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가족친화형 SUV,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입력 2020년11월04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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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차감·공간활용·고효율·안전성으로 승부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가족이 오붓하게 탈 수 있는 패밀리카가 그 어느 때보다 주목을 받고 있다. 패밀리카는 기준이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지만 가족 단위 탑승의 특성상 승차감, 공간활용도, 안전성, 효율성 등을 따진다. 특히 SUV는 캠핑, 차박을 즐기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패밀리카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가운데 시트로엥은 차명에 "SUV"를 넣어가면서 제품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들어오는 시트로엥의 SUV는 C3 에어크로스 SUV와 C5 에어크로스 SUV 두 가지. 생애 첫 차로 꼽히는 C3 에어크로스 대신, 가족이 함께 탈만한 C5 에어크로스를 오토캠핑과 함께 경험해봤다.


 ▲개성만점 디자인, 공간활용도 높아
 시트로엥은 오랫동안 개성과 위트로 가득 찬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C5 에어크로스 역시 그런 정체성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양껏 부풀린 차체는 날카로움과는 거리가 있지만 듬직한 이미지다.

 외관 전면부는 시트로엥의 더블 쉐브론 로고를 중심으로 크롬을 양옆으로 둘러 하나의 프레임을 만들었다. 여기에 LED 주간주행등을 넣으면서 기능성도 챙겼다. 그 아래엔 그릴과 전조등을 가로로 길게 묶어 일체감 있는 조형미를 연출했다. 범퍼는 클래딩을 치켜 올리면서 SUV의 분위기를 냈다. 안개등 커버, 루프랙, 측면 클래딩 일부엔 빨간색의 포인트 색상을 곁들여 개성을 강조했다.




 측면은 차체와 지붕을 나눈 플로팅 디자인을 바탕으로 창틀 형태를 재해석했다. 특히 C필러에서 정점을 이루는 크롬 프레임이 독창적이다. 차체 아래의 크래딩에 스며든 에어 범프는 아웃도어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킨다. 비교적 단순한 후면부는 "BB" 모양의 LED 테일램프가 주목을 끈다. 범퍼는 앞의 것과 비슷하게 만들어 일관성을 갖췄다.





 실내는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을 테마로 잡았다. 대시보드는 여느 차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요소가 자리를 잡고 있지만 잘 정돈된 느낌이다. 그럼에도 송풍구를 위 아래로 나누거나 글로브 박스 위쪽을 띠로 두르는 등 개성적인 조형을 연출했다.

 디지털 계기판은 속도를 강조하는 일반 레이아웃은 물론, 운전자보조시스템을 중심으로 보여주는 그래픽도 표시 가능하다. 센터 콘솔에서 솟아오른 듯한 기어 레버는 조작이 편하지만 주행모드(에코, 스포츠) 버튼을 가려 아쉽다. 반면에 블랙박스를 룸미러 앞쪽에 있는 듯 없는 듯 장착한 점은 매력적이다. 편의품목은 스마트폰 무선 충전, 안드로이드 오토 및 애플 카플레이 등이 눈에 띈다.







 판 초콜릿처럼 생긴 시트는 부위별로 나파 가죽, 직물 등의 소재를 달리해 이채롭다. 두터운 폼이 들어가 착좌감이 좋다. 앞좌석은 마사지 기능까지 담았다. 3명이 앉을 수 있는 뒷좌석은 공간이 넉넉하고 파노라마 선루프가 있어 쾌적하다. 시트를 3등분으로 나눠서 따로 접거나 앞뒤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적재공간은 기본 580ℓ를 확보했다. 바닥은 2단계로 높낮이 조절 가능한데, 바닥을 낮출 경우 뒷좌석을 접지 않아도 5~6인용 텐트, 의자, 테이블, 화로대 등의 캠핑 장비와 디럭스 유모차 등을 실을 수 있었다. 뒷좌석을 접으면 트렁크는 1,630ℓ까지 늘릴 수 있다. 요즘 유행하는 차박을 하려면 약간의 평탄화 작업이 필요하다. 바닥을 올리더라도 6㎝ 정도의 단차가 생겨서다.





 ▲세단 버금가는 승차감
 동력계는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40.8㎏·m의 2.0ℓ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가속성능은 경쾌하다. 페달을 깊게 밟지 않아도 여유롭게 달려 나간다. 변속기의 움직임 역시 어색함이 적어 스트레스가 없다. 그럼에도 연료를 많이 소모하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연료는 280㎞를 주행했을 때 1/4을 썼다. 53ℓ의 연료탱크 크기를 감안하면 20㎞/ℓ 안팎의 효율이라 볼 수 있다. C5 에어크로스가 인증 받은 효율은 12.7㎞/ℓ(도심 11.8㎞/ℓ, 고속도로 14.0㎞/ℓ)다. 푸조시트로엥의 실제 효율은 항상 인증 결과보다 높게 나온다.


 무엇보다도 시승하면서 가장 놀랐던 부분은 승차감이다. 세단보다 안락한 SUV를 목표로 한 노력이 그대로 드러난다. 비결은 서스펜션에 있다. C5 에어크로스의 서스펜션은 "프로그레시브 하이드롤릭 쿠션"이라 불리는 댐퍼 내부의 두 유압식 쿠션을 넣은 것이 특징이다. 노면의 충격을 이중으로 더 걸러내면서 SUV에서 보기 힘든 세련된 승차감을 갖게 됐다. 일반 도로는 물론, 요철, 비포장길에서도 부담 없이 달릴 수 있었다.

 핸들링 성능도 제법이다. 승차감을 노렸으니 굽잇길에선 약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오산이었다. 간혹 무리하면 언더스티어를 나타내지만 껑충한 차체와 승차감을 생각하면 한계는 평균 이상은 된다. 소음·진동에 대한 대책은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적절한 수준으로 이뤄졌다.


 부분 자율주행은 정차 후 출발을 포함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이탈방지, 차로중앙유지 등을 통해 레벨2 자율주행을 제공한다. 도로에 따라 제한속도를 인식하고 이에 맞춰 주행 속도도 설정할 수 있는 기능도 특징이다.

 ▲편안한 플래그십 SUV
 C5 에어크로스는 세단처럼 탈 수 있는 SUV다. 승차감 때문에 세단 구입을 희망하지만 가족과 여가를 위해 SUV가 필요한 소비자에게 제격이다. 물론. 대부분의 SUV가 공간활용도를 강조하면서 패밀리카를 지향한다. 그러나 시트로엥은 브랜드의 장기를 여실히 제품에 녹여냈다. C5 에어크로스가 브랜드 내 플래그십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개별소비세 인하 가격은 1.5ℓ 필 3,938만원·샤인 4,195만원, 2.0ℓ 샤인 4,729만원.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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