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3보다 확연히 큰 체격, 넉넉한 차박도 가능할 듯
-아이오닉5 경쟁 불가피
테슬라코리아가 올해 기대주인 모델Y를 국내에 공개했다. 모델Y는 지난해 국내 전기차 뿐만 아니라 수입차 시장까지 견인했던 모델3의 크로스오버형이다. 공간 활용도를 높인 덕에 최근 트렌드에 더욱 걸맞다. 테슬라가 모델Y를 한국에 처음 선보인 13일,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 마련한 팝업스토어를 찾아 신차를 둘러봤다.
모델Y의 첫인상은 모델3와 분간이 힘들 정도로 익숙했다. 부품 75%를 공유하는 만큼 닮은 구석이 많다. "ㄴ"자형 헤드램프와 휠하우스를 꽉 채운 바퀴, 볼륨감 있는 면 처리와 캐릭터라인도 빼다 박았다. 다만 실내 거주성을 높이다보니 전체적인 비례가 어색하게 바뀌었다. 모델3에 플래그십 크로스오버인 모델X의 성격을 주입한 딱 그 느낌이다. 특히 측후면부는 차폭이 좁게 느껴져 맨눈으로 봐도 형태가 왜곡된 느낌이다. 차체 크기는 길이 4,750㎜, 너비 1,978㎜, 높이 1,624㎜, 휠베이스 2,890㎜로, 현대차 싼타페와 체격이 비슷하다. 모델Y가 35㎜ 짧지만 78㎜ 넓고 61㎜ 높다. 휠베이스는 전기차의 장점을 살려 125㎜ 길다.
실내는 간결한 대시보드와 스티어링 휠, 15인치 대형 모니터 등이 모델3와 같다. 폭이 좁은 시트와 매끄럽지 않은 만듦새도 여전하다. 그러나 모델Y의 핵심인 공간만큼은 확연히 다르다. 앞좌석은 넉넉한 헤드룸과 통유리로 된 천장이 높아 시원스럽다. 뒷좌석도 제법 여유롭다. 모델3에 비해 루프라인이 높아지면서 생긴 장점이다. 2열 좌석은 등받이 각도 조절이 가능하며 4:2:4 비율로 나눠 접을 수 있다.
전시차는 5인승으로 7인승의 3열 공간을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나 가파르게 떨어지는 천장을 보고 성인이 타기 힘들 것이란 판단을 쉽게 내릴 수 있었다. 하지만 뒷좌석을 모두 접었을 경우 최근 유행하는 차박이 어렵지 않을 것 같다. 별도의 평탄화가 필요 없을 정도로 평평한데다가 두 명이 누울 수 있는 길이와 너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단형인 모델3로 차박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모델Y는 더 편한 차박도 기대할 수 있겠다. 적재공간은 디럭스 유모차를 두 개까지 싣고도 남을 정도다. 후드 아래에 있는 작은 트렁크까지 합치면 총 1,926ℓ를 적재할 수 있다.
전기차로서 가장 궁금할만한 주행가능거리도 밝혀졌다. 기존에 알려졌던 롱 레인지의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는 복합 511㎞. 새로 공개된 퍼포먼스는 성능을 강조해 롱 레인지보다 짧은 복합 448㎞(도심 459㎞, 고속 434㎞)를 인증 받았다. 저온 주행거리는 394㎞(도심 357㎞, 고속 440㎞)다. 회사 관계자는 두 트림을 1분기에 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경우 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50%를 받을 수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5,000만원대의 가격표를 기대했던 스탠다드 레인지 트림은 이번 출시 계획에서 빠졌다. 이밖에 가격과 자세한 출시 시기 등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짧게 둘러본 모델Y는 모델3가 일으킨 파장과 크로스오버 흐름이 곁들여지면서 올해 테슬라의 성장세를 도모할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기존 완성차 회사들의 반격도 올해 본격화될 예정이어서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모델Y 전시에 맞춰 아이오닉5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하면서 관심을 분산시켰다. 지난해 모델3에게 빼앗겼던 전기차 시장에 대한 현대차의 설욕전이 시작되는 셈이다. 여기에 기아자동차 CV, 제네시스 JW 등이 가세하면서 세금에서 빠지는 보조금을 누가 가져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