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도어 개폐방식 문제점으로 지적 최근 테슬라 모델 X가 화재 발생시 외부에서 문이 열리지 않아 의식이 없는 탑승자를 구조하지 못한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면서 도어 개폐방식을 두고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테슬라 모델X 화재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원인을 밝히기 위해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고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사고 차를 이송해 결함 및 블랙박스 원인 조사를 의뢰한 상황. 하지만 이와 별개로 테슬라 차가 가진 구조적 결함이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을 거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문제로 지적된 부분은 도어 개폐방식이다. 모델 X는 히든도어 타입으로 평소에는 차체와 같이 매끈하게 숨어져 있다. 이후 키를 가지고 차 근처에 가면 도어 손잡이가 나오는 구조다. 이를 바탕으로 일각에서는 사고로 전기차의 생명인 전력 공급이 끊기면 안쪽에 들어간 도어 손잡이는 무용지물이고 밖에서 열 방법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 충돌 후 주차장 직원이 조수석에서 탄 차주를 발견하고 문을 열려고 했으나 열리지 않았다. 이후 출동한 소방관들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25분 만에 트렁크를 통해 조수석에 탄 차주를 구조했다.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별표 14의3 "충돌시 차체구조기준"에 의하면 충돌후 모든 승객이 연장 등의 도구를 사용하지 아니하고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충분한 수의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법규가 마련돼 있으며 이를 준수해야 한다. 이와 함께 자동차는 충돌사고 및 화재로 구조가 필요해지는 상황을 대비해 충돌 시 잠금 해제 기능을 통해 도어 잠금 장치가 해제되도록 설계돼 있다.
물론 테슬라도 앞좌석 도어 핸들에는 기계적인 연결이 돼 있어서 전원 차단 시에도 문을 여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뒷좌석은 전원차단 시 기계적으로 문을 여는 장치가 내부 도어 핸들에 적용돼 있지 않고 좌석 아래 부분에 있다. 스피커 커버 안쪽 등에 숨겨져 있어 미리 숙지 하지 않고 있다면 비상시 사용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더욱이 이번 테슬라 모델X 사고의 경우 탑승자가 의식을 잃은 상태라 내부에서 문을 열고 탈출할 수 없었다. 결국 구조대가 도착해 외부에서 문을 열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모델X의 전원 상실로 인해 스위치 방식의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이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이다.
테슬라 모델 X의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은 기계적인 연결 없이 전기 스위치 방식으로만 구성돼 문을 여는 구조다. 따라서 이번 사고와 같은 전원 상실 상태(충돌 후 화재로 인한 전원 차단 등)에서 테슬라는 잠금해제(Unlock) 상태라도 외부에서 도어를 열 수 없다. 모델 S 및 모델 3의 경우에도 플러시 타입의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이 적용돼 있으나 모델 X와 같이 전기적 신호를 통해 문을 개폐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그렇다면 다른 차들은 어떨까? 현대기아차의 경우 모든 차종을 대상으로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에 도어 잠금장치와 케이블, 로드를 통해 기계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적용했다. 차의 전원 상실 여부와 무관하게 수동으로 도어를 열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토요타와 폭스바겐겐, GM 등 다른 전통적인 자동차회사들도 마찬가지다.
이 외에도 테슬라와 비슷한 구조의 플러시 타입 도어 핸들을 가진 수소전기차 넥쏘의 경우 잠금장치가 기계적으로 연결돼 충돌 및 화재 상황 등 차의 전원이 상실된 상황에서도 외부에서 문을 열 수 있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전기차의 경우 전기동력으로 차의 대부분을 활성화 시키기 때문에 사고를 대비한 기계적인 장치가 병행되어야 한다"며 "특히 테슬라의 사고 후 도어 개폐 관련 부분은 해외에서도 사례가 있었던 만큼 철저한 조사와 전체적인 사고의 원인을 명확히 밝혀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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