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하고 자신감 넘치는 세대 겨냥
-진입장벽 낮추고 수입차 대중화 노려
-젊은 감성 자극하는 마케팅 활동 특징
폭스바겐코리아가 지난달 29일 컴팩트 SUV인 티록을 국내 공식 출시했다. 새 제품은 폭스 바겐이 국내에 최초로 선보이는 소형 SUV로 글로벌 시장에 50만대 가까이 판매된 베스트셀링 제품 중 하나다. 회사는 티록을 소개하며 명확한 소비층을 밝혔다. 바로 젊은층을 뜻하는 "밀레니얼" 세대다. 일반적으로 밀레니얼은 보통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다. 이들은 최근 소비 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르며 기존 부모 세대와 다른 소비 트렌드로 변화를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 "모드 전환"에 능하기 때문에 자신의 성격을 자유자재로 바꿔가면서 사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
사실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신차는 다른 브랜드에서도 줄곧 나온 바 있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 부담이 적은 입문형 차종이나 최근 인기 세그먼트인 SUV 일수록 해당 세대를 의존하는 경향은 더 크다. 때문에 너도나도 밀레니얼 층을 지목하며 판매를 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폭스바겐이 생각하는 밀레니얼은 남들과 다르다. 트렌드를 읽는 것에서 벗어나 당당하고 쿨하게 자신의 삶을 표현하는 소비자를 공략한다. 티록 신차발표회에서 폭스바겐 관계자가 "티록과 밀레니얼은 "자신감"이라는 강한 공통점이 있다"고 밝힌 점도 힘을 더한다. 단순히 변화를 빨리 읽고 소비를 주도해서 타깃을 정한 게 아니라는 뜻이다.
때문에 남들한테 보여지는 것에 치중하기 보다는 내 자신의 만족과 자부심을 최우선에 두고 차를 하나의 표현수단으로 생각하는 소비층에게 적합한 차다. 그만큼 그들에게는 주행감각, 편의 및 안전 기능이 넘치는 구성보다는 최신 트렌드에 맞춘 몇몇 기능과 디자인이 더 구미를 당길 수 있다.
폭스바겐은 디지털 요소를 대거 탑재해 만족을 높였다.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IB3(3세대 모듈라 인포테인먼트 매트릭스)"를 적용해 특별한 디지털 경험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음성 인식 시스템과 근접 센서 및 제스처 컨트롤 시스템이 적용돼 물리적 조작 없이 내비게이션, 전화 등 차의 주요 기능을 작동할 수 있다. 전 트림에 스마트폰과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무선으로 연결해 사용 할 수 있는 "무선 앱 커넥트" 기능도 적용했다.
이에 걸맞은 SNS 마케팅도 젊은 감성 자극에 한몫했다. 회사는 출시와 함께 랩퍼 비와이, 레드벨벳 슬기를 홍보대사로 임명했다. 개성 강한 두 뮤지션과 함께 "본 컨피던트"를 주제로 한 뮤직비디오도 공개했다. 당당한 밀레니얼들에게 내 안의 자신감을 찾자는 주제이며 쿨하고 힙한 소비자가 티록과 함께 공감할 수 있기를 바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특별한 밀레니얼 세대 공략으로 폭사바겐이 얻고 싶은 건 분명하다. 수입차에 대한 부담을 낮추고 오랜 시간 브랜드의 팬으로 만드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판매량 회복 및 안정기에 브랜드를 올려 놓을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옛 티구안, 골프의 명성을 이어가려는 노력으로 비춰진다. 여기에 구매 연령층을 예전보다 더 낮춰 한국 소비자들의 첫 수입차로 기반을 다지려는 모습도 살펴볼 수 있다. 이는 수입차 대중화를 위한 회사의 장기적인 방향과 일맥상통하며 브랜드에 대한 인식 개선 효과에도 더없이 좋기 때문이다.
모든 퍼즐의 시작은 올해 첫 선보인 신차 티록이며 그만큼 폭스바겐의 새 소형 SUV가 짊어진 무게가 만만치 않다. 같은 세그먼트에서도 큰 차를 선호하는 추세와 늘어난 선택지도 변수로 작용된다. 티록의 야심찬 도전이 큰 성공을 이룰지 아니면 조용하게 판매를 이어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만큼 새 타킷층의 반응이 더욱 궁금해진다.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밀레니얼 세대가 독일산 소형 SUV를 어떻게 바라볼지 유심히 지켜봐야겠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