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625마력 내뿜는 V8 4.4ℓ 엔진 탑재
-트랙에서 진가 발휘하는 고성능 GT카
-컨셉트에 걸맞은 서스펜션 및 하체세팅 M8 컴페티션은 BMW M카 라인업 중에서도 비싼 몸값을 자랑한다. 그룹 내에서 가장 높은 숫자인 8을 사용하고 있고 최고출력 600마력이 넘는 폭발적인 성능도 품고 있다. 그렇다고 오로지 성능만 추구하고 달리기에 급급한 차는 아니다. 럭셔리 GT카가 보여줄 수 있는 궁극적인 기대를 알맞게 실현하면서 M이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를 두루 겸비했다.
무엇보다도 브랜드의 최신 주행 기술이 집약돼 있어 완성도 높은 드라이빙 실력을 갖췄다. 그렇다면 초호화 그랜드 투어러의 서킷 실력은 어떨까. 탑승자를 위한 배려에 초점을 맞췄을지 아니면 M카가 주는 본질에 더 가까울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영종도 드라이빙센터 트랙을 달렸다.
▲성능 엔진은 M8 컴페티션의 성격을 직접 드러낸다. 시동버튼을 누르면 V8 4.4ℓ 트윈터보 엔진이 부드럽게 깨어난다. 다소 신경질적인 소리는 냉간 시에만 잠깐 들린다. 기본적인 GT카의 성격을 따르는 모습이다. 컴포트 모드에서도 V8은 아무런 역할도 안 하듯이 침착함을 유지한다. 과장을 조금 더 보태면 7시리즈와 별반 다르지 않다. 여유 있고 차분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페달의 반응도 예민하지 않고 일정하게 속도를 올리면서 기분 좋은 가속감을 제공한다.
가볍게 스로틀을 열면 차는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최고출력 625마력, 최대토크 76.5㎏·m의 숫자만 봐도 이 차가 얼마가 무시무시한 차인지 금세 알아차린다. 여기에 8단 M스텝트로닉 변속기가 조화를 이뤄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단 3.2초 만에 가속한다. M 드라이버 패키지 적용 시 최고속도는 305㎞/h에 이른다.
방금 전까지 들었던 온순했던 소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대신 요동치는 엔진음과 천둥이 치는 듯한 우렁찬 배기 사운드가 실내에 울려 퍼진다. 흥분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며 터보렉도 거의 느낄 수 없어 체감 가속은 속도계 숫자를 훌쩍 뛰어 넘긴다. 여러모로 완성도 높은 4.4ℓ 트윈터보는 예전 자연흡기 V8보다 다방면에서 낫다.
이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8단 변속기는 만듦새가 절정에 이른 모습이다. 맞물려야 할 타이밍을 정확히 알고 있으며 눈 깜짝할 사이에 단수를 오르내린다. 레드존에 가까운 7,500rpm 근처까지 회전수가 뛰어도 변속기는 운전자의 판단을 기다린다. 그만큼 원하는 타이밍과 방향에 맞춰서 변속이 이뤄지고 엔진 능력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스티어링은 BMW 대형 쿠페의 성격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서킷에 진입하기 위해 시속 30㎞이하 에서는 가볍고 유연한 감각을 보여줬다. 반면 트랙에 들어와서 속도를 빠르게 올릴 때는 180도 다른 성격으로 제 실력을 발휘했다. 직선에서는 돌덩이를 얹은 것처럼 묵직했고 깊은 코너를 만나면 칼같이 차를 휘어 감아 돌아나갔다.
각도기로 잰 것처럼 정확한 핸들링을 보여주는데 차체는 날카로운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부드러운 감각으로 질주한다. 몸이 급격히 쏠릴 정도로 절도 있는 행동을 보여주진 않는다는 뜻이다. 하드코어한 일반 M카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그렇다고 느슨하지는 않다. 높낮이가 다른 울퉁불퉁한 내리막에서 급격히 코너를 통과할 때도 차는 심하게 흔들리거나 진동이 발생하지 않았다. 액티브 안티롤바가 적극적으로 차를 잡으며 안정적인 스티어링 감각을 도와준다. 분명히 빠르고 예리한 핸들링인데 다루기 부담스럽지 않은 이유다.
