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아반떼 하이브리드, 실연비 확인해보니

입력 2021년02월09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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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식보다 높은 숫자 보여준 실 연비
 -무난한 승차감, 높은 상품구성 매력

 아반떼 하이브리드가 새롭게 등장했다. 정확히는 11년만이다. 현대차는 2009년 LPG(액화석유가스) 연료를 사용하는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를 선보인 이후 이번에 가솔린 엔진 기반의 하이브리드를 내놨다. 그동안 빈자리를 채워주던 아이오닉이 사라진 결과이지만 이유야 어찌됐든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부활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쓰임새가 많은 국산 준중형 세그먼트에서 효율 좋은 차를 구입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고효율 시스템으로 완성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6단 DCT(더블 클러치 변속기) 적용으로 높은 연료효율성과 최적의 힘, 편안한 승차감을 완성했다. 이와 함께 전압 배터리와 저전압 배터리를 통합한 리튬 배터리 시스템을 적용, 배터리 무게와 부피는 줄이고 연료효율은 높였다. 그 결과 16인치 휠 기준 복합 21.1㎞/ℓ에 달하는 효율도 기록했다. 높은 숫자만큼 실주행에서도 만족할만한 효율을 보여줄 지 궁금했다. 해결하기 위해 2박3일동안 직접 도심과 장거리 고속도로를 달리며 실험에 나섰고 결과는 꽤 만족스러웠다. 

 시승차는 17인치 휠이 장착된 최상급 인스퍼레이션 트림으로 복합 19.5㎞/ℓ를 보여준다. 참고로 도심은 20.3㎞/ℓ이며 고속도로는 18.6㎞/ℓ다. 첫째날은 도심을 중심으로 모든 이동을 국도로 다녔다. 주행 질감은 기대 이상이다. 시종일관 매끄럽고 차분하게 움직인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줄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이다. 무엇보다도 속도를 올릴 때 전기 모터에서 내연기관의 힘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자연스럽다. 우렁찬 소리가 들리거나 더디게 진행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각 상황에 맞춰 최적의 성능과 효율을 분배한 덕분에 일반 가솔린 차를 모는 것처럼 부담이 없다. 또 변속기도 상황에 알맞게 단수를 오르내리며 힘을 더한다.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동력계를 바탕으로 차는 경쾌하게 앞으로 나간다. 이렇듯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준중형 하이브리드는 깜짝 놀랄만한 숫자를 보여주며 효율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출퇴근길 러시아워를 비롯해 다양한 부분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했지만 트립컴퓨터상 효율은 21.0㎞/ℓ에서 최대 24.2㎞/ℓ까지 보여줬다. 실제로 주행가능거리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고 기름 게이지는 미동이 없어 고장이 났나 싶을 정도였다.

 둘째날에는 고속도로 주행이 이어졌다. 정확한 효율을 알아보기 위해 "만량법(풀투풀 Full to Full)"을 활용했다. 만량법이란 기름을 가득 넣은 후 출발한 뒤 도착지에서 다시 기름을 가득 넣어 그 차이를 통해 연비를 알아보는 방법이다. 어디를 어떻게 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이 매우 중요했다.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은 서울에서 경상남도 함양까지 약 250㎞의 고속도로 구간을 정했다. 또 만량법을 기본으로 하되 각 순간을 사진 및 영상으로 남기고, 주유량과 금액은 모두 영수증으로 보관하기로 했다.

 주행 중 조건도 꼼꼼하게 정했다. 먼저 실내온도를 24도로 맞추고, 바람 세기는 오토와 최대 2단만 사용했다. 규정속도에 맞춰 플러스마이너스 10㎞까지 허용하고 정속주행 했다. 이와 함께 크루즈 컨트롤은 사용하지 않았다. 연비 계산을 위해 들어간 주유소에서는 처음 가득 넣었을 때 "딸깍" 소리가 난 뒤 천원단위로 끊어 기름통이 가득 찰 때까지 넣었다. 

