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개선에 대한 회사의 사후 노력
-운전자보조시스템 유용하게 활용 중
K5 LPi를 업무용차로 도입한지 반년이 지났다. 그동안 사내 기자들이 이 차를 타고 다닌 거리는 이제 갓 7,200㎞를 넘겼다. 업무용차 치고 주행거리가 짧은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와 대외 활동 감소, 개인 자가용 활용 등이 있다.
그러나 반년의 시간동안 회사로 날아온 K5 LPi의 무상수리 통지서는 세 장에 이른다. 개인적으로 자가용으로 썼거나 쓰고 있는 기아의 제품들보다 무상수리가 잦아 당황스러웠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K5뿐만 아니라 최근 출시된 여러 신차들도 걸려있는 무상수리나 리콜이 적지 않다. 한 취재원은 빈번한 무상수리와 리콜의 배경으로 짧아진 신차 주기와 개발 범위 확장, 개발 자원의 한계를 꼽기도 했다. 개발 기간 동안 미처 발견하지 못한 오류가 제품이 시장에 풀리고 나서야 뒤늦게 나타난다는 뜻이다. 한편으론 제조사가 사후 대책에 대한 신경을 그만큼 쓰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K5 LPi에 걸린 무상수리는 트렁크 부위 실링 미흡으로 수분이 유입된다는 내용이었다. 우천 시 생긴 물기가 도어 핸들 내부 간극을 좁혀 도어 핸들에 끼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브레이크 패드 조립부에 그리스 도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냉간 상태에서 후진 제동 시 소리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언제부터인가 계기판에는 TPMS 경고등이 켜져 있다. 아무리 타이어를 둘러보고 주행해 봐도 펑쳐(펑크)가 있거나 압력이 낮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낮은 기온으로 인한 오류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무상수리와 함께 서비스센터를 가야할 이유가 충분하다.
지난달 6일, 무상수리를 받기 위해 기아 오토큐 인천 연희점을 찾았다. 외부 취재 일정이 언제 끝날지 몰라 퇴근 도중에 예약 없이 찾아갔지만 다행히 대기 인원이 없어 바로 정비가 가능했다. 먼저 트렁크 실링은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조립 품질과 관련이 있는 만큼 일부 차에만 수리가 필요하다는 설명을 들었다. 두 번째 무상수리 사유인 도어 핸들은 도어 내부의 간섭 가능성이 있다는 정비사의 판단이 나왔다. 결국 도어 핸들을 들어내고 내부를 사포로 갈아내 간섭을 없앴다.
세 번째 무상수리 건은 브레이크 내 그리스 도포 외에도 패드라이너를 갈아 끼워야 하는 수리다. 하지만 부품 수급 문제로 인해 적어도 2개월은 있어야 조치가 가능하다는 소식을 들었다. TPMS 경고등은 예상했던 대로여서 경고등 해제 조치만 받고 오토큐를 빠져나왔다. 오토큐에 머무른 시간은 30분 남짓이었다.
아직 해결해야 할 부분이 남긴 했지만 이번 서비스를 통해서 확실히 언제 어디든 들를 수 있는 전국적인 서비스망이 국산차의 큰 장점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느꼈다. K5 이전에 수입차를 여러번 업무용차로 이용해 왔지만 매번 예약과 대기를 감내해야 한다는 점이 수고스러웠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에는 비대면 처리를 위해 예약 처리 방식이 일상화됐지만 여전히 짬나는 시간대에 30분 만에 서비스를 마칠 수 있다는 편리함은 매력적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