT카를 새롭게 재해석한 감각이 놀랍고 탈수록 가치는 배가 된다.

 신형 6시리즈 라인업은 가솔린 트림 630i x드라이브와 640i x드라이브, 디젤인 620d와 620d x드라이브, 그리고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이 적용된 630d x드라이브로 나뉜다. 이 중 630i x드라이브가 국내에 우선 출시된다. 트림은 럭셔리 라인과 M 스포츠 패키지 두 가지로 제공되며 가격은 8,920만원에서 9,22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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