 고속도로에서는 차가 가진 힘과 주행 느낌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최고출력 105마력, 최대토크 15.0㎏·m의 가솔린 1.6ℓ 하이브리드 엔진과 최고출력 43.5마력, 최대토크 17.3㎏·m의 고효율 구동 모터를 조합했다. 이에 따라 시스템 최고출력은 141마력, 최대토크는 27.0㎏·m를 발휘한다. 

 고속에서 차는 손 쉽게 속도를 올리며 질주했다. 이렇다할 감동까지는 받기 힘들지만 답답한 가속감은 아니다. 다만 추월가속이나 조금 무리하게 가속페달을 밟으면 소리가 꽤 커진다. 살짝 거슬릴 수 있지만 치명적인 단점은 아니다. 새 차는 브레이크 페달과 유압을 전자식으로 제어하는 통합형 전동 부스터를 적용, 부드러운 제동성능도 갖췄다. 이질감이 적어 어느 상황에서든지 여유롭게 제동이 가능하다. 여기에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 탑재로 안정적인 승차감도 구현했다. 

 약 250㎞ 거리를 고속 주행한 후 다시 주유소에서 기름을 가득 채웠다. 휘발유는 약 13ℓ가 들어갔고 ℓ당 가격인 1,440원을 대입해 1만9,000원을 지불했다. 이를 바탕으로 실 연비를 계산해본 결과 약 19.1㎞/ℓ를 기록했다. 환경부로부터 인증 받은 공식 고속도로 효율(18.6㎞/ℓ)보다는 높게 나왔고 복합(19.5㎞/ℓ)과 비교하면 다소 낮은 수치다. 또 트립컴퓨터상 효율인 22.2㎞/ℓ보다는 3.1㎞/ℓ 더 낮았다.

 효율 테스트를 마치고 나서 여유롭게 차를 살펴봤다. 출시된 지 시간이 제법 흘렀지만 외관은 여전히 파격적이다. 날카롭게 각을 살린 캐릭터라인부터 종이접기하듯 철판을 접은 흔적만 봐도 알 수 있다. 존재감을 드러내는 그릴과 자연스럽게 이어진 헤드램프, 삼각 공기흡입구도 인상적이다. 뒤는 바짝 치켜 올린 트렁크와 세련된 디자인의 테일램프가 특징이다. 하이브리드차를 나타내는 흔적은 어디에도 없으며 감각적인 17인치 휠도 전부 그대로다.

 실내는 차급을 뛰어넘는다. 우선 운전자 중심 구조와 이를 바탕으로 두른 투톤 컬러가 시선을 자극한다. 풀 디지털 계기판과 와이드 인포테인먼트 터치 스크린은 매끈하게 연결돼 있고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버튼들의 위치와 기능도 손쉽게 익힐 수 있으며 변속기 주변부는 깔끔하게 마무리돼 있다. 

 버튼의 감각이나 소재 자체의 퀄리티는 뛰어나지 않다. 다만 각 패널의 크기와 위치에 맞춰 적절한 조합을 이뤄내 감각적으로 꾸민 게 특징이다. 그 결과 결코 저렴해보이지 않는다. 크기는 별다른 불만이 없다. 차 급을 생각하면 충분히 여유롭고 넉넉하다. 더욱이 통합형 배터리를 2열 좌석 아래에 배치해 2열 및 트렁크 공간을 일반차와 동등한 수준으로 확보했다.

 경제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소비자를 위해 참고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작은 기획을 시작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실 효율이 월등히 높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충분히 수긍할만한 실력을 보여줬다. 일부러 효율을 높이기 위한 운전은 하지 않았고 평상시와 동일하게 주행했기 때문에 의미는 더욱 컸다.  

 물론 2박3일간 걸쳐 진행된 이번 결과가 100% 정확한 건 아니다. 운전 습관과 주행 환경, 정유사별 기름 차이, 심지어 타이어 마모도 등도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 가지 정확한 사실은 부담없이 다룰 수 있는 전천후 준중형 세단이라는 점이다. 

 뛰어난 상품성과 풍부한 기능, 세련된 디자인은 볼수록 매력을 더하고 유지비 측면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참고해서 실제 차를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개소세 인하분을 적용한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세제혜택 후 가격은 스마트 2,199만원, 모던 2,377만원, 인스퍼레이션 2,814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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