적응형 댐퍼와 뒷바퀴 조향, 전자식 디퍼렌셜의 조합은 환상이다. 무엇보다도 깊은 코너에서 카운터스티어를 응용할 때 유리하다. 민첩하고 깔끔한 움직임으로 정확하게 라인을 그린다. 여기에는 BMW 최신 사륜구동 시스템인 M x드라이브도 큰 도움을 줬다.
후륜구동 기반 사륜구동 시스템인 M x드라이브는 구동방식을 사륜구동과 사륜구동 스포츠, 그리고 완전한 후륜구동 모드로 선택 적용 가능하다. 덕분에 사륜구동 특유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주행부터 후륜구동의 다이내믹한 주행까지 모두 즐길 수 있다.
▲디자인&스타일 흥분을 가라앉히고 패독으로 들어와 차를 살펴봤다. BMW가 작정하고 만든 대형 쿠페답게 차는 한눈에 봐도 크다. 거대한 뒤창문만 봐도 알 수 있다. 덕분에 역동적인 스타일을 살리면서 넉넉한 실내도 갖출 수 있었다. 앞은 긴 보닛과 날렵한 헤드램프, 적당한 크기의 키드니그릴이 오리지널 BMW임을 알게 한다.
M카 성격에 맞춰서 거대한 공기흡입구와 뾰족한 사이드미러, 20인치 전용 휠도 반짝 빛난다. 앞 275㎜, 뒤 285㎜ 사이즈의 피렐리 P제로 타이어도 접지력을 높이면서 강한 자신감을 심어주는 일등공신이다. 뒤는 일체형 스포일러와 가로로 길게 뻗은 테일램프, 유광 블랙으로 포인트를 준 범퍼가 인상적이다. 양쪽에 두 개씩 나눠 뽑은 대 구경 배기구를 비롯해 차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M8 배지도 멋을 더한다.
실내는 럭셔리 GT카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스포티한 이미지보다는 고급스러운 감성 품질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아낌없이 감싼 가죽을 비롯해 컬러 매칭, 각 패널이 맞물리는 부분까지 정교하고 섬세하다. 여기에 곳곳에 두른 직간접적인 무드등은 호화로운 차의 품격을 한 단계 올린다.
M카임을 나타내는 요소는 버튼에서 찾아볼 수 있다. 스티어링 휠에 붙어있는 M1, M2 버튼은 차의 운동성능을 빨리 바꿀 수 있게 도와준다. 또 센터터널에 자리 잡은 시동 버튼과 작은 변속레버는 언제든지 질주 본능을 자극한다. 최신형 TFT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놀랍다.
M8에 최적화돼 있어 일목요연한 구성을 자랑하며 선명하고 직관성이 좋아 보는 맛이 훌륭하다. 주행 환경에 맞춰 다뤄야 할 게 많은 차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운전 모드를 언제든지 쉽게 바꿔 달릴 수 있다.
▲총평 BMW M8 컴페티션은 유연한 승차감과 편안한 시트, 일반적인 주행에서 높은 정숙성을 보이며 이상적인 GT카의 모습을 보여줬다. 반대로 굽은 길이 연속되는 트랙에서는 강력한 V8 엔진을 바탕으로 빠른 성능과 함께 더욱 가볍고 민첩한 움직임을 구현했다.
사륜구동이 주는 안정적인 자세와 각종 첨단 주행 기술이 조화를 이뤄 주행 퀄리티도 높인다. 그 결과 플래그십 M카는 주변 상황에 맞춰서 성격을 재빨리 바꾸고 어느 장소에서든지 품격을 살린다. 그랜드 투어러의 가치를 높이면서 BMW M 브랜드가 주는 극강의 매력을 모두 경험하고 싶다면 M8 컴페티션이 답이다. 가격은 쿠페 2억3,950만원, 그란쿠페 2억3,81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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