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 마크 단 미인증 LED 램프 버젓이 판매

입력 2020년10월14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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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인증 LED 램프, 합법 인증 제품처럼 속여 판매
 -정보 부족한 소비자, 구입 후 낭패 잇따라


 정부의 인증을 받지 않은 LED 전조등이 시중에 판매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인증임에도 합법적인 부품인 양 속여 소비자 구입을 유도하는 것. 실질적으로 소비자가 미인증 튜닝부품이란 걸 알기 위해서는 자동차검사소에서 부적합 통지서를 받아야만 가능하다. 잘못된 부품 장착으로 인한 안전 상 혹은 금전적 피해는 소비자가 온전히 부담해야 한다는 얘기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는 총 3개의 자동차 튜닝관련 협회가 있다. 한국자동차튜닝협회와 한국자동차튜너협회는 국토교통부 인가를 받았고, 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는 산업자원부 허가를 받은 단체다. 이 중 국토부로부터 국내에서 유일하게 튜닝부품 인증기관으로 지정돼 튜닝부품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한국자동차튜닝협회다. 

 튜닝부품을 차에 장착하고 합법적으로 운행하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튜닝부품인증제도를 활용해 인증받은 부품만 가능하다. 혹은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튜닝 승인 및 검사를 통과하거나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55조 제1항 및 자동차튜닝에 관한 규정 별표1의 경미한 튜닝에 해당하는 튜닝부품을 안전기준에 적합하게 장착하면 된다. 

 LED 전조등은 주요 부품에 해당해 튜닝부품인증제도를 거쳐야 한다. 다수의 제조사 및 유통사들이 이 같이 인증받은 LED 전조등 광원제품을 합법적으로 시중에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부 부품사가 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를 통해 인증받은 LED 전조등이 합법적이라며 판매하고 있어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자동차튜닝산업협회는 해당 권한이 없음에도 단체품질인증을 내세워 인증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단체품질인증을 운영하려는 단체는 중소기업중앙회 단체표준국의 심사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튜닝산업협회는 해당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적법한 단체표준인증을 받은 LED 등화부품이라 할지라도 자동차관리법 상의 튜닝인증제품과 동일한 효력을 부여하지 않고 제품 품질에 대한 사실적 효력만 부여한다. 즉 단체품질인증만으로는 국내에서 튜닝부품을 차에 장착하고 합법적으로 운행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실제 많은 소비자들이 단체품질인증이라는 말에 속아 미인증 LED 전조등을 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해당 LED 전조등을 구입해 사용중인 차주를 섭외해 한국교통안전공단 안양자동차검사소에서 자동차정기검사를 진행한 결과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자동차등록증을 확인한 검사원은 육안 및 기계검사를 통해 기존 제품이 아닌 튜닝부품을 장착했다는 사실 인지 후 QR코드 및 차대번호 등을 대입해 불합격으로 판정했다. 새로 부착한 LED 전조등이 자동차튜닝부품인증센터 인증부품장착조회에 검색되지 않아서다.


 차주의 표정엔 당황스러움이 역력했다. 기존 할로겐 램프의 아쉬움을 해결하기 위해 LED 전조등을 구입해 달았을 뿐인데 불법 튜닝을 한 것으로 낙인 찍힐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차주는 "구입 당시 홍보하던 인증서와 홀로그램, 자동차검사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만 믿고 구입했다"며 "합법적인 튜닝을 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LED 전조등을 인증하고 판매한 해당 업체와 튜닝산업협회의 해명을 들었다. 먼저 해당 업체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자체 검사를 진행한 결과 이상없이 나왔으며 QR코드의 경우 소비자가 아닌 라이선스를 가진 업체가 확인할 수 있는 코드여서 검사 시 안나올 수 있다는 것. 상향등과 하향등이 일체형인지 분리형인지에 따라 검사결과에 차이를 보일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산업협회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답변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일단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통안전공단과 국토부의 질의서를 받았고 이와 관련해 보도자료를 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인증을 받지 않은 LED 전조등이 시중에 유통될 경우 혼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2~4년 주기로 방문하는 자동차검사소 특성 상 본인 차에 장착한 제품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알 수 있는 만큼 소비자가 겪는 금전적 및 시간적 피해가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지속할 경우 튜닝에 대한 불신이 쌓이고 전반적으로 튜닝시장까지 위축될 수 있다고 개선을 촉구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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