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미 갖추고 등장한 부분변경 신형
-경쾌하고 직관적인 움직임 여전해 미니는 한국에서 높은 사랑을 받아왔다. 사실 미니는 크기가 작은 소형 세그먼트 라인업이 주를 이루고 있고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만큼 가격대가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소비자들은 미니의 매력에 반해 선뜻 지갑을 연다. 실제로 지난 2005년 한국 진출 이래 15년 동안 세계 미니 시장 가운데 유일하게 지속적인 성장을 이뤘다. 지난해에는 국내 소형차 브랜드 최초로 연간 1만대 판매라는 눈부신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지난 6월 부분변경 컨트리맨을 한국에서 세계 최초 공개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한국 시장의 중요성이 크게 작용했고 본사의 관심과 애정도 엿볼 수 있다. 도심 및 아웃도어 라이프를 아우르는 차의 컨셉트와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 패턴도 안성맞춤이다. 디자인, 공간, 편의 기능 등에서 한층 진화를 이룬 신형 컨트리맨이 한국 땅을 달리면서 어떤 가치를 안겨다 줄지 바로 확인해봤다.
▲디자인&스타일 컨트리맨은 미니 라인업 중 가장 큼직한 사이즈를 지녔으며 유일한 SUV 세그먼트에 속하는 차다. 그렇다고 큰 차가 대세인 요즘 SUV를 생각한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실제 컨트리맨은 길이 4,299㎜, 너비와 높이는 각 1,822㎜, 1,557㎜로 수치만 놓고 보면 현대차 투싼보다 작고 코나와 비교해서 살짝 큰 정도다. 동급 세그먼트에 속한 SUV들과 비교해도 덩치가 있는 편은 아니다. 변하는 시대에 맞춰 미니 브랜드 정체성을 잘 지킨 우량아 정도로 생각하면 마음이 편할 듯하다.
부분변경으로 오면서 알게 모르게 제법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미니의 전통적 디자인 요소인 육각형 구조로 새로 디자인했다. 여기에 헤드램프 속 구성을 각진 사각형 형태로 바꿔 또렷한 인상을 보여준다. 앞 범퍼는 공기흡입구 크기를 키우고 안개등 위치를 중앙으로 옮겨 균형을 갖췄다. 양 끝에는 세로형태의 보조개를 추가했고 알루미늄 장식을 덧대 세련미를 키웠다. 이 외에 고성능 S트림을 고려해 크롬 포인트는 전부 유광 블랙으로 마무리했다.
옆은 기존과 큰 차이가 없다. 두툼한 스포크 디자인의 와일드한 성격을 강조한 19인치 휠과 도어 패널 아래쪽에 붙은 사륜구동 뱃지, 펜더 장식 등이 눈에 띈다. 투톤 루프와 굵직한 루프랙, 윈도우 분리형 사이드미러 등 컨트리맨의 개성을 나타내는 요소는 그대로다.
뒤는 유니언 잭을 형상화한 테일램프가 핵심이다. 입체적인 모양으로 최신 미니 패밀리-룩을 잘 따랐다. 뒤 범퍼는 호불호가 강했던 유광블랙 투톤을 과감히 버리고 차체 컬러와 통일했다. 대신 배기구 주변으로 톤을 다운시키고 은색 장식을 추가해 통일감을 제공한다. 램프 주변을 두른 테두리와 트렁크 가운데에 자리 잡은 컨트리맨 레터링도 전부 블랙이다.
실내는 큰 차이가 없다. 모던하면서도 미니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모습 그대로다. 몇 가지 불편했던 기능 개선과 소재 선택폭을 넓힌 게 특징이다. 가장 큰 변화는 타원형의 디지털 계기판이다. 자명종 느낌의 아날로그 바늘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큼직한 사이즈로 시인성이 좋아졌지만 그래픽은 기대 이하다. 선명도가 부족하고 단순한 구성으로 보는 맛도 덜하다.
아쉬운 부분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헤드업디스플레이로 위안을 삼는다. 이 외에 동그란 센터페시아 구성은 그대로지만 모니터 아래쪽 인포테인먼트 조절 버튼을 일체형으로 다듬어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편의 기능도 한층 확대됐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가 트림에 따라 기본으로 제공된다. 또 전 트림에는 한층 진보된 최신 미니 커넥티드 기능을 도입했다. 미니 텔레서비스 및 인텔리전트 이머전시 콜, 리모트 서비스 등 앱을 활용한 디지털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소재와 컬러 변화도 인상적이다. 쿠퍼 S와 쿠퍼 SD는 취향에 따라 선택 가능한 인디고 블루 또는 몰트 브라운 색상의 천연 가죽 시트를 제공한다. 격자 패턴과 함께 실내 곳곳을 폭넓게 덮어 고급감을 끌어올렸다. 또 쿠퍼와 쿠퍼 D 올4를 제외한 전 트림에는 피아노 블랙 인테리어 표면의 다기능 디스플레이 및 센터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상품성을 강화했다.
