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한 달 판매량이 3천대밖에 안 되는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웨이라이(蔚來·Nio)가 자국 완성차 업체 비야디(比亞迪·BYD)를 제치고 중국 자동차 기업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세계 자동차사 시가총액 순위에서도 웨이라이는 테슬라, 도요타, 폭스바겐에 이어 4위 자리까지 치고 올라왔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나스닥에서 웨이라이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전장보다 6.43% 하락한 50.5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 하락에도 웨이라이의 시가총액은 688억3천만 달러(약 76조2천억원)으로 비야디를 제치고 중국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자동차 회사가 됐다.
웨이라이는 올해 주가가 폭등하면서 순식간에 세계 시가총액 순위 상위권에 올라왔다. 지난달 30일 각국 증시 종가를 기준으로 웨이라이의 시가총액은 테슬라(5천380억3천만 달러), 도요타(1천879억7천만 달러), 폭스바겐(745억5천만 달러)에 이어 4위를 기록 중이다. 작년 12월 31일 4.02달러이던 웨이라이 주가는 전날 50.53달러까지 올랐다. 상승 폭이 무려 1,157%에 달한다.
앞서 웨이라이는 이달 들어 중국 대형 완성차 업체인 상하이자동차와 벤츠 모회사 다임러의 시가총액도 차례로 앞질렀다. 웨이라이의 시가총액은 한국 현대차(38조8천억원)의 2배에 달한다.
"중국의 테슬라"로도 불리는 웨이라이의 주가 상승 원동력은 미래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높은 시장의 기대감이다. 웨이라이는 2014년 설립된 전기차 스타트업으로 중국의 인터넷 공룡 텐센트가 2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웨이라이, 샤오펑(小鵬·Xpeng), 리샹(理想·Li Auto)은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삼총사"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중 웨이라이가 판매량과 시가총액 등 면에서 맏형 격이다.
하지만 웨이라이의 현 실적도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웨이라이가 올해 들어 10월까지 판 전기차는 3만대에 불과했다. 한 달 3천대 꼴이다. 이 회사의 작년 한 해 판매량은 2만대가량이었다. 최근 발표된 지난 3분기 매출은 1조원에 못 미쳤고 창사 이래 계속 막대한 투자가 이뤄졌을 뿐 아직 제대로 된 흑자를 낸 적도 없다.
웨이라이는 자체 공장조차 없이 중국의 다른 완성차 업체에 제조를 맡긴다. 연구·개발과 마케팅에만 집중하고 생산은 전문 제조 업체에 맡기는 애플식 모델을 표방하지만 다른 완성차 업체와 달리 대규모 공장 부지와 생산 장비 등 대규모 유형 자산을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중국 내부에서조차 자국의 전기차 시장 전망이 밝다는 점을 고려해도 중국 1위, 세계 4위까지 올라선 웨이라이의 평가가치가 과연 적절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중국의 기술 전문 매체인 AI재경(財經)은 웨이라이의 시총 급등을 조명한 기사의 제목을 "거품인가 아니면 황금기의 도래인가"라고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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