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뒤 인상 고치고 실내 감성 품질 높여
-소비자 선호도 높은 정숙성 및 가격경쟁력 갖춰 르노삼성의 중형 SUV QM6가 스타일을 다듬고 상품성을 개선했다. 정확한 명칭은 "뉴 QM6"다. 출시 소식을 듣고 신차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의문이 먼저 들었다. 지난해 QM6는 이미 한 차례 부분변경을 거쳤기 때문이다. 고작 1년밖에 안된 시점에서 또다시 부분변경을 진행했다니 의아했다. 그러나 하룻동안 차를 경험하고나니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판단이 들었다.
▲디자인 겉모양은 파격적인 변화보다 스타일을 다듬는 쪽에 신경썼다. 실제 르노삼성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2%가 QM6 구매이유로 외관 스타일을 첫손에 꼽았다. 구매 이후 만족도에서도 외관 스타일이 32%를 차지했다.
새 차는 "퀀텀 윙"으로 불리는 거대한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태풍 로고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펼친 퀀텀 윙은 독특하면서도 세련된 매시 패턴 적용으로 인상을 강조했다. 이 그릴은 르노삼성의 새로운 정체성으로 삼을 예정이다. 양쪽으로 이어진 LED 퓨어 비전 헤드 램프는 전 트림에 기본 적용했다. 차체를 부드럽게 감싼 캐릭터라인과 맞물려 통일감을 준다. 범퍼는 안개등을 지우고 유광 블랙과 레터링 로고를 새겨 넣었다.
측면은 그대로다. 보닛과 펜더 사이를 잇는 두툼한 장식과 무난한 디자인의 휠도 마찬가지다. SUV답게 큼직한 유리창과 휠하우스를 갖췄고 루프랙을 마련해 레저활동에도 장점을 보인다. 반면 후면은 제법 신선한 변화를 보여준다. 테일 램프 형상은 차이가 없지만 안쪽 그래픽 구성을 전부 바꾼 것. 일체감을 강조했고 단정하면서도 화려하게 빛을 낸다. 여기에 지난 7월 부분변경 SM6에 적용한 다이내믹 턴 시그널을 적용해 고급스럽다.
실내는 극적인 변화나 기능 추가는 없다. 대신 꼭 필요한 부분만 골라 실용성 위주로 개선했다. 먼저 새로 추가한 모던 브라운 가죽시트다. 밝은 톤의 가죽이 실내를 덮고, 센터터널 손잡이에도 동일하게 적용했다. 이 밖에 우드패널의 결과 디자인도 수정해 감성품질을 높였다. 프레임리스 룸미러는 세련미를 풍긴다. 또 후방 시야를 한층 넓혔다. 깔끔한 디자인은 물론 심카드 형태의 후불 하이패스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등 편의성도 챙겼다.
이를 제외하면 구형과 같다. 전자식 계기판과 세로형 센터페시아 모니터, 인포테인먼트를 구성하는 S-링크도 그대로다. 신형 SM6에 선보인 최신 전장장비가 살짝 그리워진다. 제한적인 공조장치와 물리 볼륨조절 버튼이 없다는 건 여전히 아쉽다. 촉감이 좋은 스티어링 휠과 넓은 파노라마 선루프, 12개 스피커를 지원하는 보스 서라운드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등이 위안을 준다.
공간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중형 SUV답게 활용성도 높은 편이다. 크고 작은 4개의 컵홀더를 비롯해 글로브박스와 콘솔박스, 도어 안쪽 수납함도 여유롭다. 2열은 면적이 넓은 시트가 인상적이다. 등받이 각도 조절이 가능하며 컵홀더와 열선시트, USB 포트와 송풍구 등 필요한 기능을 알차게 마련했다. 트렁크는 기본 676ℓ이며 2열 폴딩 시 최대 1,690ℓ까지 늘어난다.
▲성능 시승차는 4기통 2.0ℓ 가솔린 엔진을 얹은 GDe다. 144마력의 출력과 20.4㎏·m에 이르는 토크로 안락한 일상주행을 구현하는 게 특징이다. 시동을 켜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자연흡기 엔진이 주는 부드러운 감각이 일품이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적당히 차를 이끌면서 경쾌하게 달린다. 터보를 달고 자극적으로 질주하는 라이벌과는 성격이 다르다. 여유로운 세팅을 바탕으로 도로 위 흐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속도를 높인다.
그렇다고 힘이 부족하거나 버거운 건 아니다. 자연흡기 엔진과 무단변속기(CVT) 특성을 이해하면 오히려 패밀리 SUV에는 이상적인 세팅이다. CVT는 펀치력보다 고속에서의 매끄러운 회전질감이 인상적이다. 차분하게 숨을 고르면서 우직하게 뻗어나간다. 스로틀을 끝까지 열면 출력이 한계를 드러내지만 자주 사용하는 속도 구간은 물론 고속도로에서 정속주행을 이어나가면 큰 불만이 없다.
정숙성도 좋아졌다. 르노삼성은 정숙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디젤차 수준의 흡차음재 범위로 확대 적용했다. 구체적으로는 소음 유입 가능성이 있는 펜더와 대시보드는 물론 서브프레임부시와 엔진 배기 히트 실드 부분에 차음재를 보강하고 재질을 개선했다. 덕분에 구형과 비교해 실내로 들어오는 소리가 확실히 줄었다. 여기에 부드럽고 차분한 성격의 서스펜션이 만나 안락한 승차감에 힘을 싣는다.
안전장비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먼저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과 차간거리경보 시스템, 급제동경보 시스템, 사각지대경보 시스템, 전방추돌경보 시스템, 차선이탈경보 시스템 등이 유기적으로 작동해 안전한 운전을 유도했다. 그러나 차선을 벗어났을 경우 알아서 스티어링 휠을 돌려 원위치하는 차선이탈방지 기능이 없어 반자율주행에는 한계를 보였다.
가격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다. QM6의 가장 큰 장점은 판매가격이다.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적용한 QM6 2.0ℓ GDe는 2,474만~3,324만 원이다. 같은 세그먼트의 국산 SUV와 비교하면 약 400만~500만 원의 초기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 하위 트림의 경우 준중형 SUV 구입을 고려중인 소비자도 충분히 넘볼 수 있는 수준이다.
▲총평 신형 QM6는 강점인 스타일을 부각해 완성도를 높였고 기존 불편했던 부분을 개선해 편의성을 키웠다. 무난한 파워트레인을 바탕으로 한 수준 높은 정숙성은 모두의 만족을 끌어내고 동급에서 가장 높은 ℓ당 12.0㎞의 효율은 자랑거리다. 몇몇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가격표를 보면 기억 속에서 말끔히 사라진다. 갈수록 높아지는 찻값에 지쳐 합리적인 구성을 갖춘 가성비 좋은 중형 SUV를 찾는 소비자라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새 차의 판매가격은 가솔린 기준 SE 2,474만 원, LE 2,631만 원, RE 2,872만 원, RE 시그니처 3,039만 원, 프리미에르 3,324만 원이다. LPe는 SE 2,435만 원, LE 2,592만 원, RE 2,833만 원, RE 시그니처 3,000만 원, 프리미에르 3,245만 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시승]"성공의 상징"이었던 각 그랜저, 지금 타보니…▶ [시승]모르면 손해, 캐딜락 CT5▶ [시승]고성능 SUV 시장의 조미료, 재규어 F-페이스 SV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