수납공간은 만족스럽다. 센터터널에 위치한 컵홀더와 변속레버 뒤쪽 수납은 활용도가 높다. 도어 안쪽에는 깊고 넓은 컵홀더를 마련해 여유를 뒀다. 2열은 등받이 각도 조절이 가능한 시트가 편안한 이동을 돕는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450ℓ에서 40:20:40이며 폴딩 되는 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최대 1,390ℓ까지 확대된다.
▲성능 부분변경 컨트리맨 S에는 직렬 4기통 2.0ℓ 트윈파워 터보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192마력, 최대토크 28.5㎏·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 데 7.3초이며 안전제한을 건 최고시속은 223㎞다. 효율은 ℓ당 복합 10.7㎞를 실현했다. 여기에 빠른 변속을 보장하는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가 맞물리고 미니의 사륜구동 시스템인 올4(ALL4)가 장착돼 높은 주행 안정성을 구현한다.
귀여운 토글 스위치로 시동을 걸면 앙칼진 소리를 내며 등장을 알린다. 섬세한 스로틀 반응과 시원스럽게 뻗어나가는 가속감이 고성능 S의 명맥을 유지한다. 운전 모드는 그린과 일반, 스포츠로 나뉘는데 차이가 제법 크다. 그중에서도 스포츠는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제공한다. 매콤하게 속도를 올리고 화끈하게 내달린다. 차의 크기와 성격은 잊혀지며 고성능 핫해치를 타는 것 같은 즐거움을 제공한다.
특히 묵직한 스티어팅은 운전 재미를 배 이상으로 높이는 요소다. 예전에는 섀시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스티어링 반응이 반 박자 늦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즉각적으로 몸을 틀고 안정적인 자세를 연출한다. 이질감이 줄어 주행이 한결 편하고 부담이 없다.
225/45R19인 굿이어 타이어는 거친 도로에서 이상적인 접지력을 제공한다. 빠르게 코너를 공략할 수 있는 용기를 주며 롤은 거의 없다. 속도가 빠르고 진입각이 큰 상황에서도 꽁무니가 안정적으로 따라올 수 있게 만드는 일등공신이다. 신형 컨트리맨 S는 거칠게 운전할 수 있고 높은 속도로 코너를 돌 수 있다. 수개월 전 운전한 같은 크기의 JCW보다 더 편하고 주행감도 좋았다. 여러모로 타이어가 큰 역할을 했다.
이 외에 탄탄한 섀시와 민첩한 변속기의 조화가 아름답고 적당히 듣기 좋은 소리도 운전 재미를 키운다. 서스펜션은 여전히 단단하지만 다른 미니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 승차감 타협을 이룬 모습이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브레이크다. 예리함과는 거리가 멀다. 초기 반응이 강하지 않아서 페달을 몇 번 밟아보면서 적응해야 한다. 오랜 시간 내 차로 다루면서 호흡을 맞춰가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처음에는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겠다.
▲총평 컨트리맨 S는 시대가 원하는 최적의 미니다. 다소 커진 덩치와 성숙한 외모가 옛 미니 감성을 원하는 사람들한테는 아쉬울 수 있겠지만 새로운 소비층을 유혹하고 판매 확대에 기여한 부분이 높다. 여기에 부분변경으로 오면서 몇 가지 소소한 변화를 거쳤다. 바뀐 곳이 많지 않아서 실망할 수 있겠지만 기존 디자인과 구성이 훌륭했기 때문에 이 정도 변화만으로도 수긍이 간다. 오히려 차를 다루면서 꼭 필요했던 기능과 활용도에서 개선을 이뤄 실속을 챙겼다.
활기 넘치는 모습은 변함없이 남아있다. 조금의 망설임 없이 즉각 반응하는 파워트레인과 시종일관 장난기 가득한 움직임은 여전하다. 운전석에 앉으면 어린 시절 개구쟁이로 돌아가 차와 함께 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이유다. 여유로운 공간과 사륜구동을 갖춰 나무와 흙이 있는 자연 속으로 뛰어들어도 된다. 일상과 레저 사이를 넘나들며 미니의 정신을 만끽할 수 있는 차를 원한다면 컨트리맨 S가 답이다.
새 차는 총 6개 트림으로 국내 출시했다. 판매가격은 가솔린 쿠퍼 3,960만 원, 쿠퍼 하이트림 4,470만 원, 쿠퍼 S 5,300만 원이다. 디젤은 쿠퍼 D 4,560만 원, 쿠퍼 D 하이트림 4,950만 원, 쿠퍼 SD 5,59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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