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 우려 커
-쌍용·르노삼성, 협상난항 및 임금축소
쌍용차과 한국지엠, 르노삼성 등 국산차 3사가 각기 다른 이유로 연초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이번 주말 부평공장 특근을 취소했다.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등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주력 공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출용 선적 일정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지만 일각에서는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 불안정 여파를 받은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업계에서는 세계적으로 물량이 부족한 반도체의 수급난이 길어질 경우 GM으로부터 공급받는 한국지엠 상황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쌍용차는 당장 부품 대금 지불을 위해 직원들의 1~2월 급여 50%를 지급 유예하기로 했다. 유동성 위기가 심화된데에 따른 고육지책이다. 현금 확보를 위한 매각 폭은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에는 판매법인 형태로 남아있던 중국법인 "쌍용기차유한공사"를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관련 서류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작년 서울서비스센터 매각에 이어 인재개발원, 천안·영동물류센터 등도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새 주인 찾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최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과 잠재적 투자자인 미국기업 HAAH오토모티브, 주채권은행 산업은행과 4자협의체를 구성해 지분 매각을 논의 중이지만 이렇다 할 진척 사항이 없는 것. 전문가들은 교착상태에 놓인 협상테이블과 시간을 끌면서 늘어나는 유동성 위기가 자칫 큰 폭탄으로 터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최근 경영난을 호소하며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연초 임원 약 40%를 감축하고 월급도 20% 삭감한다고 밝힌 데에 이어 인력 구조조정을 본격화한다. 이에 노조는 희망퇴직 자체를 반대하며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노사 진통은 계속될 예정이다. 2020년 임단협 교섭도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경영 정상화는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노조는 회사측의 구조조정과 임단협 제시안 부재를 문제 삼으며 다음달 쟁의행위를 앞두고 있다. 이 경우 생산 차질은 물론 어렵게 받은 XM3 수출 물량도 위태로울 수 있다.
업계 전문가는 "전례없던 대내외적인 위기 속에서 국산차 산업의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위기 대응능력에 따라 격차는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