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이유있는 스테디셀러, 폭스바겐 파사트 GT

입력 2021년01월27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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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속기·인포테인먼트 등 부분변경 이상의 개선

 폭스바겐코리아가 파사트 GT 부분변경을 내놨다. 수입차 대중화를 이루겠다는 회사의 야심작 중 하나이자 제타, 아테온과 함께 세단 트리오를 이루는 마지막 카드다. 새 파사트 GT는 부분변경을 거쳤지만 폭스바겐의 새 주행 보조 시스템인 IQ 드라이브와 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IB3를 탑재하면서 반 세대 이상의 진화를 이룬 것이 핵심이다. 기존 6단 대신 7단 변속기를 채택한 점도 파사트 GT의 존재감을 높인다.


 ▲새 엠블럼 붙인 폭스바겐
 새 파사트 GT는 곧게 뻗은 선들로 치장한 기존 제품과 크게 다를 게 없어 보인다. 독일차들이 추구하는 부분변경 답다. 그러나 면밀히 살펴보면 세세한 부분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여준다. 외관 전면부는 그릴이 커지고 눈매가 달라졌다. 프레스티지 이상의 트림은 "IQ. 라이트-LED 매트릭스 헤드라이트를 제공한다. 그릴 가운데엔 폭스바겐의 새 엠블럼이 위치한다. 엠블럼 안의 획들이 조금 더 얇아진 것이 특징이다. 인상 변화에 큰 영향을 주진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더 단정한 모습이다. 좌우로 길게 뻗었던 범퍼 흡기구와 안개등은 입체적이고 과감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측면은 변화의 제약이 많은 부분변경 특성상 기존과 같다. 단, 트림에 따라 다른 알로이휠은 크기를 최대 18인치에 묶었다. 후면부는 테일램프와 범퍼의 그래픽을 바꿔 예전보다 정돈된 분위기다. 트렁크 패널 좌측에 작게 붙어 있던 "파사트 GT" 레터링은 트렁크 중앙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파사트"만을 표기했다. 새 파사트 GT가 북미형 파사트까지 대체하는 만큼 당연한 결과다. 범퍼는 머플러 주변을 정돈해 이전과 다른 분위기다.



 실내는 외관보다 변화 폭이 크다. 물론 도어 트림으로 이어지는 구성의 수평형 대시보드와 반듯한 센터페시아 같은 큰 틀은 예전과 같다. 도어 트림과 대시보드를 가로질렀던 우드 트림은 알루미늄으로 바뀌어 젊어진 분위기다. 스티어링 휠은 부가 기능을 더하면서 이전보다 각이 잡힌 모습이다.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도 주목할 부분이다. 계기판을 모니터화해 운전자 취향에 따라 그래픽 레이아웃을 바꿀 수 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역시 표시하는 정보를 보다 다양하기 준비했다.




 센터페시아의 9.2인치 모니터는 폭스바겐의 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IB3와 본사가 직접 개발한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담았다. 음성인식과 손동작 제어, 스마트폰 무선 연결을 지원하는 MIB3는 처음 스마트폰 연결을 설정한 이후 별도 조작 없이 자동 연결한다. 새 내비게이션은 애프터마켓용보다 담백한 그래픽으로 구현해 순정품목의 느낌이 물씬하다. 엠비언트 라이트는 이제 30가지 색상을 제공한다.

 탑승 공간은 이전과 같다. 중형 세단에 걸맞은 헤드룸과 레그룸을 갖춰 좁다는 느낌이 없다. 적재공간은 586ℓ가 기본이며 6대4 비율의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최대 1,152ℓ까지 늘어난다.




 ▲한층 부드러운 변속기의 등장
 2.0ℓ 디젤 엔진은 이전과 같다.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m의 힘을 낸다. 그러나 변속기가 6단 DSG에서 7단 DSG로 달라졌다. 다단화를 이룬 변속기는 부드러운 가속을 구현함과 동시에 고속주행에서 엔진 힘을 더 여유롭게 쓸 수 있어 소음, 진동을 줄일 수 있는 효과도 가져왔다. 인증 받은 효율은 복합 ℓ당 14.9㎞다. 이전보다 1.3㎞/ℓ가 늘었다. 시내 주행과 간선도로에서 급가속과 급감속을 자주한 결과는 12.7㎞/ℓ였다.


 승차감은 비즈니스 또는 패밀리 세단임을 감안해 편안함에 주력했다. 단단하면서도 깔끔한 충격 완화로 운전 피로도를 줄인다. 특히 요철이나 눈이 덜 녹은 불규칙한 노면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굽잇길에서의 하중이동도 잘 버텨내는 유럽차 특유의 모습도 간직했다. 원활한 시승을 위해 윈터 타이어를 장착했지만 하체의 특성을 다 감출 순 없었다. 



 부분 자율주행인 트래블 어시스트는 스티어링 휠 좌측에 위치한 버튼을 눌러 시작한다. 단 한 번의 조작으로 활성화할 수 있어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최고 210㎞/h까지 차가 알아서 달릴 수 있으며 주행모드에 따라서 다르게 반응해 차가 아닌 누군가가 운전해 주는 느낌이다. 스티어링 휠엔 정전식 센서를 채택해 스티어링 휠에 손을 얹고만 있어도 경고 없는 자율주행보조가 가능하다.



 ▲총평
 새 파사트 GT는 선 넘은 부분변경으로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노리는 자세를 보여줬다. 수요가 줄고 있는 디젤 세단이라는 점에서 수입차 대중화를 이루기 쉽지 않겠지만 8.5세대 동안 쌓은 제품력과 연결성, 자율주행을 강조하면서 재기에 나서는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디젤게이트로 몸살을 치렀던 브랜드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겹쳐져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제품의 캐릭터와 상품성이 확고한 만큼 시장은 새 파사트 GT를 외면하지 않을 것 같다. 다른 폭스바겐 제품들이 그랬던 것처럼.


 개소세 인하 기준 가격은 프리미엄 4,433만5,000원, 프레스티지 4,927만원, 프레스티지 4모션 5,321만8,000원.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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