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질리지 않는 신선함, 폭스바겐 아테온

입력 2020년10월21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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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공간활용·효율성으로 무장한 기함

 폭스바겐이 아테온을 국내에 선보인지도 어느덧 만 2년이 돼간다. 출시와 동시에 브랜드 플래그십 세단으로 자리매김한 아테온은 예술과 영겁의 시간을 뜻하는 차명에 걸맞게 디자인을 차별화해 주목을 받았다. 때문에 스타일면에서는 아직도 매력적이란 평가를 듣는다. 하지만 자동차는 생김새로만 판단하지 않는 법. 최근엔 상품성 개선을 통해 편의품목을 향상하고 4WD 시스템을 추가하기도 했다. 신선하면서도 질리지 않은 듯한 아테온을 만났다.


 ▲완성도 높은 디자인·차박 가능한 세단의 매력
 폭스바겐은 아테온을 두고 "가장 아름다운 세단"이라고 주장한다. 그만큼 브랜드 가운데 어떤 차보다 디자인에 힘을 실었다는 의미다. 특히 얇고 예리한 면 처리를 가능케 한 고난도의 금형 기술을 대거 적용하면서 비싼 디자인을 갖게 됐다.

 전면부는 큼지막한 그릴을 가로형 크롬 바로 가득 채웠다. 크롬 바는 헤드램프의 LED와 연결되면서 그릴과 램프의 관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다. 측면은 쿠페형 실루엣이다. 전면에서 후드와 그릴을 나눈 선은 측면으로 흘러 후드와 펜더를 나누고 도어를 만나 캐릭터 라인으로 바뀐다. 이어 테일램프로 이어진다. 한 마디로 선 하나가 차체 사방을 두르는 격이다. 차체 아래의 크롬 가니쉬도 마찬가지다. 19인치 알로이 휠은 이전보다 직경이 1인치 늘어났다. 스포크를 비튼 듯한 모양도 특징이다. 덕분에 더 역동적인 자세가 연출됐다. 후면부는 전면과 마찬가지로 수평형 디자인을 통해 넓어 보이는 효과를 노렸다. 트렁크 리드가 볼록 솟아올랐지만 테일램프, 리플렉터를 비롯한 다양한 요소를 양옆으로 늘려 시원스럽다.








 실내는 기하학적인 형태로 구성했다. 곡선 중심으로 꾸몄던 외관과 대비된다. 계기판은 12.3인치 모니터에 주행 정보를 다양한 레이아웃으로 보여주는 액티브 인포 디스플레이를 새로 적용했다. 이에 반해 센터페시아의 8인치 디스플레이는 기존 것을 유지했다. 계기판 정보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서도 일부 볼 수 있다. 비교적 저렴한 컴바이너 방식이지만 유용하다.





 도어는 쿠페, 컨버터블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프레임리스 구조를 채택해 역동적인 디자인에 일조한다. 편의품목은 앞뒤 좌석을 별도로 제어할 수 있는 3존 에어컨과 운전석 마사지, 다인 오디오 등이 눈에 띈다. 앰비언트 라이트는 흰색, 파란색, 노란색의 세 가지만 지원해 다소 아쉽다.



 실내 공간은 MQB 플랫폼을 길게 늘린 덕분에 앞뒤로 여유롭다. 휠베이스는 2,840㎜를 확보했다. 그러나 차체를 낮춘 쿠페형 세단인 만큼 뒷좌석 헤드룸은 넉넉하지 않다. 키가 180㎝ 이상이라면 머리가 천장에 닿는다.

 트렁크 도어는 뒷 유리까지 여닫는 해치 방식으로 부피가 큰 짐을 싣기 편하다. 트렁크 패널의 폭스바겐 엠블럼을 누르거나 발을 휘젓는 동작으로도 열 수 있다. 기본 적재공간은 563ℓ이며 6대4 비율의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1,557ℓ까지 늘릴 수 있다. 요즘 유행하는 차박도 가능한 크기다.




 ▲기본기 가득한 성능, 4모션으로 안정성 더해
 엔진은 2.0ℓ 디젤로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m를 발휘한다. 가속력은 일반 도로는 물론, 오르막에서도 넉넉하다. 변속기는 7단 DSG를 맞물렸다. DSG는 매끄럽게 단수를 올리는 편이지만 스포츠 모드를 활용하는 등 급가속이 이뤄지면 특유의 변속충격이 전해진다. 표시효율은 13.4㎞/ℓ(도심 11.9㎞/ℓ, 고속 15.6㎞/ℓ)다. 대부분의 유럽 디젤차가 그렇듯 아테온도 실제 효율은 더 높다. 시승 내내 보여준 평균 효율은 ℓ당 15.4㎞였다.



 주행 감각은 스포츠 세단을 떠올리면서도 안정성을 버리지 않은 느낌이다. 긴 휠베이스로 인해 몸놀림이 둔할 법도 하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움직임이 가능한 설정이다. 폭스바겐 특유의 단단한 섀시에 폭스바겐의 4WD 시스템인 4모션 구동계와 새 19인치 휠·타이어의 도움을 받은 덕분이다. 4모션은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서 앞바퀴굴림과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만큼 자연스러운 구동력을 구현한 것일 수도 있다. 급가속이나 고속 주행 시엔 안정적인 구동성능을 내며 코너링 한계에선 언더스티어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주행모드는 에코, 일반, 스포츠, 개별 설정을 제공한다.

 소음, 진동은 디젤 엔진을 얹은 만큼 어느 정도 유입되는 편이다. 그러나 노면 소음이 더 크게 들릴 정도로 차단이 잘 이뤄졌다. 차로유지,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 등의 주행 보조 시스템은 여느 차에서 접할 수 있는 수준을 갖췄다.


 ▲폭스바겐이 제시한 기함의 덕목
 아테온은 세련미를 갖춘 실속형 기함으로 꼽을 수 있다. 플래그십 세단과 예술을 담은 차명에 걸맞은 비싼 디자인을 갖췄지만 공간활용성과 효율성도 놓치지 않은 욕심이 많은 차다. 마치 수입차의 대중화를 이루겠다는 회사의 목표를 몸소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수입사가 예고한 제타, 파사트GT 등 세단 라인업 보강이 이뤄지면 브랜드 맏형으로서의 제 역할도 기대된다.

 가격은 프리미엄 5,324만1,000원, 프레스티지 5,817만5,000원, 프레스티지 4모션 6,113만9,000원(개별소비세 인하 반영).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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