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경차 판매, 해결책 없나?

입력 2021년01월07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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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경차 누적 판매대수 9만6,000여대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판매 기록
 -높아진 차 값, 소형 SUV 인기 복합적으로 작용 

 지난해 경차 누적 판매가 9만6,000여대를 기록하면서 13년만에 10만대 밑으로 내려왔다. 갈수록 높아지는 차 값과 이점이 적은 혜택, 그 사이 빠르게 성장한 소형 SUV가 경차 부진을 촉진했다. 문제는 이렇다할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7일 국내 완성차 5사가 공개한 2020년 누적 판매대수에 따르면 그나마 가장 많은 판매를 기록한 기아차 모닝은 총 3만8,766대로 전년 누계 대비 23.0% 후퇴했다. 쉐보레 스파크 역시 총 2만8,935대를 기록해 3만5,000여대를 넘겼던 전년 대비 18.5% 하락했다. 유일하게 기아차 레이가 누적 2만8,530대로 전년과 비교해 소폭 올랐지만 전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4.5% 감소한 수치다.

 그 결과 경차는 총 9만6,231대를 팔아 2007년 이후 13년만에 10만대 아래로 내려왔다. 11만3,708대를 기록한 전년과 비교하면 약 18% 급감한 수치다. 경차는 2008년 13만4,000여대를 시작으로 줄곧 10만대를 넘기며 꾸준한 성장을 보였다. 이후 2012년에는 20만대를 넘기며 정점을 찍은 뒤 해마다 내려와 지금은 연간 10만대를 넘기는 것도 쉽지 않은 처지에 놓였다.

 판매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선호 세그먼트의 이동이다. 소형 SUV 시장이 빠르게 커졌고 합리적인 가격의 큰 차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더해지면서 구매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2016년 본격적으로 소형 SUV 시장이 확대되면서 경차 수요는 빠르게 줄었다. 현재 국내 판매중인 소형 SUV는 5년전과 비교해 약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지불해야 하는 값의 차이도 경차와 크지 않다.

 이와 함께 점점 비싸지는 경차 가격은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5월 출시한 부분변경 모닝의 경우 풀옵션 기준으로 기존 대비 150만원 가량 높아져 1,795만원에 책정됐다. 폭 넓은 편의 및 안전품목을 탑재한 결과지만 같은 가격대면 준중형 세단은 물론 소형 SUV의 중간 트림과도 가격대가 겹친다.
 
 또 세제혜택 등 정부의 지원 정책이 친환경차 중심으로 이동한 상황에서 취등록세 면제 혜택이 사라지고 50만원까지만 공제되는 등 경차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고 있다. 공영주차장 및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등의 혜택은 유지되고 있다.  

 문제는 연간 10만대 판매를 회복할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과 대중교통 기피현상이 경차 판매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며 "소비자들은 가격차이가 크지 않고 활용도가 높으며 선택지가 많은 소형 SUV를 찾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현재 유지되고 있는 경차 혜택 범위를 더 넓힐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이용료와 세금 할인을 완전히 면제하는 등의 파격적인 대안을 제시하면 일정부분 경차 수요가 살아날 수 있다는 것. 정책적으로 규모를 유지하는 것 또한 산업적 측면에선 필요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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